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쪘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대개 맵시 걱정일 것입니다. 입던 옷을 그대로 입으면 옷맵시도 나지 않고, 즐겨 입던 옷도 입지 못하게 되는 일도 일어나니까요.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이라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해야 할’ 더 큰 걱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건강입니다.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은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며 그 자체로도 질병’이라는 말에 수긍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수긍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 비만을 질병이라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어쩌다 감기라도 걸리면 스스로 약도 사 먹고 병원도 가지만, 비만 때문에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누가 봐도 비만인데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갑니다.

비만

만병의 근원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며 그 자체로도 질병이 맞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비만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질병 목록에는 암도 들어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다시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몸무게 때문에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간다거나 당뇨병이 생긴다거나 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암도 생긴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했지 ‘비만이 어떤 몇몇 특정 질병의 근원’이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평소 비만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듭 말해서,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며 그 자체로도 질병’입니다.

비만이 암을 일으키는 방식

과체중과 비만은 우리 몸에 다양한 변화를 초래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과체중과 비만이 우리 몸에서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고, 인슐린 수치를 높이며, 호르몬 수치를 높이는 등 여러 방식으로 변화를 초래하는데, 이런 변화가 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과체중 정도가 클수록 그리고 과체중 기간이 길수록 암 발생 위험도도 증가합니다.

비만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암

미국 암협회(ACS)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 전반적인 암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면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연구 결과는 과체중이 미국 여성 암의 약 11%, 남성 암의 약 5%, 전체 암으로 인한 사망에 약 7%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암협회 자료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암이 과체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체중 또는 비만과 연관성이 분명한 암

  • 폐경기 이후 유방암
  • 결장암 및 직장암
  • 자궁내막암
  • 식도암
  • 담낭암
  • 신장암
  • 간암
  • 난소암
  • 췌장암
  • 위암
  • 갑상선암
  • 다발성 골수종
  • 수막종

과체중 또는 비만이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암

  • 비호지킨 림프종
  • 남성 유방암
  • 구강암, 인후암, 성대암
  • 공격적인 형태의 전립선암

체중이 암에 미치는 영향은 암의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면, 과체중이 자궁내막암 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다른 암에서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답니다.

심각한 비만율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성인 남성 비만율은 47.7%이며, 성인 여성 비만율은 25.7%로 나타났으며, 따라서 전체 성인 비만율은 36.7%입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2명 중 거의 1명이 비만이고, 성인 여성 4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것인데, 생각보다 상당히 높습니다.

성인 남성 2명 중 1명이 비만

연령대로 보면 더 크게 다가옵니다. 30대 남성 비만율은 55.7%이고, 40대 남성 비만율은 53.6%로, 2명 중 1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10~20대 남성 비만율입니다. 10년 전인 2013년에는 이 연령대 비만율이 29.3%였는데 2022년에는 42.8%로, 무려 13.5% 증가해, 전체 성인 남성 비만율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여성 비만율입니다. 10년 25.1%였던 것이 2022년 25.7%로 소폭 상승해 큰 차이가 없으며, 50대 여성 비만율은 10년 전보다 5.1% 줄었고, 60대 여성 비만율은 7.3% 줄었다는 것입니다.

과체중과 비만은 질병

과체중과 비만이 듣기만해도 부담스러운 각종 성인병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체중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행복권을 방기하거나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오복 중 첫 번째가 ‘장수’고, 두 번째가 ‘부’이며, 세 번째가 ‘건강’입니다. 그다음 두 개 ‘유호덕’과 ‘고종명’은 윤리적 측면입니다. 다시 말해서, 오복 중 첫 번째 복인 ‘장수’는 누구에게나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복을 누리려면 건강해야 합니다.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은 복이 아니라 오히려 화일 테니까요. 그래서 건강을 챙기는 것은 행복권을 챙기는 것이며, 다른 사람이 아닌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질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픈 50대가 기다리고, 더 아픈 60대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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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정도 확인

본인의 비만 정도를 모른다면 두 가지 간단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체질량지수(BMI)이고, 다른 하나는 허리둘레입니다.

체질량 지수(BMI)

체질량 지수(BMI, body mass index)는 비만도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표준 지수입니다. 공식은 ‘몸무게(kg)를 키의 제곱(m)’으로 나눕니다. 즉, 몸무게(kg)를 키(m)로 두 번 나누면 되는데, 결과값에 따른 우리나라 평가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저체중: 18.5 미만
  • 정상 체중: 18.5~22.9
  • 비만 전단계: 23~24.9
  • 1단계 비만: 25~29.9
  • 2단계 비만: 30~34.9
  • 3단계 비만: 35 이상

예를 들어, 몸무게가 65kg이고 키가 170cm라면 공식은 ‘65 ÷ 1.7 ÷ 1.7’이며, 결과값은 22.49kg/m2로 정상체중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른 정상체중은 18.5~24.9kg/m2입니다.

허리둘레

허리둘레는 복부비만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남성은 90cm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하고, 여성은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합니다.

복부비만 역시 강력한 건강 지표 중 하나입니다. 겉보기에는 마른 체형이어도 허리둘레가 기준치를 넘는다면 복부비만에 해당하므로, 전문가를 만나 정확한 진단과 안내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할 수 있는 암

호주 암협회(Cancer Council)는 약 30%의 암이 예방 가능하고, 그 예방법도 간단하다고 말합니다. 바로 식생활을 건강에 좋은 식단으로 바꾸고 더 많이 움직여 체중 증가를 막는 것입니다. 게다가 과체중과 비만이 그 자체로 질병이라면, 건강한 체중으로 만들고 유지하는 것 자체가 비만이라는 질병을 예방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암을 포함해 듣기만해도 부담스러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그 두 가지 일을 해봅시다.

건강한 식단

음식은 우리를 건강하게 하지만 아프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지중해식 식단도 좋고, 마인드(MIND) 다이어트도 좋고, 대시 (DASH) 다이어트도 좋습니다. 건강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채식 기반 식단으로 바꾸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 식단의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곡물은 현미 귀리 퀴노아 등 통곡물로 바꾸세요.
  •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늘리세요.
  • 콩류, 견과류, 씨앗류도 좋습니다.
  • 닭고기 등 가금류와 생선 및 해산물이 좋습니다.
  •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피하세요.
  • 설탕과 첨가당이 든 식품을 피하세요.
  • 사탕류와 과자류를 피하세요.
  •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기름을 사용하세요.
  • 소금 섭취량을 제한하세요.
  • 탄산음료를 피하세요.
  • 담배와 술을 피하세요.

체중을 줄이고 유지하려면 칼로리 섭취량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살이 찌고 빠지는 것은 덧셈과 뺄셈처럼 단순하니까요. 섭취한 칼로리량보다 소비한 칼로리량이 더 적으면 그 차이만큼 살이 찔 것이고, 소비한 칼로리량이 더 많으면 그 차이만큼 살이 빠질 것입니다.

더 움직이기

건강한 체중의 두 가지 요소 중 하나가 식단이라면 다른 하나는 운동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격한 운동이 아니라 동네 한 바퀴 도는 것 같은 유산소 운동입니다. 아래는 미국 국립보건원과 암협회가 제시한 성인의 운동 가이드입니다.

  • 1주일에 중간 강도 정도의 운동 150분 또는
  • 1주일에 강한 운동 75분

둘 다 하는 것이 아니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물론, 중간 강도 운동과 강한 운동을 적절히 병행해 100분으로 조정해도 됩니다. 여기서 중간 강도는 시속 4km로 걷는 정도로, 말은 할 수 있지만 노래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를 말합니다. 이렇게 걷기로 시작해서 점차 시간을 늘리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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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건강 효과]
실제적인 걷기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약 만 7천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걷기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이 연구에서, 하루 7500보를 걸었을 때 사망률이 가장 낮았으며, 이후로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여성의 하루 걸음 수가 약 2700보이므로 여기에 4800보를 추가하면 하루 이상적인 걸음 수인 7500보가 됩니다. 그리고 보폭을 70cm로 잡으면 4800보는 약 3.4km에 해당합니다. 하루 30~40분 정도 걷는 것으로 가능한 운동량입니다.

건강의 묘약

웃음이 건강의 묘약이라고 했던가요?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요. ‘식단이 묘약’이고 ‘걷기가 묘약’이라고. 이 간단하고 확실한 묘약은 우리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고, ‘건강한 백세시대’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