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오염 문제 참 심각하지요? 해마다 황사가 몰려오는 봄철이면 한바탕 치루는 공기와의 전쟁이지만, 올해는 엄청난 미세먼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기 오염 문제는 ‘집 밖’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정이든 회사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는 각종 오염 물질이 있으니까요.

얼마 전 ‘방사능 침대’ 사건이 보여준 것처럼, 가구로 인한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새집 증후군이라는 말이 알려주는 것처럼 건물 자체로 인한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음식 냄새와 같은 다양한 오염 물질도 있구요. 집 밖 공기가 깨끗하면 창문이라도 열어 놓는다지만, 미세먼지가 몰려올 때나,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오염된 공기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두통과 인후통,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할까요? 답은 자연입니다. 오염이 자연 파괴로 인한 것이라면 그 해결책은 자연 복구일 테니까요. 우리 주거 공간을 ‘스스로 그러한, 스스로 자신을 치료하는’ 자연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식물

1989년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를 했습니다. 우주 정거장의 공기 정화를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식물이 실내 공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입니다. 미국 조경 협회의 도움을 받아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식물 50개를 뽑고 그 식물이 실제로 어떤 독소를 얼마나 많이 제거하는지를 연구한 것입니다.

연구자는 그 결과를 ‘신선한 공기를 기르는 방법: 당신의 가정과 사무실을 정화하는 실내 식물 50가지’라는 책으로 펴냈습니다. 정화 정도에 따라 50가지 식물을 분류했는데, 아래는 집이나 사무실에 놓으면 좋은 식물 TOP 10입니다.

실내에 놓으면 좋은 식물 10

1 아레카야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식물은 아레카야자(Areca Palm)입니다. 이 식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남동부에 있는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입니다. 실험 대상 식물 중에서 실내 공기 정화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난 이 식물은 키우기도 비교적 쉽답니다. 직사광선과 어두운 곳을 피해 어느 정도 빛이 들어 오는 곳에 두는 것이 좋으며, 생장에 좋은 온도는 섭씨 15도에서 25도로 일반적인 실내 온도에 맞습니다. 물은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주면 됩니다. 이 식물은 사람은 물론 고양이나 개에게도 독성이 없답니다. 영국 왕립 원예 협회(RHS)에서도 가든 식물로 높이 평가했답니다.

2 관음죽

영어권에서 레이디 팜(Lady Palm)으로 부르는 이 식물의 학명은 라피스 엑스켈사(Rhapis excelsa)이며, 원산지는 중국 남부와 타이완 일대입니다. 기르기 쉽고, 실내 장식에도 어울리는 식물 중 하나여서 세계 도처에서 실내 식물로 사랑받고 있습다. 물은 일반적인 수준에서 주면 되지만, 건조하거나 실내 온도가 높은 겨울에는 더 주어야 합니다. 생장에 좋은 온도는 섭씨 16도에서 21도입니다. 생장 속도가 느리지만 크면 4미터에 이를 정도로 크게 자라기도 한답니다.

3 대나무 야자

영어권에서는 밤부 팜(Bamboo palm)이라 부르는 이 식물의 학명은 카메도리아 세이프리지(Chamaedorea seifrizii)이며, 원산지는 멕시코 일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나무 야자로 부르기도 하고, 세이프리지 야자로 부르기도 합니다. 모양이 수려하고 기르기 쉬운 실내 식물 중 하나이며,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제거 능력이 탁월하답니다. 흙은 촉촉하게 유지해야 하지만 과도한 수분을 피하고 배수가 잘돼야 합니다. 생장에 좋은 온도는 섭씨 16도에서 24도이며, 직사광선이 강한 곳이나 어두운 곳이 아닌 실내 어디든 좋습니다.

4 고무나무

우리에게 익숙한 실내 식물 중 하나인 고무나무는 영어권에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무나무를 뜻하는 루버 플랜트(Rubber Plant)로 부르는데, 학명은 피쿠스 로부스타(Ficus robusta)입니다. 기르기 쉬운 식물 중 하나이며, 밝은 실내라면 어디서든 잘 자랍니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흙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는 것이 좋답니다. 포름알데히드와 일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수액이 피부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고무나무에 민감하다면 관리할 때 장갑을 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식물

5 행운목 (드라세나 자넷 크레이그)

영어권에서 드라세나(드라세나 자넷 크레이그, Dracaena Janet Craig)라고 부르는 이 식물은 우리가 잘 아는 행운목과 같은 드라세나 속에 속한 식물로, 학명은 드라세나 더멘시스(Dracaena dermensis)입니다. 행운목 역시 기르기 쉬운 실내 식물 중 하나이며, 오래 사는 것이 특징입니다. 독성 중 하나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 제거 능력이 탁월하답니다.

6 양 담쟁이 (잉글리시 아이비)

영어명이 잉글리시 아이비(English Ivy)인 이 식물은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식물로, 학명은 헤데라 헬릭스(Hedera helix)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실내 식물 중 하나인데, 이 식물이 공기 정화를 위한 최고의 식물 중 하나랍니다. 집안 어디든 작은 화분이나 바구니에 심어 선반에 올려놓으면 그대로 멋진 데코가 됩니다. 벤젠, 일산화탄소, 포름 알데히드, 트리클로로에틸렌, 톨루엔 등 유해 화학 물질은 물론 담배 연기로 인한 오염도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답니다.

7 피닉스 야자

영어명이 피크미 데이트 팜(Pygmy Date Palm) 또는 드워프 데이트 팜(Dwarf Date Palm)이라 부르는 이 식물의 학명은 피닉스 뢰베레니(Phoenix roebelenii)입니다. 가정과 사무실 어디든 적당히 해가 드는 실내에서 잘 자란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잎줄기 밑부분 근처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크실렌과 같은 유독 성분 정화에 뛰어나답니다.

8 피쿠스 알리 (알리 고무나무)

피쿠스 알리(Ficus Alii)의 원산지는 말레이시아, 인도 등 동남아시아 일대입니다. 실내에서 기르기 쉬운 실내 식물 중 하나입니다. 적당한 양의 빛이면 되고, 물은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주면 된답니다. 약간의 독성이 있어서 어린이나 애완동물이 있는 곳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

9 보스턴 고사리

보스턴 고사리(Boston Fern)는 우리가 잘 아는 고사리의 일종으로 학명은 네프로레피스 엑살타타(Nephrolepis exaltata)입니다. 빛이 적당한 실내에서 잘 자라며, 흙은 늘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답니다. 하지만 물을 과하게 주는 것은 나쁘고, 차가운 물을 직접 주기보다는 1시간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주는 것이 좋답니다. 작은 화분이나 행거 바구니에 심어 선반에 올려 높으면 좋습니다. 테스트 식물 중 포름알데히드 정화 능력이 가장 좋은 식물이랍니다.

10 스파티필룸

영어명이 피스 릴리(Peace Lily)인 이 식물의 학명은 스파티필룸(Spathiphyllum)이며, 미주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널리 자랍니다. 직사광선이 없는 밝은 곳에서 잘 자라고, 잎이 풍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물이 부족하면 잎이 축 쳐집니다. 이 식물의 잎에는 칼슘 옥살산 염과 같은 약간의 독성이 있어서 어린아이와 애완동물이 있는 곳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알콜, 아세톤, 트리클로로 에틸렌,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독성 물질 정화 능력이 좋은 식물 중 하나랍니다.

식물

그 외

10위 안에는 들지 않았지만, 50가지 식물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성탄절 때면 여기 저기 등장하는 포인세티아도 있고, 건강에 좋은 알로에 배라도 있고, 벤쟈민, 꽃베고니아, 게발선인장, 튤립 등도 실내 공기 정화에 매우 좋은 식물이랍니다.

연구자(B. C. Wolverton)는 이 책의 제목을 ‘How To Grow Fresh Air: 50 Houseplants That Purify Your Home Or Office’ 지었습니다. 공기 역시 식물처럼 기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겠지요. 오늘은 어느 것이든 마음에 드는 화분 하나 들여 놓고 우리 가족이 숨쉴 신선한 공기를 기르면 어떨까요? 건강에 좋은 채소를 찾아 건강 식단을 차리듯 말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