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은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일어나서 바로? 아니면, 아침 식사 후에? 그리고 하루에 몇 번이나 해야 할까?

어린 시절 불렀던 ‘둥근 해가 떴습니다’란 동요가 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윗니 아랫니 닦자”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배웠다. 양치질을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로. 그리고 다음에 세수하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거울을 보고 밥을 먹고 가방 메고 인사하고 유치원에 가는 것으로. 흐르는 강물 같은 교과서급의 이 일에 무슨 딴말이 있을까? 하지만 궁금해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시원한 물로 입을 헹구고 나서 물 한 잔 마신 후 세수하고 밥 먹고 양치질하고 출근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정보를 모았다.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들의 보건/의료 관련 정부 기관과 치과 협회 같은 곳에서는 어떻게 말하는지. ‘Q & A’ 방식으로 정리했다.

칫솔질의 모든 것

하루에 몇 번 닦아야 하나요?

적어도 하루 두 번은 닦으세요.

두 번이라면 언제인가요?

아침에 한 번, 그리고 저녁에 한 번입니다.

아침과 저녁 언제가 좋은가요?

아침에는 일어나서 바로 하는 것이 가장 좋고, 저녁에는 잠들기 바로 전에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주의할 것은 저녁에 무엇인가 먹었다면 30분 지난 후에 하세요. 양치질한 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잠들기 바로 전에 하는 것이 좋고, 무엇인가 먹은 후 30분 지난 후여야 합니다.

아침에도 일어나서 바로 보다는 아침 식사 후에 하면 더 좋지 않나요? 입안에 남은 음식물도 그렇고 냄새도 그렇고.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 양치질하는 사람들은 대개 두 가지 이유입니다. 이유 중 하나는 식사 후 입안에 남아 있는 음식물과 입 냄새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양치질 후에 먹는 음식 맛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일어나서 바로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식사 후에 물이나 구강 세정제로 헹구면 됩니다. 양치질 후 물로 잘 헹구면 음식 맛도 좀 더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일어나서 바로 양치질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그럼요. 밤 동안 입안은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자는 동안 호흡 과정에서 입안이 마르기도 하고 그렇다고 수분을 공급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자는 동안 침샘도 쉽니다.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지요. 박테리아는 당질을 산성 물질로 대사합니다. 밤에 우리 입안은 산성 물질이 증가하고 이것이 치아를 감싸고 있는 에나멜을 상하게 합니다.

또한, 양치질 전에 음식물을 섭취하면 박테리아가 음식물과 함께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가서 해롭습니다. 게다가 입안에 박테리아가 가득한 채로 음식을 먹으면 박테리아는 우리가 먹은 음식의 당분을 산성 물질로 바꿔 역시 치아 에나멜을 상하게 합니다. 그래서 양치질은 일어나서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어나서 바로 칫솔질을 하면 밤사이 번식한 박테리아와 산성 물질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침샘을 자극하여 침 생성도 돕습니다.

양치질 후 음식 맛이 달라져 싫다면 물로 여러 번 헹궈보세요. 그래도 싫다면 ‘로릴 황산나트륨 (SLS, Sodium Lauryl sulfate)’이 들어 있지 않은 치약을 써보세요. SLS는 음이온성 계면활성제의 일종으로 치약에 거품을 내서 세정 작용을 돕는 물질인데, 음식 맛이 변하는 것이 바로 SLS 때문이니까요.

그러면 아침 식사 후에 또 칫솔질해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물로 입안을 헹구시면 됩니다. 냄새가 심한 음식을 먹었다든지 해서 칫솔질을 한다면, 30분 지난 후에 하세요. 산성 물질로 인해 약해진 치아 에나멜이 상할 수 있으니까요.

일어나서 바로 양치질해야 하는 이유는 알겠습니다. 다른 한 번은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이라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역시 자는 동안 박테리아 문제 때문입니다. 자는 동안 침샘도 쉬고 있어서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데, 거기에 음식물까지 남아 있다면 입안은 박테리아 천국일 거예요. 박테리아는 열심히 일해서 그 음식물로 산성 물질을 만들겠지요. 그래서 저녁 식사 후에는 입안을 물로 헹구시고, 칫솔질은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 식사 후 양치질을 하면 그 후에도 무엇인가 먹을 수 있으니까요.

양치질을 하루 한 번밖에 못 한다면 언제가 좋은가요?

낮 시간에는 학교나 직장에 있어서 번거롭지만 아침과 저녁, 이렇게 두 번은 가능하지 않나요? 모두 잠들기 직전과 일어난 직후니 함께 연결된 시간일테고요. 그래도 어떤 이유로든 한 번 밖에 못 한다면,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밤 동안 우리 입안을 박테리아 천국으로 만들지 않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세수할 때 입안을 물로 헹구세요.

치실은 언제 쓰는 것이 좋나요?

치실은 단지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올바른 치실 사용은 치아를 덮고 있는 박테리아 필름층인 플라크를 제거해서 잇몸 질환과 구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루 한 번은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한 번 한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이 좋습니다. 그리고 치실은 칫솔질 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실로 치아 사이 음식물을 제거하고 칫솔질을 하면 치약에 들어 있는 불소가 잇몸 구석구석 더 잘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칫솔질은 오랫동안 해야 하나요?

3분 동안이면 좋습니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평균 칫솔질 시간이 45초라고 합니다. 적어도 2분은 넘기세요. 방법이 있습니다. 휴대폰에 좋아하는 노래를 넣고, 들으면서 칫솔질을 하는 거예요. 노래 한 곡이 대개 2-3분이니 노래가 끝나면 칫솔질도 멈추면 되겠지요. 좋아하는 노래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을 거고요.

칫솔과 치약은 어떤 것이 좋나요?

칫솔과 치약을 고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 두 번 제대로 양치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금상첨화라고 칫솔과 치약도 좋으면 더 좋겠지요.

칫솔은 자신의 구강 구조에 맞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가 작고 목이 유연하고 모가 부드러운 것이 좋습니다. 구석구석 모든 곳에 닿아야 하고 치아와 잇몸에 무리가 없어야 하니까요.

치약은 불소가 들어 있는 치약이 좋습니다. 불소 함량이 1,350ppm 이상인 것을 고르세요. 어린이라고 해서 ‘어린이 치약’을 쓰게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도 맛 때문이든지 다른 이유로든지 어린이 치약을 고른다면 불소함량이 적어도 1,000ppm인 것을 고르세요.

구강 세정제 사용은 어떤가요?

직장이나 학교에서 점심 식사 후 또는 간식을 먹은 후에 사용하면 좋을 거예요. 구강 세정제도 불소가 들어 있는 것을 고르면 더 좋습니다. 아침 식사 후 물로 입안을 헹굴 때 사용해도 좋겠지요.

칫솔질에도 방법이 있잖아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이렇게 하면 좋습니다.

  1. 맞는 칫솔을 고르세요: 머리가 작고 목이 유연하며 모가 부드러운 칫솔이 좋습니다. 입안 구석구석 잘 들어가야 하고, 잇몸과 치아에 무리가 없어야 하니까요.
  2. 서두르지 마세요: 하루에 두 번, 매 2-3분이면 됩니다. 그리 많은 시간이 아닙니다. 칫솔질 시간이 평균 45초라네요. 너무 적습니다. 적어도 2분이 필요합니다. 휴대폰에 있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칫솔질을 해보세요. 귀찮은 시간이 아니라 즐거운 시간이 될거예요. 노래 한 곡이 2-3분이니 시간도 적당합니다.
  3. 세게 닦지 마세요: 욕실 타일 줄눈 닦듯 문지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러면 잇몸과 치아에 해롭습니다. 닦는다는 느낌보다는 마사지한다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하세요.
  4.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입니다: 좌우로 닦지 말고 위아래로 하세요. 박테리아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가 잇몸과 이가 만나는 잇몸선입니다. 칫솔을 45도 각도로 놓고 위아래로 마사지하듯 하세요.
  5. 구석구석 닦으세요: 씹는 면이나 바깥 면뿐만 아니라 안쪽도 중요합니다. 모든 면을 골고루 닦고, 혀도 닦으세요.
  6. 비싼 것 아닙니다: 칫솔은 3, 4개월 사용 후 바꾸세요. 계절마다 바꾼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예요. 그 정도면 모도 마모되고 탄력도 줄어들어 칫솔질 효과가 떨어집니다.
  7. 세워 보관하세요: 칫솔은 물기를 털고 머리를 위쪽으로 세워서 보관하세요. 특히 케이스에 넣어 보관하면 박테리아 번식이 쉽습니다.

마무리

어릴 적 배운 동요가 교과서급인 게 맞나보다. 칫솔질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고, 또한 더 중요한 것은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해야 할 일이란다.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들으며, 닦는 것이 아니라 잇몸선을 따라 위아래로 마사지하듯. 치아 건강은 오복 중의 하나라는데, 그리고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데,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