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세린은 우리에게 익숙한 제품 중 하나입니다. 효과가 좋은 것이 가격도 싸고 양도 많아서 한 통이면 수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유해성 논란도 있습니다. 오늘은 바세린 이야기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바셀린의 다양한 이름
바세린, 바셀린, 페트롤리움 젤리, 페트롤라툼, 이름이 다양합니다. 어떤 글에는 바세린(Vaseline)이라 적혀 있고, 어떤 글에는 바셀린이라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글에는 페트롤리움 젤리(Petroleum jelly)라 부르기도 하고, 페트롤라툼(Petrolatum)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듯 이름은 다양하지만 모두 같은 물질을 일컫는 이름입니다.
미네랄 오일과 왁스의 혼합물인 이 물질은 석유에서 여러 종류의 기름을 걸러내고 남은 부산물로, 백색 또는 연한 황색의 젤리 형태 혼합물입니다. 석유(페트롤리움, Petroleum)에서 나온 젤리 형태 물질이어서 페트롤리움 젤리(Petroleum jelly)라 부르기도 하고, 페트롤라툼(Petrolatum)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바세린 또는 바셀린
한편, 바세린 또는 바셀린은 영국/네덜란드계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에서 내놓은 ‘페트롤리움 젤리’의 제품명(상표)입니다. 하지만 오랜 역사와 독보적인 위치로 인해, 이 이름은 이런 류의 모든 제품을 가리키는 일반명사처럼 쓰입니다. 마치 ‘봉고’라는 고유명사가 ‘미니밴’을 일컫는 일반명사로 쓰이는 것과 같습니다. 유니레버 제품의 영어 표기는 Vaseline이며, 한글 표기는 ‘바세린’입니다. 그런데 국어사전에 등재된 우리말 표준어는 ‘바셀린’이며, ‘바세린’은 비표준어라 적혀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바세린’은 유니레버사에서 내놓은 제품의 이름이고, 국어사전에 등재된 ‘바셀린’은 모든 페트롤리움 젤리를 가리키는 일반명사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바세린’을 사용하겠습니다.
바세린 효과
바세린의 주성분인 페트롤리움 젤리는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는 보호막 기능이 탁월하답니다. 이런 작용으로 바세린은 다양한 피부 케어 제품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바세린의 효과입니다.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나 겨울이면 입술이 마르곤 하지요? 심하면 입술이 터서 피가 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입술에 바세린을 발라보세요. 그 어느 립밤보다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바른 후 미끌거리는 느낌이 싫다면 티슈로 살짝 닦으면 좋습니다.
- 거칠어진 팔꿈치나 발꿈치에 발라보세요. 바세린이 주름진 피부 곳곳에 스며들어 수분 유지를 도와 거친 피부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 손톱이나 발톱 주변 큐티클(각질층)이 심한가요? 바세린을 바르고 잠시 후면 큐티클이 부드럽게 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큐티클로 인한 통증 완화는 물론, 손톱 미용에도 좋습니다.
- 가벼운 상처나 화상에도 바세린은 효과가 있답니다. 이때는 먼저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바세린을 발라야 합니다. 소독하지 않은 채 바르면 상처에 남아 있는 균도 바세린 보호막에 갖히게 되니까요. 물론, 심한 상처나 화상이라면 치료제를 써야합니다.
- 바세린은 기저귀로 인한 발진에도 좋답니다. 이때는 먼저 발진 부위를 깨끗이 닦고 물기를 말린 후 바르는 것입니다. 수분이 남아 있는 채로 바세린을 바르면 수분도 함께 바세린 보호막에 갖히게 되니까요.
- 머리 염색할 때나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를 때 이마나 손톱 주면에 바세린을 바르면 피부에 염색약이나 메니큐어가 묻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향수를 뿌리기 전에 뿌릴 부위에 바세린을 살짝 바른 후 향수를 뿌리면 향기가 더 오래 지속된답니다.
이 외에도 바세린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순수한 바세린의 성분은 100% 페트롤리움 젤리여서 그 자체로 방습과 윤활 작용이 있답니다. 손가락이 부어 반지가 빠지지 않을 때 바세린을 바르고 살살 돌리면 꽉 낀 반지를 쉽게 뺄 수 있고, 삐걱거리는 문 경첩에도 발라도 좋으며, 철물의 녹방지를 위해 발라도 좋습니다. 또한, 바세린은 가죽 제품 손질에도 효과가 있답니다. 구두약이나 슈크림이 없을 때 바세린을 바른 후 닦아보세요. 윤이 나고 가죽의 질감이 살아날 것입니다.
부작용 및 주의 사항
바세린의 역사는 1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의 화학자 로버트 체스브러(Robert Chesebrough)가 유전 노동자들이 석유를 뽑아 올리는 펌프에 묻어 있는 석유 찌꺼기(로드 왁스, rod wax)를 상처에 바르는 것을 보고, 로드 왁스를 정제하여 바세린이라는 이름의 의약품을 만들었답니다. 바세린을 향한 의혹의 눈길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바세린이 석유 찌꺼기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석유 찌꺼기가 인체에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까요.
실제로 몇 년 전에는 유럽연합(EU)에서 바세린의 원료인 페트롤라툼이 발암성 물질이라고 밝히면서 안전과 관련한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반론도 있습니다. 바세린을 시판하는 유니레버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바세린은 3중으로 정제된 순도 100% 페트롤라툼 제품으로, 발암 물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달리 말하면, 석유의 부산물인 페트롤라툼은 발암 물질이 맞다는 것이고, 이 물질을 고도로 정제해서 만든 바세린 제품은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연합(EU)은 페트롤라툼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모든 정제 과정과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페트롤라툼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많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지만, 이런 제품을 구입할 때는 제품에 표기된 성분표와 설명서에서 정제 과정과 페트롤라툼 순도 및 유해성과 관련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지요.
주의 사항
- 바세린은 인체 외부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답니다.
- 석유 기반 제품에 알러지 반응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답니다.
- 구입하기 전에 제대로 정제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답니다.
정리
페트롤리움 젤리를 원료로 한 바세린은 뛰어난 보습 효과로 유명합니다. 가벼운 상처나 피부 트러블에 바르기도 하고, 일반 윤활 작용이 필요한 곳에 바르기도 하는 등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고 효과도 좋습니다. 하지만 발암물질과 관련한 경고도 있어서, 제대로 정제된 제품인지 확인한 후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인체 외부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답니다.
참고 자료
- ECHA: Petrolatum
- Mayo Clinic: Petroleum jelly: Safe for a dry nose?
- Vaseline: Vase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