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아직 채 녹지 않은 땅을 뚫고 일찍 돋아나는 새싹을 보면, 봄이 왔다는 반가움과 함께 ‘무엇이 그리 급한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언 땅을 뚫고 돋아나는 것 중에 머위가 있습니다. 오늘은 머위 이야기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머위란?
머위(Petasites japonicus)는 국화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봄나물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머위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지만, 유럽과 북미 등 북반구 온대와 아한대 지역 그늘진 곳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공식 이름은 ‘머위’이지만, 지역에 따라 ‘머우’나 ‘머구’ ‘머웃대’ 등 다양하게 부르기도 하며, ‘봉두채’라 부르기도 합니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버터버(Butterbur)’라 부릅니다.
머위 또는 곰취
우리가 즐겨 먹는 봄 나물 중에 곰취가 있습니다. 둘 다 국화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나물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모양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잎과 줄기가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머위 잎은 위에서 보면 잎과 줄기가 이어지는 부분이 움푹 파여 구멍처럼 보이지만, 곰취는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파여 하트모양으로 보입니다. 둘을 함께 놓고 보면 잎 가장자리 모양도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머위 잎 가장자리는 톱니바퀴 모양이 들쑥날쑥하지만, 곰취 잎 가장자리에 난 톱니바퀴 모양은 가지런합니다. 또한, 머위 잎 뒷면은 거칠고, 곰취 잎 뒷면은 매끈한 것이 차이가 확연합니다. 물론, 둘의 향도 다릅니다.
머위의 특별한 성분과 건강상의 효능
머위는 산속 절에서 꼭 챙겨 먹는 나물 중 하나일 정도로, 오랜 세월 우리가 먹어온 나물입니다. 봄에는 어린잎으로 나물무침을 하기도 하고, 한여름 햇볕에 잎이 크게 자라면 살짝 데쳐 쓴맛을 뺀 뒤 쌈채소로 이용하기도 하고 국거리로 이용하기도 하며, 질겨지면 머위장아찌를 만들기도 합니다. 쌉싸름한 맛이 봄철 식욕을 돋우는데 그만인 나물이지요.
하지만 머위는 이렇게 나물로만 유명한 게 아닙니다. 예로부터 머위는 기침과 통증을 완화하고 부기를 빼며 독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증상에 약재로 써왔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머위를 약재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중세 유럽에서는 전염병 치료와 열을 내리는 데 머위를 사용했고, 17세기에는 기침과 천식은 물론 상처 치료에도 사용했으며, 근래에는 위경련 편두통 요로감염 등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정도로 약용 역사도 상당합니다.
연구 결과 머위에는 케르세틴, 푸키놀산, 카페인산, 베타카로틴 등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게 들어 있답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머위의 잠재적인 효능입니다.
-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효능이 있답니다.
- 편두통 증상 완화를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 완화 효능이 있답니다.
- 기침 완화를 도울 수 있답니다.
- 가래를 삭이는 진해거담 효능이 있답니다.
- 항염 및 소염 효능이 있답니다.
- 통증 완화 효능이 있답니다.
- 상처 치료와 피부 보호 효능이 있답니다.
- 해열 작용이 있답니다.
머위 이용 방법
머위는 우리나라 산과들에 자생하는 나물이지만, 요즘은 농가에서 재배도 해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이 좋을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직접 농가에 방문해 재배 과정도 살펴보면서 구매하면 좋겠지요.
머위는 서양에서도 편두통 등과 관련한 효능이 널리 퍼지면서 관련 상품도 많습니다. 말린 잎과 뿌리를 잘게 분쇄한 제품도 있고, 추출물로 만든 파우더나 알약 형태 제품도 있고, 캡슐 제품과 팅크제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지 믿을만한 회사에서 나온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구입할 때는 성분표에서 첨가물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구입 후에는 설명서를 읽고 용법과 용량을 따라야 합니다.
머위 차 만들기
머위 차를 만들 때는 먼저 말린 머위잎과 뿌리를 잘게 분쇄한 제품을 구입할 것인지, 선선한 머위 잎을 구입해 직접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 말려서 분쇄한 제품을 구입했다면 뜨거운 물에 적당량을 넣고, 녹차잎을 넣어 우리둣 우리시면 됩니다. 물의 양이나 머위의 양은 농도에 따라 달리하면서 본인의 입맛에 맞는 양을 찾으세요. 한두 번 내리다 보면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신선한 머위 잎을 사셨다면, 먼저 깨끗하게 씻은 후 채반에 올려 물기를 빼고, 바삭해지도록 햇볕에 널어 말리세요. 날씨가 좋지 않거나 대기 중 미세 먼지가 많다면 기름기가 없는 프라이팬에서 덖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덖을 때는 한 번에 덖는 것보다는 잠시 덖은 후 식히기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 덖은 후에는 열기를 뺀 후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시고, 녹차처럼 뜨거운 물에 우리시면 됩니다.
주의 사항
머위는 우리가 오랜 세월 먹어온 나물로, 일반적인 방식으로 먹을 때 대체로 안전하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 국화과 식물에 알러지가 있다면 피하거나 먼저 적은 양으로 확인해 봐야 합니다.
- 설사, 가스, 위장 장애, 졸림, 피로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답니다.
- 추출물 제품을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과 관련한 안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답니다.
- 머위 추출물에는 간과 폐를 손상시키고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PAs, pyrrolizidine alkaloids)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답니다. 대부분 제품은 이 성분을 제거해 만든답니다. 하지만, 구입할 때 그 제품이 ‘PA-free’ 인증받고 그 라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추출물 제품을 구입했다면 설명서에 적힌 용법과 용량을 지켜야 합니다.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 자료
- NIH: Butterbur
- J Clin Biochem Nutr: Antioxidant compounds of Petasites japonicus and their preventive effects in chronic diseases: a review
- BMJ: Randomised controlled trial of butterbur and cetirizine for treating seasonal allergic rhinitis
- Neurology: Petasites hybridus root (butterbur) is an effective preventive treatment for migr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