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관한 많은 말들이 있지요? 가장 흔한 것이 혈액형과 성격에 관한 것이고, 혈액형과 궁합에 관한 것도 있고, 혈액형과 질병에 관한 것도 있어요. 오늘은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합니다. 바로 혈액형과 다이어트의 관계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뉴스에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에 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질문) 혈액형 다이어트에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관련 있다는 증거가 있나요?


(답) 아직 논란 중이고, 여전히 과학적인 신뢰도가 부족합니다. 1996년에 자연요법자인 ‘피터 다다모’가 쓴 ‘본인의 혈액형에 맞춰 드세요’라는 책으로 널리 퍼진 이 다이어트는, 사람은 자신의 혈액형 (O, A, B, AB)에 따라 음식물을 다르게 처리한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 개념은 혈액형을 인류 역사에서 각기 다른 시점에 진화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는, 어떤 타입의 혈액형이 생겼을 때에 살았던 사람이 먹은 음식을 먹으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고 만성적인 질병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어떤 혈액형이 생겼을 때 살았던 사람이 먹은 음식과 다른 음식을 먹으면 음식에 들어 있는 렉틴과 혈액형 항원 사이에 불리한 반응이 일어나고, 다른 문제들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만약 혈액형이 O형이라면, 다다모는 이 혈액형이 3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은 육류를 많이 먹고 곡물은 피해야 하는 ‘사냥꾼’이라고 하며, 2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A형이라면, 주로 채식을 해야 하는 ‘농민’이라고 합니다. 약 만 년 전에 생긴 B형이라면 유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식단을 즐긴 ‘유목민’이며, 천 년 전에 생긴 AB형은 A와 B 식단을 함께 먹어야 하는 ‘수수께끼’라 합니다.

다다모의 접근 방식은 해를 거듭하며 발전해서, 이제는 각자 지문과 다른 신체 측정법에 따라 결정되는 여섯 가지 ‘제노 타입’ 다이어트를 선전합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부자연스러운 전제는 전혀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2013년,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체계적인 리뷰는 특정 혈액형과 특정 질병에 대한 취약성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혈액형 다이어트가 건강상의 이로움을 제공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더군다나, 1월에 과학저널 PLOS ONE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실제로 그 주장이 틀렸다는 증거를 제시한 첫 연구입니다. 비록 식이요법이 심장-신진대사 위험 요인과 연관성이 있지만, 그 연관성은 혈액형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 프로그램이 체중 감량을 돕는 것처럼 보일까요? 모든 유행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단기간에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이 프로그램이 식단에서 일단의 음식을 제거하도록 유도해서 더 적은 열량을 섭취하도록 하는 트릭을 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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