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약과 음식의 근원이 같다’는 말입니다. 약이라면 화학 분자 구조식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음식이 곧 약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건강하게 살기 위해’ 먹으니까요. 달리 말해서 음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생명을 유지하니까요. 약과 음식 모두 건강한 삶을 위한 것이니까요.

약이거나 독이거나

하지만 음식이라고 해서 모두 약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소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소금은 우리가 반드시 먹어야 할 무기질 중 하나로, 우리 몸에 소금이 부족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양을 넘어서면 역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약과 독은 그 양에 있다’는 말처럼, ‘적당히’를 넘어서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 음식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관찰해야 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음식 본연의 가치인 건강한 삶에 도움 되는 음식인지 관찰해야 하고, 그 양이 적당한지 생각해야 합니다. ‘양념’이라는 단어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양념과 약념

우리는 음식의 맛을 돋우기 위해 조금 넣는 재료를 ‘양념’이라 하는데, 이 단어는 한자어 ‘약념(藥念)’에서 왔답니다. 음식이 ‘약(藥)이 되도록 생각(念)하며 넣는 재료’라는 뜻이겠지요. 맞는 말입니다. 어떤 재료에 어떤 양념을 넣어야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 되는지 생각해야 하고, 얼마나 넣어야 적당한지 그 양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양념’ 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식동원’이라 했고, ‘약과 독은 그 양에 있다’고 했으니까요. 건강한 삶을 위해 먹는 음식이 약이 되도록 생각하며 접시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더 건강한 식단을 위한 세 가지 간단한 방법


하버드대학교 메디컬 스쿨은 ‘더 건강한 식단을 위한 세 가지 간단한 방법(3 easy ways to eat a healthier diet)‘이라는 글을 통해 ‘음식을 약이 되게 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 방법은 정말 간단해 누구나 할 수 있고, 실패할 리 없는 방법입니다. ‘약식동원’이라는 말에 동의하고, ‘약과 독은 그 양에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시도해 보세요. 그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진짜 음식만을 목표로 하라.

가장 먼저 할 일은 그동안 식탁에 올렸던 음식을 실제 음식과 가공식품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공식품은 건강에 더 좋은 실제 음식으로 바꿉니다. 예를 들어, 고도로 정제된 흰밀가루로 만든 파스타는 통곡물 파스타로 바꾸고, 백미 대신 현미나 퀴노아 같은 잡곡으로 바꿉니다. 물론, 간식도 예외가 아닙니다. 평소 감자칩을 즐겼다면 감자칩 대신 구운 병아리콩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할만합니다.

가공식품은 만성적인 염증,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단에서 가공식품을 내리고 채소, 콩류, 과일, 통곡물, 견과류와 씨앗류, 닭고기 등 가금류, 우유와 유제품을 올립니다. 건강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지중해식 식단을 고려하는 것도 좋습니다.

2 식사 시간과 간식 시간을 정하라.

하루 세 끼 식사 시간을 정하고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간식도 즐긴다면 간식 시간도 정하고 시켜야 합니다. 휴대전화로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식욕을 억제해 추가적인 열량 섭취를 막을 뿐만 아니라 위에 주는 부담도 덜고, 열량 공급도 규칙적으로 이뤄져 건강에도 더 좋을 것입니다. 특히, 저녁 늦은 시간 간식은 금물입니다.

3 한 번 분량을 줄여라.

먹을 것이 풍부한 요즘 대부분의 사람은 본인에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먹고 있고, 이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를 느끼고 있습니다. 하루 세끼 정해진 식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면 정해진 식사 시간에 접시에 올려진 음식의 양을 줄여보세요. 하루 필요한 열량이 2천 칼로리인데 섭취량이 3천 칼로리라면 접시에 담긴 음식에서 1/3을 줄여야 합니다.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날마다 30분 정도 운동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본인의 몸무게(kg)에 33을 곱합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이라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약 2310Kcal이고, 체중이 50kg이라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은 약 1650Kcal입니다. 섭취량이 이보다 많다면 그만큼 줄여야 합니다.

하나하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의지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변화를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던가요? 바로 그렇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먼저 지금까지 식습관을 살펴보고 뺄 것이 무엇인지 정리하세요. 그리고 식사 시간이 규칙적인지, 언제 간식에 손이 가는지 살펴보고 정리하고, 하루에 먹는 양과 한 번에 먹는 양을 살펴보세요.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일주일에 하나씩 시도해도 3주면 모든 것이 끝나고, 그렇게 3주를 보내는 과정에서 새로운 식습관의 씨앗이 발아를 준비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