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후추를 향신료의 왕이라 하지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이 즐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후추가 단지 음식에 풍미를 더하는 것뿐 아니라 건강에 좋은 성분도 들어 있어서 약재로도 사용한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후추의 효능과 부작용, 그리고 후추 고르는 법과 먹는 법을 알아봅니다.
후추란?
후추는 후추과에 속한 덩굴 식물로, 원산지는 인도 남부 지역입니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고대시대에도 귀한 대접을 받아 귀족들의 사치품으로 쓰였으며, 금과 같은 값에 거래 되고, 그래서 현금 대신 사용할 정도였답니다.
후추의 역사는 참 거대합니다. 후추로 인해 대항해시대도 열리고, 후추로 인해 전쟁도 일어났다니까요.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나설 때 실제로 그가 찾고자 했던 것이 검은 황금이라 불리던 후추였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열린 대항해시대에 크고 작은 전쟁과 약탈이 끊이지 않았으며, 그 이면에 후추가 있었답니다. 지금은 후추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길고 긴 세월 동안 후추는 단순한 향신료를 넘어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던 것이지요.
후추는 기원전 13세기 고대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의 미라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었답니다. 그런데 그 쓰임새는 지금처럼 음식에 풍미를 더하는 양념이 아니라 부패 방지용 방부제였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 후추는 불멸의 약이라 여겨졌던 것이지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고대 이집트인의 생각이 다소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실제로 후추에는 육류의 부패를 방지하는 강력한 항균 성분이 들어 있답니다. 중세 유럽 귀족들이 후추를 사용한 용도도 바로 육류 저장입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고기를 오래 보관하려면 방부제가 필요했고, 후추에 들어 있는 성분이 부패 방지뿐만 아니라 고기에 맛과 향을 더했으니까요. 후추는 원산지인 인도는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세계 도처에서 오래전부터 약재로 써왔답니다.
영양 성분
후추에는 철분, 망간, 구리, 마그네슘, 칼륨, 칼슘, 인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K, 비타민C 및 비타민B군에 속한 비타민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후추에서 건강과 관련하여 주목하는 성분은 피페린입니다. 후추 고유의 맛과 향을 내는 이 성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후추 효능
- 강력한 항산화제가 있어서 암과 같은 악성 종양 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답니다.
- 강력한 소염 작용이 있어서 다양한 질병 치료를 도울 수 있답니다.
- 강력한 항균 작용이 있어서 감염을 예방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소화를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개선을 도울 수 있답니다.
-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있답니다.
-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이 있답니다.
- 다양한 방식으로 심혈관 건강을 돕는답니다.
- 혈당 수치를 낮추는 작용이 있답니다.
- 다른 영양분의 흡수를 돕습니다.
- 식욕을 낮춰 체중 감량을 도울 수 있답니다.
고르는 법과 먹는 법
후추는 수입 의존 식품 중 하나로,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후추는 알갱이 그대로인 통후추가 있고, 통후추를 곱게 갈아 포장한 분말후추(후추가루)가 있습니다. 또한, 후추라면 대개 검은색을 떠 올리고 영어명도 블랙페퍼(Black pepper)지만, 검은 후추(흑후추) 외에, 녹색 후추(녹후추)도 있고, 흰 후추(백후추)도 있으며, 붉은 후추(적후추)도 있습니다.
검은 후추, 녹색 후추, 흰 후추, 붉은 후추
후추의 색은 후추 열매(Peppercorns)을 언제 수확해서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후추 열매는 처음 녹색에서 익으면서 녹색이 연해지고 다 익으면 붉은색이 됩니다. 익으면서 색이 변하는 것이 우리가 즐겨 먹는 고추와 비슷합니다.
검은 후추(흑후추): 후추라 하면 떠올리는 바로 그 후추입니다. 이것은 덜 익은 녹색 후추 열매를 수확하여 끓는 물에 데친 후 말린 것으로, 이 과정에서 껍질 색이 검게 변합니다. 맛과 향이 가장 강합니다.
녹색 후추(녹후추): 색이 녹색인 녹후추는 아직 덜 익어 녹색인 후추 열매를 수확하여 소금물이나 식초에 넣는 절임 방식으로 만들기도 하고, 말려서 만들기도 합니다. 매운맛은 흑후추보다 적지만 향은 더 신선합니다.
흰 후추(백후추): 흰 후추(백후추)는 다 익은 붉은색 후추 열매를 수확하여 물에 담가 껍질을 벗겨낸 것입니다. 향과 맛이 부드럽습니다.
붉은 후추(적후추): 후추 열매를 나무에서 충분히 익힌 후 수확해 말린 것입니다. 흑후추보다 단맛이 더 있지만, 매장에서 보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흑후추가 맛과 향이 가장 강하므로 대개 열매가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여 흑후추를 만들고, 다 익은 열매는 껍질을 벗겨 흰후추를 만드니까요.
이 외에도 핑크후추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후추와는 전혀 다른 식물로, 남미에 자생하는 베리류의 일종입니다. 후추와 비슷하여 핑크후추라 부르지만, 베리류이므로 페퍼밀로 갈기보다는 칼로 다져서 사용합니다.
후추 고르기
위에서 본 것처럼 후추는 블랙 페퍼라는 이름과는 달리 여러 가지 색이 있고, 맛과 향의 강도도 다릅니다. 그리고 그 색마다 통후추도 있고, 통후추를 갈아서 포장한 분말후추도 있습니다. 후추를 고르는 데 세 가지 방법이 있겠네요.
편의성(통후추 또는 분말후추): 어쩌다 한 번 사용하고, 그래서 편한 것이 좋다면, 분말후추를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후추를 즐기신다면 통후추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후추는 갈아 놓으면 그 향이 쉽게 사라지니까요. 후추를 가는 것도 그리 불편하지 않습니다. 통후추를 페퍼밀(pepper mill)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살짝 몇 번 돌리는 것으로 끝나니까요. 향과 맛을 고스란히 누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페퍼밀이 주는 감성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맛과 향: 후추의 맛과 향에 따라 고를 수도 있습니다. 맛과 향이 강한 것이 좋다면 검은 후추(흑후추)를 구입하고, 적은 것이 좋다면 흰 후추(백후추)가 좋을 것입니다.
색상: 요리에 따라 색상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검은색이 부담스럽다면, 녹색도 있고, 붉은색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요리에나 무난한 백후추도 있습니다. 요리에 어울리는 색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 및 주의사항
후추의 오랜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일반적인 사용에서 후추는 안전하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다면 장기 복용 전에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한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먹고 있는 약과 상호 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후추를 고온에서 요리할 때 발암 물질 중 하나인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이 급격하게 많아진답니다. 이를 막기 위해, 후추는 조리가 끝난 후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분말 후추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떨어지므로, 음식을 상에 올리기 직전이나, 올린 후 식탁에서 넣는 것이 좋습니다.
이 정보는 의학적인 정보가 아니라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참고 자료로 이용하시고, 문제가 있다면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참고 자료
- Black pepper and health claims: a comprehensive treatise
- Immunomodulatory and antitumor activity of Piper longum Linn. and piperine
- Bactericidal activity of black pepper, bay leaf, aniseed and coriander against oral isolates
- Effects of piperine, the pungent component of black pepper, at the human vanilloid receptor (TRPV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