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로, ‘어디나 다 들어가는 것, 안 끼는 데 없는 사람’을 가리킬 때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말에는 ‘필수는 아니다’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필수는 아닌데 한약 처방 어디에든 다 들어가는 약재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이유로 인해 ‘필수 약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주연인 듯 조연이고, 조연인 듯 주연인 감초의 효능 이야기입니다.

약방의 감초, 하지만 화룡점정

단맛이 설탕의 50배

감초는 콩과 감초속(글리시리자, Glycyrrhiza)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현재 이 속에는 21종이 들어 있습니다. 이 중 대한민국약전에 올라 있는 감초는 세 종으로, 하나는 감초(G. uralensis)이고, 다른 하나는 창과감초(脹果, G. inflata)이며, 마지막 하나는 광과감초(光果, G. glabra)입니다.

이름이 낯섭니다. 하지만 이름은 대개 그 대상의 특징에 따라 짓는 걸 고려하면 오히려 이름을 통해 잘 알지 못하는 대상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감초(甘草)라는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자명을 우리 말로 풀으면 ‘단풀’입니다. ‘단맛이 나는 풀’이라는 뜻이지요. 이것은 이 풀의 속명인 ‘글리시리자(Glycyrrhiza)’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어 ‘글리키스(glykys)’는 ‘단맛’을 뜻하며, ‘리자(rhiza)’는 ‘뿌리’를 뜻합니다. 글자 그대로 옮기면 ‘단뿌리’ 즉 ‘감근’입니다. 이름이 보여주는 것처럼, 감초의 지표성분인 ‘글리시리진’의 단맛은 설탕의 50배에 해당할 정도로 강하답니다.

품종 – 감초, 창과감초, 광과감초

종명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초(G. uralensis)의 종명이 ‘우랄렌시스’인 것은 ‘우랄’ 지역 감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랄감초’라 부르기도 하고 외국에서는 ‘중국감초(Chiness licorice)라 부르기도 합니다. 창과감초(脹果, G. inflata)에서 ‘창’자는 ‘배부를창’자로, ‘팽창’에 ‘창’자 맞습니다. ‘배부른 열매 감초’라는 뜻인데, 열매 모양이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종명인 라틴어 ‘인플라타(inflata)’도 ‘팽창(inflation)’을 뜻합니다. 또한, 광과감초(光果, G. glabra)에서 ‘광’자는 ‘빛광’자입니다. ‘빛나는 열매 감초’라는 뜻인데, 열매가 털이 없이 매끈하기 때문으로, 종명인 라틴어 ‘글라브라(glabra)’는 반질반질한 것(glossy)을 뜻합니다. 광과감초는 털이 없이 밋밋해서 ‘민감초’라 부르기도 합니다. 참고로, 감초 관련 글을 보면 ‘자감초’라는 이름도 보입니다. ‘자감초’는 품종명이 아닌, 감초를 불에 달구거나 볶은 것을 말합니다.

산지 – 양외감초, 신강감초, 유럽감초

감초는 산지(재배지역)에 따라 부르기도 합니다. 내몽고 양외 지역에서 나는 감초를 양외감초라 부르고, 만주 지역에서 나는 감초를 만주감초라 부릅니다. 또한, 중국 신강 지역에서 나는 감초를 신강감초라 부르고, 유럽에서 나는 감초를 유럽감초라 부릅니다.

양외감초와 만주감초는 대개 우랄감초(G. uralensis)이고, 신강감초는 대개 창과감초(G. inflata)이며, 우즈베키스탄 등 유럽에서 나는 감초는 대개 유럽종인 광과감초(민감초, G. glabra)랍니다. 이들 모두 뿌리를 말려 약재로 사용하는데, 내몽고 양외 지역에서 나는 자연산 양외감초의 약성이 가장 좋답니다. 감초는 우리나라 풍토에 맞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약재입니다. 근래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재배하지만, 국내산은 아직 약재로 널리 쓰이지 않는답니다.

서양 쫀드기

감초 젤리
서양에서 감초는 주로 유럽종인 광과감초(G. glabra)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리코리스(리커리쉬, licorice/Liquorice)’라 부릅니다. 이 품종은 약재로 사용할 뿐아니라, 단맛이 강해서 사탕 원료로도 쓰입니다. 리코리스 캔디(리커리쉬)는 주로 검은색 나선형 로프 모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비닐봉지 포장 상태와 느낌이 쫀드기와 비슷해서 서양 쫀드기라 부르기도 하고, 감초 특유의 향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는 캔디이기도 합니다. 체리맛, 딸기맛, 오렌지맛 등 색소와 과일향을 넣어 맛은 물론 모양도 달리한 캔디도 있지만, 리코리스 성분이 들어 있는 캔디는 특유의 향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감초의 유효 성분인 글리시리진의 부작용으로 인해 이 성분 대신 향을 넣어 만든 캔디도 있습니다.

화룡점정 – 주연 같은 조연, 조연 같은 주연

감초는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뜻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한약 처방에 두루 쓰이는 약재로 유명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감초는 다른 약재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해독제로 작용하며, 단맛으로 한약을 먹기 좋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런 작용으로 감초는 다른 약재의 효능을 돕는 조연처럼 보이지만, 감초의 해독 작용으로 인해 다른 약재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증 완화 등 감초 본연의 효능도 있어서 조연이 아닌 화룡점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양 성분

감초에는 트리테르페노이드, 플라보노이드, 쿠마린 등 건강을 도울 수 있는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 있답니다. 이들 성분 중에서 약효와 관련하여 특별히 주목하는 성분은 글리시리진(Glycyrrhizin)과 리퀴리티게닌(Liquiritigenin)이랍니다. 우리 몸에서 항염, 진통 등 다양한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약재로 사용하는 감초는 유효 성분인 글리시리진 함량이 2.5% 이상이어야 하고, 리퀴리티게닌 함량은 0.7% 이상이어야 합니다.

감초 효능

감초는 중국과 우리나라뿐 아니라,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 이래 유럽에서도 널리 사용해온 허브입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감초의 잠재적인 효능입니다.

  • 항염증 작용으로 위염 기관지염 등 만성적인 질병 치료를 도울 수 있답니다.
  • 소화를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위 보호 효능이 있답니다.
  • 호흡기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 피로 회복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면역력 증진 효능이 있답니다.
  • 인후통 등 감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답니다.
  • 항암 작용이 있답니다.
  • 진통 효능이 있답니다.
  •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 효능이 있답니다.
  • 스트레스 완화 효능이 있답니다.
  • 우울증 완화 효능이 있답니다.
  • 해독 작용으로 간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효능이 있답니다.
  • 피부 진정 효능이 있답니다.

감초 고르기

감초 등급

감초 중에서 약성이 가장 좋은 것은 내몽고 양외 지역 자연에서 채취한 양외감초랍니다. 하지만 급격한 사막화로 인해 식물 채취를 규제하고 있어서, 자연산 감초 출하량이 매우 적답니다. 물론 감초는 재배종도 있습니다.

감초는 네 등급으로 나뉩니다. 가장 좋은 것은 특호이며, 그 아래로 1, 2, 3호가 있습니다. 3호는 머리 부분의 직경이 7mm 이상이어야 하며, 7mm가 안 되는 것은 등외품입니다.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것은 대개 2호 이상이며, 3호는 제약회사에서 사용한답니다. 위의 기준에 따라 좋은 감초라면 자연산 양외 특호나 양외 1호겠네요. 물론 유효성분 함량 기준도 충족해야겠지요.

감초 고르기

약효를 위해 구입하는 것이라면 어느 감초든지 유효성분 함량 기준을 충족한 3호 이상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딱딱한 것보다는 손으로 쉽게 부러뜨릴 수 있는 것이 좋고, 부러뜨릴 때 가루가 많이 나는 것이 좋답니다. 감초는 맛이 달아서 감초입니다. 단맛이 나야 하고, 색도 노랗고 탁하지 않은 것이 좋답니다.

감초 추출물 보충제

감초 추출물로 만든 제품은 다양합니다. 감초 치약도 있고, 보습제 등 피부 미용 제품도 있습니다. 물론, 추출물로 만든 캡슐 제품도 있고, 분말(파우더) 제품도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구입하든지 믿을만한 회사에서 나온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구입하기 전에 성분표에서 성분과 함량을 확인하고 첨가물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구입 후에는 설명서에 적힌 복용법과 주의 사항을 읽고 따라야 합니다. 제품에 따라 성분과 함량이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섭취량도 다를 수 있습니다.

감초 먹는 법

감초
감초는 여러 약선 요리에 널리 쓰이는 약초입니다. 하지만 매번 요리하는 것은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준비하기 편하고, 즐길 수 있는 먹는 법 중에 감초차가 있습니다. 감초차는 대개 감초를 불에 굽거나 볶아서 만든 자감초를 쓴답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자감초 만들기

  • 감초를 편으로 썰어 깨끗이 씻습니다.
  • 씻은 감초편을 채반에 올려 말립니다.
  • 마른 감초를 프라이팬에서 볶습니다. 주의할 것은 프라이팬의 기름기를 제거한 후 사용해야 하며, 타지 않도록 뒤집으면서 볶아야 합니다.
  • 볶은 자감초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합니다.

감초차 만들기

감초차는 자감초를 녹차처럼 뜨거운 물에 우려 만들어도 되고, 포트에 넣고 끓여도 됩니다. 뜨거운 물에 자감초를 넣으면 감초의 성분이 우러나 노란 감초물이 됩니다. 또한, 물 500mL에 자감초 10g을 넣어 끓여서 만들기도 합니다. 평소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입맛에 맞게 우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농도는 넣는 감초 양과 물의 양 그리고 우리는 시간으로 맞추면 될 것입니다.

부작용 및 주의 사항

감초는 말이 많은 약초 중 하나일 것입니다. 위험하다는 글도 많고, 안전하다는 글도 많습니다. 이것은 일반인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한약재를 다루는 전문가 중에도 위험하다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음식에서 섭취하는 감초는 대체로 안전하답니다. 하지만 감초를 다량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답니다. 또한,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답니다.

감초와 관련한 가장 큰 부작용은 감초의 유효 성분인 글리시리진산 때문이랍니다. 이 성분이 감초의 약효를 판단하는 유효 성분이지만, 과다 복용하거나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체내 칼륨 수치를 떨어뜨리고, 그로 인해 고혈압, 부정맥, 부종, 심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자료에는 임산부와 수유부 그리고 간장, 신장, 심장 등의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미국 식약처(FDA) 자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을 포함하여 본 사이트에 올려진 모든 정보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그리고 감초를 장기간 복용하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평소 칼륨 섭취량 문제도 있고, 약물 간 상호 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특별한 상황에서 다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