외국어 공부 – 쉽지 않은 일이다. 언어에 특별한 재능이 없다면 말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6년 동안 그렇게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어도 외국인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을 발견하곤 하니까.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맞다. 물론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것이 힘들듯, 영어권 사람들도 우리 말을 배우며 쩔쩔매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면 어떤 언어가 배우기 쉽고 어떤 언어가 배우기 힘이 들까? 답은 현재 사용하는 일상어(모국어)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언어마다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차이가 다르니까. 이러한 차이와 오랜 세월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자료가 있다. 그것은 바로 미국 국무부 훈련 센터 연구소(Foreign Service Institute)에서 만든 자료이다.

이곳은 미국 연방 정부 국무부 직원들과 외교관들의 어학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 연구소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외국어를 배우는 데 얼마나 힘이 드는지 언어별로 조사하여 난이도에 따라 네 그룹으로 정리했다. 해당 언어를 배운 적이 없고 언어 학습 적성이 평균 정도인 영어권 사람이 말하기와 읽기 모두 레벨3 수준으로 익히는데 필요한 시간으로 분류한 것. FSI의 레벨 분류는 평가 불가한 레벨0부터 능숙한 수준인 레벨5까지 6단계이다. 그러니까 이 자료는 외국어를 중간 정도 수준으로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측정한 것이다.

그러면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어떤 언어를 배울 때 수월하고 어떤 언어를 배울 때 힘이 들까?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한국어를 중간 정도 수준으로 배우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까?

언어별 학습 시간

카테고리 I : 24~30주 (수업시간: 600~750시간)

여기에 속한 언어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언어들로 주로 ‘세계어’로 분류되는 언어들이다.

  • 덴마크어 (24주)
  • 네덜란드어 (24주)
  • 이탈리아어 (24주)
  • 노르웨이어 (24주)
  • 포르투갈어 (24주)
  • 루마니아어 (24주)
  • 스페인어 (24주)
  • 스웨덴어 (24주)
  • 프랑스어 (30주)

카테고리 II : 약 36주 (수업시간: 900시간)

  • 독일어
  • 아이티 프랑스어
  • 인도네시아어
  • 말레이어
  • 스와힐리어 (아프리카 스와힐리족의 언어)

카테고리 III : 약 44주 (수업시간: 1100시간)

여기에 속한 언어는 ‘어려운 언어’로, 영어와는 언어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가 큰 언어다.

  • 알바니아어
  • 암하라어 (에티오피아 공용어)
  • 아르메니아어
  • 아제르바이잔어
  • 벵골어 (방글라데시, 인도 등 벵골인의 언어)
  • 불가리아어
  • 버마어
  • 체코어
  • 다리어 (페르시아어의 방언, 아프가니스탄의 공용어)
  • 에스토니아어
  • 페르시아어
  • 핀란드어
  • 조지아어 (조지아인의 언어)
  • 그리스어
  • 하우사어 (아프리카 하우사족의 언어)
  • 히브리어
  • 힌디어
  • 헝가리어
  • 아이슬란드어
  • 카자흐스탄어
  • 크메르어 (캄보디아의 공용어)
  • 쿠르드어 (중동 쿠르디스탄의 언어, 이라크 공용어)
  • 키르기스어 (키르기스스탄의 공용어)
  • 라오스어
  • 라트비아어 (발트해 연안 라트비아인의 언어)
  • 리투아니아어 (발트해 연안 리투아니아인의 언어)
  • 마케도니아어
  • 몽골어
  • 네팔어
  • 폴란드어
  • 러시아어
  • 세르보크로아트어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등지에서 쓰는 언어)
  • 싱할라어 (스리랑카의 제1 언어)
  • 슬로바키아어
  • 슬로베니아어 (동유럽 슬로베니아의 공용어)
  • 소말리어
  • 타갈로그어 (필리핀 루손섬에서 쓰는 언어)
  • 타지크어 (페르시아어의 방언, 타지키스탄의 공용어)
  • 타밀어 (주로 남인도 타밀나두 지역에서 쓰는 언어)
  • 텔루구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공용어)
  • 태국어
  • 티베트어
  • 터키어
  • 튀르크어 (중앙아시아, 동유럽, 시베리아 등지에서 쓰는 언어)
  • 우크라이나어
  • 우르두어 (파키스탄과 인도의 공용어)
  • 우즈베크어
  • 베트남어

카테고리 IV : 88주 (수업시간: 2200시간)

이 그룹에 속한 언어는 ‘매우 어려운’ 언어로,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은 배우기 ‘매우 힘든’ 언어이다.

  • 아랍어
  • 중국어 (광둥어)
  • 중국어 (만다린)
  • 일본어
  • 한국어

 

영어권에 속한 많은 이들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를 말할 때 ‘핀란드어’를 말하는데, 미국 외교관을 양성하는 국무부 부설 연구소에서는 ‘핀란드어’를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한국어를 배우기 ‘매우 어려운’ 언어로 분류했다. 우리말 한국어가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배우기 매우 힘든 언어란다.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어에서 태어나서 한국말을 하며 살아온 사람은 영어를 배우는 게 ‘매우 어렵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어권 사람이 가장 배우기 힘든 언어 중 하나가 한국어라니까, 언어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 등 심각한 차이가 있으니까. 그래도 어쩌랴! 아직은 영어가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세계어(국제어)인 것을. 힘들게 배운 만큼 요긴하게 쓰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