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무선이어폰이 암을 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저 역시 날마다 블루투스 무선이어폰을 끼고 살기에 은근히 걱정되어 사실관계를 찾아봤습니다.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무선이어폰 암유발?

하루에 무선 헤드폰을 끼고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시나요? 음악을 좋아한다면 그 시간이 상당히 길 거로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음악을 좋아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 공해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이어폰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런데 선이 있는 이어폰은 불편해요. 이어폰을 끼고 다른 일을 하다 보면 걸리적거리기 일쑤니까요. 그런 이유로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는데, 이게 암을 유발한다니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문 지상을 통해 알려지며 많은 음악 애호가를 불안하게 했던 그 내용은 일부는 맞지만, 일부는 잘못된 정보입니다. 비영리단체인 국제 이엠에프사이언티스트(www.emfscientist.org)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전자기파 유해성에 관한 호소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무선이어폰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무선 통신 기술 전반을 거론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국제 이엠에프사이언티스트는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전자파의 유해성을 무선 통신 기술과 관련하여 환기한 것입니다.

전자파 유해 논란

블루투스 이어폰

그러면 이에 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정도의 전자파가 우리 몸에 문제 될 정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정리했답니다.

사실 전자파와 관련한 논란은 상당히 오래됐습니다. 생활 전자파를 유발하는 기기라고는 TV가 거의 전부였던 시절에도 전자파 논란은 있었으니까요. TV 브라운관 화면 주변에 십 원짜리 동전을 붙이면 전자파가 줄어든다는 말도 있었고, 이를 응용해 만든 제품이 전자파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라며 팔리기도 했습니다. 안방이나 거실 사정이 그렇다면, 주방에서는 전자레인지와 관련한 말들이 참 많았지요. 심지어 전자레인지로 요리한 음식에 전자파가 남아 있어서 그걸 먹으면 안 된다는 말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요즘 우리가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손에는 늘 핸드폰이 들려 있고, 업무 중에는 노트북이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 놓여 있기도 하고, 본인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지금도 전자파는 우리를 훑고 지나가고 있으니까요. 물론, 전자파가 인체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피할 수 있는 한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인체 유해성과 관련하여 검증되지 않은 무선이어폰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걱정거리가 참 많은 세상입니다. 여기저기 온통 공해 물질투성이네요. 온종일 숨 쉬고 살아가는 공기는 미세 먼지로, 숯불에 맛나게 구운 바베큐 고기는 발암물질로, 음식을 담아 먹는 식기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이 발견되기도 하고, 우리가 사는 집에서도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라는 라돈이 검출되기도 하니까요. 걱정입니다. 여기에 무선이어폰을 추가할지는 본인이 결정하면 될 것입니다.

마치며

해외 비영리단체에서 WHO 등에 전자파와 관련한 호소문을 제출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호소문에서 무선이어폰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무선 통신 기술 전반을 거론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WHO의 입장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전자파가 인체에 문제 될 정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