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욕 – 우리가 어려서부터 늘 해오던 일 중 하나입니다. 어머니께서 짜 놓은 일과표에 늘 들어 있던 ‘저녁 식사 전에 발 씻기’ 바로 그것이니까요. 그런데 그 발씻기가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네요. 그래서 오늘은 족욕의 효능과 족욕 방법을 알아봅니다.
힐링
언제부터인가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합니다. 어느 야트막한 동산이라도 올라 탁 트인 전경을 보면 ‘힐링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좋은 음악이 나오면 ‘힐링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이제는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가 보여주는 ‘먹고 사는 문제’에서 놓이고, ‘건강하게 사는 고민’을 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이렇게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병에 걸려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유엔 등 세계 여러 기구와 유수 저널에서 내놓은 자료도 그걸 보여줍니다. 우리나라는 근래 들어 경제 수준이 상당히 높아지고, 기대 수명도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길어졌지만, 건강 지수는 OECD 국가 중에서 하위권에 속한다니까요. 요약하면’, 오래 살기는 하지만, 아프면서 오래 산다!’
힘들게 달려온 날들입니다. 구태여 한국전쟁의 잿더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20세기 말 갑자기 몰아닥친 IMF 외환 위기를 딛고 달려왔으니까요. 흔히 말하는 ‘신발 끈을 꽉 조여 매고 달린 세월’입니다. 힘들었을 거예요. 그렇게 달리느라 우리 부모님들이 힘들었을 거예요. 힘들었을 거예요. 그렇게 달리느라 우리의 두 발이 힘들었을 거예요. 온종일 무거운 몸을 지탱하기도 버거운데, 가죽 구두에 갇혀 숨마저 제대로 쉬지 못 하면서 달렸을 테니까요. ‘아프다’ 소리도 못 하고, 그렇게 달리며 쌓이고 쌓인 피로와 고통이 허리와 가슴을 넘겨 차올라, 이제는 자연스레 입에서 ‘힐링’이라는 말로 흘러나오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발의 노래
하인리히 법칙이라 했던가요?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스물아홉 번의 작은 사고가 있고, 그 전에 삼백 번의 싸인이 있다지요? 그 싸인을 알아채지 못하고, 작은 사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무시했다가는 큰 사고가 일어난다 했지요? 그래서 우리 사회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힐링이라는 소리가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 우스갯소리로 들리고, 괜한 소리로 들릴지라도, 무시하고 지나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싸인일지도 모르니까요. 누군가 처음 내 놓은 ‘힐링’이라는 그 말에 여기저기서 자연스레 화답이 이어져 유행어가 되었다면, 이미 삼백 번의 싸인을 넘어 이제는 ‘나 다쳐서 아파!’라는 작은 사고자의 호소일지도 모르니까요. 어쩌면 열다섯 번째 사고자의 호소, 어쩌면 스무 번째 사고자의 호소, 어쩌면.
제2의 심장
힐링 – 그러면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물론 지금 어딘가 통증을 느끼거나 염려되는 부위가 있다면 병원에 가서 검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단지 ‘피곤’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싸인이 계속되고 있다면, 삼백 번의 싸인이 차기 전에 그 ‘피곤’을 관찰하고 다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온종일 가죽 구두에 갖혀 숨마저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도 우리의 체중을 지탱하는 발입니다. 온종일 그렇게 시달리고도 저녁이면 우리를 쉴 자리 가정으로 옮겨주는 발 말입니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장이 펌프질로 내보낸 혈액이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우리 몸 가장 낮은 발에서 다시 심장으로 되돌려져서 그렇답니다. 그런 발이 건강이 나빠지면 우리 몸을 지탱할 수도 없고, 운동량이 부족해져서 심폐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답니다. 건강 하려면 잘 걸어야 하고, 잘 걸으려면 발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발 건강 관리에 중요한 것이 피로 해소와 혈액 순환이고, 족욕에 바로 그 효과가 있답니다.
족욕의 효과
족욕의 효과와 관련하여 말들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효과 저런 효과 수 많은 효과를 말하고, 어떤 사람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하기도 합니다. 근래 들어 서구에서도 해독 족욕과 관련해서 말들이 많았습니다. 족욕이 몸의 독성을 배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었고, 족욕 후 물색이 변한 것을 발에서 독성분이 나와서 그런 것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족욕 후 물을 분석해보니 특별한 독성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족욕 전과 후에 측정한 독성 수치에도 변화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답니다.
맞는 말입니다. 족욕이 만병통치 처방일 리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족욕이 백해무익한 것도 아닐 것입니다. 여러 선전 문구와 검증이라는 데이터 이전에 우리 몸이 아는 그 무엇이 있으니까요. 온종일 무거운 몸을 지탱하고 걷느라 힘이 들었던 발이 느낀 그 ‘피로’라는 증상이 우리 몸이 알고, 그래서 ‘쉬고 싶다’ 말을 하니까요.
그리고 저녁에 퇴근 후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면 느끼는 그 ‘편안한’ 증상을 우리 몸이 알고, 그래서 ‘아 나른하고 좋다! 말을 하니까요. 이것이 바로 족욕의 효능이고 족욕의 효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족욕의 효과에 ‘피로 해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효과를 말합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족욕의 효능입니다.
- 피로 해소를 돕습니다.
- 혈액 순환을 돕습니다.
- 수족냉증 완화를 돕습니다.
- 신진대사 촉진을 돕습니다.
- 불면증 개선을 돕습니다.
생각보다 족욕 효과가 작다고 생각하시나요? 적은 것이 아닐 것입니다. 피로를 해소하고, 혈액 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불면증을 개선하는 것은 건강에 꼭 필요한 요소니까요. 피로가 쌓이면 몸의 다른 기관도 나빠지고,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혈관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도 건강에 나쁠 테니까요. 그렇다면 족욕은 처음부터 아프지 않도록 하는 효능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 어떤 운동보다도 힘도 들지 않고 비용도 들지 않으면서요.
족욕 방법
족욕 방법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기본은 간단합니다. 적당한 크기의 대야에 따듯한 물을 받아 놓고 일정 시간 동안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때 물에 특별한 오일 몇 방울을 첨가하면 좋다고 하기도 하고, 소금을 넣으면 좋다고 하기도 하며, 특별하게 제조한 디톡스 용액을 넣으면 좋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간단한 방법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족욕을 꾸준히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으려면 준비하는 과정도 가능한 한 간단해야 좋으니까요. 게다가 ‘효능이 있다 없다’ 말들이 많은 그 무엇에 신경 쓰는 것 자체가 피곤을 가중 시키는 일이고, 그런 것 없이 따듯한 맹물에 하는 족욕만으로도 우리 몸은 편안함을 느끼니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하게,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족욕을 하기 전에 물을 한 컵 마십니다. 족욕 중에 땀이 나 우리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니까요.
- 대야에 40도 정도의 물을 준비합니다. 물의 양은 복숭아뼈에서 5cm쯤 올라올 정도면 적당하답니다.
- 평소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물의 온도를 약간 낮추는 것이 좋답니다.
-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시간은 20~30분 정도면 적당하답니다. 의자에 앉아 물에 발을 담그고 책을 봐도 좋고, 편안한 음악을 들어도 좋겠지요.
- 족욕 중에 물이 식으면 더운물을 조금 보충하면 됩니다. 물 온도 유지 기능이 있는 족욕기를 이용해도 좋습니다.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족욕 방법은 ‘꾸준히’라는 방법입니다.
정리
저는 오랫동안 반신욕과 족욕을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반신욕을 기본으로 하고, 그게 귀찮을 때는 족욕을 합니다. 오랫동안 그렇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왔습니다. 물론 하기 싫은 날도 있지요. 하지만 반신욕과 족욕을 하고 나면 느끼는 그 편안함을 생각하면 귀찮은 생각도 다 사라지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투자 최대효과 건강 비법’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꾸준히 할 때 이야기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