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만 보’는 걷기와 관련하여 상식처럼 통용되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1만이라는 숫자는 그리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걷는 것은 고사하고, 편한 의자에 앉아서 1부터 1만까지 숫자를 세는 것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이니까요. 실제로 큰맘 먹고 공원에 나가 땀을 흘리며 걸어보아도 고작 2천 보에 머물기 일쑤입니다. 걷고 걸어도 건강해지려면 채워야 한다는 1만 보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큰맘 먹고 시작한 걷기를 중도에 포기하곤 합니다.

그럴까요? 정말 하루에 만 보를 걸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까요? 많은 사람이 말하는 ‘한 번에 30분 이상 땀나도록 걷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말이 맞는 말일까요?

여기 ‘하루 만 보 걷기’를 검증한 자료가 있습니다. 연구자는 ‘하루 1만 보’의 통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시작해서 실제로 하루에 얼마나 걸어야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를 오랜 기간 수많은 참가자를 관찰해 정리했습니다. 여기서 걷기의 답을 찾으세요. 이 글은 하버드대학교 의학대학원의 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하루 만보’ 또는 그보다 적게?

‘하루에 1만 보’는 황금률처럼 통용됩니다. 이 숫자는 만보계를 파는 데 이용되었고, 직장인들 사이에 걷기 경쟁을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달성하기 힘든 숫자입니다. 1만이라는 다섯 자리 숫자를 계속해서 달성하지 못하면, 결국 걷기를 완전히 포기하기도 합니다.

아이민리 박사(I-Min Lee, 브리검 우먼스 하스피탈(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감염병전문의, 하버드대학교 의학대학원 교수, 신체 활동에 관한 연구자)와 그녀의 동료들은 ‘하루 1만 보’의 근거와 그 타당성에 관해 조사했습니다. 그들은 미국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최근 연구를 통해 사망률에 관한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답합니다. 하루에 몇 걸음을 걸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까? 걸음 수가 같다면 걷기 강도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까?

‘하루 만보’의 기원

걷기
아이민리 박사는 ‘만 보’라는 숫자의 기원이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밝혔는데, 이때는 일본의 어느 회사가 ‘만보계’라는 이름의 만 걸음 걸음 수를 재는 장치를 만든 때입니다. 그녀는 ‘만보계라는 이름은 마케팅 수단’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종종 운동 기구의 기본 설정이 될 정도로 건강과 관련한 생각에 깊이 뿌리 내렸기 때문에, 그녀는 그 숫자에 건강과 관련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노년 여성의 신체 활동과 건강 간의 연관성에 관해 연구해왔기에, 이 연구 역시 노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그룹은 활동이 적은 경향이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더 자주 일어나는 건강 관련 문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연령층입니다. 이 연구는 62세에서 100세 사이의 여성 16,741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들의 평균 연령은 72세였습니다. 2011년에서 2015년 사이에 행한 이 연구에서 모든 참가자는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진동과 움직임을 추적하는 장치인 가속도계라는 장치를 착용했습니다. 이 연구의 중심 질문은 걸음 수를 늘리는 것이 사망률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는지입니다.

연구 결과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로 앉아서 지내는 여성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2,700보입니다.
  • 하루에 평균 4,400보를 걷는 여성은 사망률이 41% 감소했습니다.
  • 사망률은 하루 걸음 수가 7,500보에 이르기까지 점차 낮아졌습니다.
  • 활동이 가장 많은 그룹의 사망률은 활동이 가장 적은 그룹의 사망률보다 한해 인구 1천 명당(1,000 pereson-years) 9명이 적었습니다.

따라서, 사망률이 주요 관심사라면 이 연구는 하루에 7,500보를 걷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이 걸음 수는 일반적인 목표인 1만 보에서 25% 적은 수치입니다.

연구의 한계

아이민리 박사는 이 연구는 단지 두 가지 요소만 관찰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나는 사망률입니다. 이것은 삶의 질이나 인지 기능이나 신체 조건과는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삶의 질을 최고치로 만드는 데 필요한 목표 걸음 수가 얼마인지,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 목표 걸음 수가 얼마인지, 신체적인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목표 걸음수가 얼마인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녀가 답하고자 한 두 번째 질문은 걸음의 강도가 중요했는지 여부입니다. 걸음 강도는 중요치 않습니다. 그녀는 ‘모든 걸음이 유효하다’고 말합니다.

연구의 전망

이 연구의 범위는 좁지만, 아이민리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보다 큰 그림을 제시합니다.

  • 정한 시간에 자주 운동 권장량을 측정합니다. 2008년부터 미국 연방정부는 한 주에 적어도 150분의 중간 정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걸음 수를 세어 운동량을 정량화하면 운동을 더 잘하고 덜 부담스럽게 여기도록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2천 보 추가해서 적어도 하루에 4,400보를 걷도록 해야 합니다. 2천 보는 1마일(약 1.6Km)에 해당하는데, 그 거리를 한 번에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 번에 걷는 대신,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추가로 더 걷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민리 박사는 모든 사람, 특히 추가로 더 걸으려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세요.
  • 주차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빈자리에 주차하세요. 건물 출입구에 가장 가까운 자리가 아닙니다.
  •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목적지보다 한 정류장 전에 먼저 내리세요.
  • 집에서는 집안일을 잘게 쪼개서 하세요. 저녁 식사 후 빈 접시를 주방으로 가져갈 때 한 번에 가져가지 말고 여러 번에 나누어서 가져가거나, 장 본 것을 차에서 집으로 들일 때 한 번에 하지 말고 여러 번에 나누어서 나르세요.

아이민리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쌓입니다. 1만이라는 숫자에 겁먹거나 포기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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