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라고 하면 대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생각나지요? 그런데 움직이지도 않고 운동 시간도 적으면서도 효과가 큰 운동도 많습니다. ‘월싯(Wall Sit)’도 바로 그런 운동입니다. 근육 강화는 물론 혈압도 낮춰주는 ‘월싯(Wall Sit)’이 어떤 운동인지, 어떤 건강상의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아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건강 전문가가 추천하는 월싯(Wall Sit)
월싯(Wall Sit)은 이름처럼 ‘벽(Wall)’을 이용해 ‘앉는 것(Sit)’입니다. 물론 아무렇게나 앉는 것은 아닙니다. 옆에서 보면, 등받이 있는 의자에 반듯하게 앉은 상태에서 의자를 빼고 등을 벽에 대고 앉은 것과 자세가 같습니다. 그 폼이 의자 없이 의자에 앉은 것과 비슷해 ‘상상의자(Imaginary Chair)’라 부르기도 하고, ‘스쿼트(Squat)’에 ‘벽(Wall)’을 추가한 것과 비슷해 ‘월스쿼트(Wall Squat)’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아 몇십초 버티는 것이 운동의 전부인데, 누구나 다 아는 ‘근육 강화’ 외에도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커, 건강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운동입니다.
월식(Wall Sit) 방법
월싯(Wall Sit)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준비물도 필요 없고, 특별한 장소도 필요 없으며, 몸을 기댈 곳만 있으면 실내외 어디든 가능해 날씨도 무관합니다. 게다가 운동 시간도 매우 짧아, 바쁜 일과 중에도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아래는 월식(Wall Sit)의 기본 방식입니다.
- 1) 등을 벽에 기대고 발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섭니다.
- 2) 양발을 앞으로 50cm쯤 내딛고, 몸을 내리면서 앉다가 무릎이 직각이 되면 그대로 멈춥니다.
- 3) 무릎이 발목 바로 위에 위치하도록 발을 움직여 조정하고 똑바로 앉으세요. 발가락이 아닌 발꿈치로 지탱하는 것입니다. 그 자세를 10~60초 정도 유지합니다. 처음에는 10초로 시작해 근력이 증가하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5초씩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 4) 정한 시간이 되면 한쪽 발을 벽 쪽으로 옮기고 몸을 위로 올려 일어섭니다.
- 5) 30초 정도 쉬면서 3번 반복하는 것이 1세트이며, 하루에 2세트 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싯(Wall Sit) 건강 효과
운동의 효과는 그 운동이 지향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운동으로 인한 일반적인 효과도 있고, 정서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돕기도 하며, 집중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높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반적인 효과나 정서적인 효과는 어느 특정 운동이 아닌 여느 운동에서도 얻을 수 있는 효과로, 월싯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래는 이런 일반적인 효과를 제외한 월싯의 건강 효과입니다.
1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복근 강화에 좋습니다.
대퇴사두근은 허벅지에 있는 네갈래 근육으로, 계단을 오르거나 의자에서 일어설 때와같이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고관절을 굽히고 무릎관절을 펴는 작용으로, 일상생활의 기본을 담당하는 근육입니다. ‘햄스트링’은 넓적다리뒤근육으로, 걷기 달리기 등의 일상적인 활동에 매우 중요한 근육입니다. 또한, 복근 등 코어근육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중심 근육으로, 신체 균형과 좋은 자세 유지에 필수적인 근육입니다. 월싯은 대퇴사근은 물론 햄스트링과 복근 강화에 매우 좋은 운동입니다.
2 지방 연소 효과가 있습니다
체중 감량 다이어트 또는 ‘지방 연소’라고 하면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추천하곤 합니다. 하지만 유산소운동만 지방 연소에 좋은 것이 아닙니다.
사실 ‘지방 연소’를 말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근육’입니다. 근육은 우리가 운동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칼로리를 소비하기 때문에 근육이 많을수록 기초대사량이 늘어 체지방 감소를 촉진하고, 월싯과 같은 근육 강화 운동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지방 분해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3 지방 연소 효과가 있습니다
일상생활 중에 등을 굽힐 일도 많고, 길을 걸을 때나 의자에 앉아서도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기 일쑤입니다. 그런 구부정한 자세가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면 본인의 자세가 그렇다는 것도 알지 못하기도 합니다. 월싯은 등을 벽에 대고 밀면서 척추도 곧게 펴고 앉아서 일정 시간 버티는 운동입니다. 이런 운동은 평소 구부정한 자세를 바로 잡는 데 도움 됩니다. 또한 월싯의 근육 강화 효과는 자세 교정 효과로 연장됩니다.
4 균형감 증진에 좋습니다.
건강하고 젊을 때는 균형감이 문제 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근육량도 줄고 균형감이 떨어져 넘어지는 일도 일어납니다. 월싯과 같은 등척성운동은 근육과 뇌의 소통을 개선해 신체 조정력을 높이는데, 신체 조정력 증진은 균형감 증진으로 이어집니다.
5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월싯은 고혈압 완화에 매우 좋은 운동입니다. 영국스포츠의학저널(BJSM)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월싯이 다른 운동보다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자들은 월싯을 포함한 등척성운동,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고강도간헐적운동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조사 했는데, 등척성운동의 효과가 유산소운동의 효과에 두배에 달할 정도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혈압이 걱정이라면 월싯을 시도해 보면 좋을 것입니다.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월싯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건강 전문가를 만나 적절한 운동 방식을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월싯은 등척성운동의 일종입니다.
등척성운동 또는 아이소메트릭 엑서사이즈(Isometric exercise)
평소 운동에 관심이 없었다면 이름이 다소 낯설고 이름만 가지고는 어떤 운동인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럴 때 한자 이름이나 영어식 이름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등척성운동(等尺性運動)의 ‘등(等)’자는 ‘같다’는 뜻의 한자이고, ‘척(尺)’자는 길이를 재는 ‘자’를 뜻하는 한자입니다. 영어식 이름 ‘아이소메트릭(Isometric)’에서 ‘아이소(iso)’ 역시 ‘같다’는 뜻이고, ‘메트릭(metric)’ 역시 ‘자’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등척성운동(아이소메트릭 운동)은 ‘무엇인가 같은 운동’을 말하는데, 여기서 같은 것은 ‘관절 각도와 근육 길이’입니다.
예를 들어, 무릎을 굷혔다 폈다 움직이면 그에 따라 관절의 각도가 달라지고,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하면서 근육 길이도 달라집니다. 이렇게 달라지는 관절 각도와 근육 길이를 ‘항상 같게’ 즉 ‘변하지 않게’ 하려면 어느 시점에서 움직임을 멈추고 고정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등척성운동은 몸의 특정 부위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근육이 수축할 때 움직임을 멈춰 관절 각도와 근육 길이를 고정하는 운동으로, 근육이 피곤해질 때까지 몸을 한 자세로 유지하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입니다.
다양한 등척성운동(아이소메트릭 엑서사이즈, Isometric exercise)
등척성운동은 어느 특정 운동 하나의 명칭이 아니라 운동방식에 따른 명칭입니다. 따라서 같은 원리에 따른 운동은 모두 등척성운동입니다.
벽에 등을 기대고 무릎을 직각으로 굽히고 앉아 일정 시간 몸무게를 지탱하는 ‘월싯(Wall Sit)’도 등척성운동이고, 몸을 널판지(플랭크)처럼 곧게 하고 엎드려서 일정 시간 몸무게를 지탱하는 ‘플랭크(Plank)’도 등척성운동이며, 두 손으로 벽을 밀고 서서 버티는 ‘월 플랭크(Wall plank)’도 등척성운동이고, 두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잡고 서서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힐 레이즈(발꿈치 들기, Heel raise)’도 등척성운동이며, 무릎을 세우고 누워서 엉덩이를 높이 들어 무릎부터 가슴까지 일직선이 되도록 하고 일정 시간 버티는 ‘글루트 브릿지(Glute bridge)’도 등척성운동이고,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등척성운동이 있습니다. 본인에게 적합한 운동을 선택해 시작하면 좋을 것입니다.
운동 시작 지점
월식(Wall Sit)은 건강 효과도 크고 특별한 준비물도 필요 없으며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운동입니다. 혼자 걸을 수 있다면 벽에 등을 기대고 앉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월싯이 마냥 쉬운 운동은 아닙니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나이가 있다면 30초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습니다. 또한, 운동의 목적이 어디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 선택한 운동이라면 할 수 있는 지점에서 시작하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꾸준함입니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적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10초든 20초든 꾸준히 하면 그리 멀지 않은 때에 10초가 30초가 되고, 20초가 60초가 되는 날이 올 것이고, 그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진 건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운동은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참고 자료
- BJSM: Exercise training and resting blood pressure: a large-scale pairwise and network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 CDC: Growing Stronger – Strength Training for Older Adults
- Cleveland Clinic: 9 Reasons You Should Do Wall Sits — and How To Get Started
- Johns Hopkins University: Isometric exercise training lowers resting blood pressure
- NHS: Strength exercises
- Mayo Clinic: Isometric exercise: Using body weight to lower blood press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