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 해야 하고, 하고 싶지만, 꾸준히 하기 힘든 일입니다. 운동이 건강에 필수 요소라는데, 얼마나 해야 효과가 있을까요? 성별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을까요?

2024년 2월 19일, 미국 심장학회지(JACC)에 이와 관련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제목이 ‘신체 활동과 모든 원인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간의 연관성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Sex Differences in Association of Physical Activity With All-Cause and Cardiovascular Mortality)’입니다. 즉, 성별에 따라 운동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를 연구한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떨까요? 먼저 운동 효과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고, 이어서 성별에 따른 차이를 살펴봅니다.

운동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운동이 건강에 도움 되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모두가 ‘도움 된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 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국제연합(UN)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 활동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아래와 같이 요약해 알려줍니다.

  • 신체 활동은 심장, 신체, 정신 건강에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 신체 활동은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등 비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신체 활동은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줄입니다.
  • 신체 활동은 사고력, 학습 능력, 판단력을 향상시킵니다.
  • 신체 활동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보장합니다.
  • 신체 활동은 전반적인 웰빙을 향상시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체 활동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운동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우리는 운동이라고 하면 피트니스 클럽이나 만보 걷기처럼 별도로 시간 내서 하는 프로그램을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서 말하는 신체 활동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행하는 모든 움직임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출근길에 걷는 것도 포함되고, 집 안에서 이동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이런 모든 움직임이 건강에 도움 된다는 것입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운동이 건강에 필수 요소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다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세계 청소년의 약 80%가 운동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세계 청소년 10명 중 8명이 건강에 필요한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훨씬 심각합니다.

20명 중 19명

일반적으로 운동량은 소득 수준과 비례합니다. 국가 소득이 높을수록 운동량도 많다는 것입니다. 소득 수준이 높으면 건강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여가 활동도 많아지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릅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운동량이 가장 적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니까요. 우리나라 청소년의 94.2%가 운동 부족에 해당한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20명 중 19명이 운동 부족이라는 것인데, 특히 여자 청소년의 97.2%가 운동 부족에 해당한답니다.

건강을 위한 운동량

흔히 운동이라고 하면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체중 감량 때문인 듯합니다. 체중 감량을 하려면 에너지 소비량을 따져야 하니까요. 체중 1kg은 약 7,000kcal에 해당하는데, 이는 날마다 5.5시간씩 일주일 동안 걸어야 소모할 수 있는 열량입니다.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으니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운동은 힘들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체중 감량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면 어려운 일도 아니고 성가신 일도 아닙니다. 동네 한 바퀴 산책도 좋고, 쇼핑몰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걷는 것도 좋고, 천천히 자전거 타는 것도 좋고, 요가나 필라테스도 좋습니다. 모든 움직임이 건강을 위한 신체 활동에 해당하니까요. 참고로, 아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신체 활동 지침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미국 국립보건원은 건강을 위한 운동을 세 단계로 나누어 안내합니다. 1단계는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운동이고, 2단계는 주요 건강상의 이점을 얻기 위한 운동량이며, 3단계는 더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얻기 위한 운동량입니다.

  • 1단계: 주로 앉아서 지낸다면 1주일에 60분 정도 활동으로 시작하세요. 매일 10분 정도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면 됩니다. 이 정도 활동으로도 효과는 있으니까요. 이렇게 시작해서 점차 운동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 2단계: 1주일에 최소 150분 정도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75분 정도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해보세요. 이렇게 하면 주요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 3단계: 더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얻으려면 1주일에 300분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나, 150분 고강도 운동으로 늘려보세요. 이렇게 하면 더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체 활동 지침도 비슷합니다. 18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을 위한 지침을 보면, 1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합니다.

참고로, 중강도 운동을 걷기로 예를 들면, 걸으면서 말은 할 수 있지만 노래는 할 수 없는 정도로, 시속 4km 정도 속도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세계보건기구 모두 성별에 따른 구분이 없습니다.

성별에 따른 운동 효과 차이

2024년 2월 19일, 미국 심장학회지(JACC)에 성별에 따른 운동 효과 차이에 관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시더스 시나이 메디컬 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의 ‘스미트 심장 연구소(Smidt Heart Institute)’에서 수행한 이 연구는 1997년에서 2019년까지 412,413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이중 55%가 여성입니다.

운동

두 배 효과

결론은 여성에게 희소식입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운동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효과가 더 컸으니까요. 그 차이도 상당합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낮은데, 여성은 24% 낮고 남성은 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또한, 남성은 1주일에 300분 중강도 운동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여성은 1주일에 140분 중강도 운동으로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기존의 미국 국립보건원과 세계보건기구의 가이드라인이 성별을 구분하지 않았지만, 1주일에 150~300분 중강도 운동에서 작은 수 150을 여성을 위한 운동량으로 보고, 큰 수 300분을 남성을 위한 운동량으로 보면 무리 없을 듯합니다.

백세시대

요즘은 백세시대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90을 넘긴 분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으니까요. 문제는 ‘건강’입니다. 장수는 오복 중 하나라 하지만,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은 복이라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일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건강을 위한 운동은 그리 힘든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동네 한 바퀴 도는 것으로도 족하니까요. 문제는 날마다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운동한 건강한 식생활로 준비하며 맞이하는 백세시대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