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나 미용과 관련하여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주제 중에 다이어트와 탈모가 있습니다.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어서 그렇겠지요. 오늘은 이 중에서 탈모와 탈모샴푸 효과에 관해 알아봅니다.

탈모 시대

뉴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탈모 인구가 1천만 명이 넘는답니다.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에게서 탈모 증상이 있다는 것이지요. 탈모가 성인에게 많은 것을 감안하면 성인 서너 명 중 한 명에게서 탈모 증상이 있다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또한, 전에는 탈모가 주로 남성들만의 고민이라 여겼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약 45%가 여성이라는 기사도 있으니까요. 물론, 남성보다는 여성이 외모에 더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비율이 높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45%라면 높은 수치일 것입니다.

탈모는 그 원인도 다양합니다. 유전적인 탈모도 있고,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도 있으며, 질병으로 인한 탈모도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한 탈모는 치료 과정에서 알게 되지만, 유전적인 탈모나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대개 질병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병원을 찾는 비율이 낮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탈모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인터넷에서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탈모와 관련한 고민이 담긴 질문도 많고, 관련 상품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관련 상품 중 하나가 흔히 말하는 탈모샴푸, 제대로 표기하면 ‘탈모 방지 샴푸’입니다.

탈모 방지 샴푸

탈모
탈모 샴푸는 대개 일반적인 샴푸에 모발에 좋다는 성분을 넣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성분 중에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B군에 속한 나이아신아마이드와 비오틴입니다. 이 성분들은 피부와 모발에 좋다고 알려진 바로 그 성분 맞습니다. 피부와 모발에 좋은 성분을 머리에 바르면 두피와 모공을 통해 영양분이 공급되어 탈모를 억제할 수 있고, 모발이 나고 자라는 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광고 문구로만 보면 탈모 샴푸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조만간 탈모 증상이 개선될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왜냐하면, 사용자 10명 중 8명이 만족하지 못한다는 기사도 있고, 또한 그렇게 좋은 효과를 표방하며 팔리는 그 상품이 여전히 의약품에 들어 있지 않으니까요.

만약, 샴푸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눈에 띄는 개선이 있다면 이것은 샴푸에 머물 것이 아니라 약으로 등록되어야 할 것이고, 세계 의료 역사에 커다란 사건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탈모는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데, 그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획기적인 사건일 테니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영국이나 미국 등 여러 나라 건강 관련 기관의 자료를 보면, 탈모는 그런 식으로는 치료될 수 없을뿐더러, 아직 완전한 치료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바르고 씻고

2019년 6월, 우리나라 식약처가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탈모 치료 예방 효과를 표방하는 광고 사이트에 대해 점검한 결과 총 2,248건을 적발’했답니다. 적발 사례를 보면, 탈모 치료 예방 등 의약품으로 오인하거나 혼동하도록 한 광고도 있고, ‘탈모 예방’ ‘탈모 개선’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기만한 광고도 있으며, 체험기를 통한 과대 또는 허위 광고도 있답니다.

식약처는 탈모방지 샴푸를 기능성화장품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위의 보도 자료에서 식약처는 ‘현재 탈모 예방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은 없다’고 했으며,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화장품이라 하더라도 의학적 효능과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식약처는 ‘모발용 샴푸의 경우 사용 후 물로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오히려 탈모나 탈색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능성화장품이지만 의학적 효능과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사용 후 물로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마지막 문구가 눈에 띕니다. 두피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모공을 통해 모발 생산에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비타민이 든 샴푸를 사용하는 것일 텐데, ‘물로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오히려 탈모나 탈색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으니까요. 샴푸에 섞인 영양 성분을 피부와 모공을 통해 공급하려면 바른 채로 그냥 두거나, 최소한 피부 속으로 들어갈 시간이 필요할 텐데,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니까요. 바르고 깨끗이 씻는 이 방법으로 탈모를 방지하고 모발을 나게 하는 영양 공급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샴푸에 든 성분에 순간적으로 피부에 스며드는 작용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글쎄요.

아이러니

아이러니입니다. 탈모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탈모로 인해 고민하는 글도 많고, 치료법 글도 많으니까요. 탈모가 그렇게 쉽게 치료될 증상이라면 병원에 가면 금방 해결될 문제일 텐데요.

탈모는 그 자체로 질병이랍니다.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곳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탈모증이라 합니다. 탈모증 의심이 든다면 먼저 병원을 찾아 그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처방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탈모증에는 호르몬에 의한 탈모증도 있고, 모낭이 파괴돼서 일어나는 탈모증도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증도 있고, 그 원인은 다양해 먼저 원인을 알아야 그에 따른 치료법도 있을 테니까요. 현재 탈모증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모발이식 뿐이랍니다.

먹고 바르고


몇 년 전에 어성초 품귀 현상이 있었습니다.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로 인해 어성초라 불리는 풀은 한방에서는 오래전부터 약재로 써온 풀입니다. 그런데 어성초가 탈모에 좋다는 말이 퍼지면서 어성초 값이 세 배나 뛰고 품귀 현상까지 일어났습니다. 어성초를 이용한 발모차도 있었고, 머리에 바르는 발모팩도 있었지요. 먹고 바르고, 다 동원한 것입니다. 당시 블로그 글들을 보면 ‘놀라운 효과’라는 글도 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 효과 그대로라면 지금쯤 탈모 인구수가 대폭 줄었을 테니 말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