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시원하고 상큼한 느낌이 들지요? 우리에게는 참외와 함께 대표적인 여름 과일 중의 하나일 거예요. 물론 여름에는 ‘여름’이라는 계절 이름처럼 먹거리 ‘열매 (여름)’가 많아요. 그래서 어느 하나를 대표라 할 수는 없을 거예요. 더군다나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사시사철 언제나 다양한 과일을 먹을 수 있으니, 제철 과일이라는 말도 무색하긴 해요.
여기서 잠깐요.
저는 이 글에서 수박을 채소가 아닌 과일로 부를 것입니다. 이에 관한 기준은 ‘오이 효능’을 참고하세요. 그 글 도입부에 ‘과일’과 ‘채소’ 두 용어에 관한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요약하자면, 과일과 채소라는 두 용어는 동일 선상에 있는 용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수박을 과일이라 하는 기준은 오이를 채소라 부른 기준과 같습니다. 일상적인 기준, 우리 정서상의 기준을 따른 것이지요. 식물학 기준으로 보면 오이와 수박 모두 과일입니다. 히지만 오이와는 달리 수박을 사려면 채소 가게가 아닌 과일 가게로 가야 할 거예요. 그래서 과일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과채류’라는 용어는 아직 보편적이지 않은듯하여 이 글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수박 – 박과에 속한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일대입니다.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재배한 유서 깊은 과일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워터멜론 (Watermelon)’이라 부릅니다.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물이 많은 멜론’이고, ‘물이 많은 박’이랍니다. 물이 많긴 많나봅니다.
수박은 수분 함량이 많고 당도가 높아 어디서나 주목 받는 과일입니다. 수박맛 아이스크림이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도 인기 있는 과일이지요. 달고, 시원하고, 먹기 편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합니다. 물론 당도는 지역과 일조량 등에 따라 다르지만, 그래도 대개는 당도가 높습니다. 출하량에 따라 값이 비싼 나라도 있지만, 북미에서는 저렴한 과일 중의 하나입니다. 요즘 가격을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도 싼 편은 아니지요? 현재 최대 생산국은 중국이며, 터키와 이란 브라질이 그 뒤를 잇습니다.
요즘 이 과일이 건강식품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건강상의 효능이 있으니까요.
(참고) ‘씨 없는 수박’은 1939년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는 우장춘 박사가 소개했으며, 북미에서도 유통되는 수박 대부분이 씨 없는 수박일 정도로 대 히트 상품입니다.
어떤 성분이 들어 있나요?
1. 수분 함량이 많고, 칼로리는 낮습니다.
약 92%가 수분일 정도로, 대표적인 수분 함량이 많은 과일 중 하나입니다. 열량은 낮습니다. 100g에 열량은 30kcal 들어 있고, 섬유질은 0.4g, 당분은 6.2g이 들어 있습니다. 단백질 함량은 0.6g이며,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없습니다.
2. 비타민 함량이 많습니다.
100g으로 비타민A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11%, 비타민C는 13%를 얻을 수 있습니다. 티아민 리보플라빈 니아친 엽산 등 비타민B군의 비타민도 각각 하루 권장 섭취량의 1~2% 정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다양한 미네랄이 들어 있습니다.
100g에서 칼륨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3%, 마그네슘 구리 망간은 각각 2%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칼슘 철분 인 아연 셀레늄 등 미네랄이 다양하게 들어 있습니다.
4. 시트룰린이 풍부합니다.
이 과일의 학명 Citrullus lanatus에서 이름을 따온 ‘시트룰린’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서 다른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으로 변형되어 심혈관 건강을 돕습니다.
5.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카로티노이드에 속한 라이코펜(리코펜)과 베타카로틴, 플라보노이드, 비타민C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건강을 돕는 귀한 성분입니다. 잘 익은 과일에 항산화 성분 함량이 많습니다.
어떤 효능이 있나요?
1. 수분 공급에 좋습니다.
물은 우리 몸의 근간을 이루는 성분 중 하나입니다. 70%가 넘으니까요. 우리 몸의 기능과 신진대사에 꼭 필요한 성분입니다. 대개 하루 8잔을 권하지만 챙기지 않고서는 그렇게 마시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과일의 약 92%는 수분입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수분 보충에 이런 과일이 도움 될 것입니다.
2. 심혈관 건강을 돕습니다.
연구 결과는 라이코펜(리코펜)에 심혈관 질환 치료를 돕는 작용이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트룰린 역시 심혈관 건강을 돕습니다. 게다가 이 과일에는 고혈압 개선을 돕는 칼륨과 마그네슘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칼륨과 마그네슘은 100g에 하루 권장 섭취량의 2~3%가 들어 있지만, 대부분이 수분임을 고려하고 실제 먹는 양으로 보면 섭취량은 상당할 것입니다. 심혈관 질환은 세계 사망 원인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발병률이 많고, 치명적이라는 뜻이겠지요. 이런 음식이 도움 될 것입니다.
3. 소염 작용이 있습니다.
염증은 만성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대부분 질병의 주요 원인입니다. 연구 결과는 라이코펜(리코펜)에 염증 완화 작용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관절염, 기관지염, 위궤양, 심혈관 질환, 피부염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4. 항암 작용이 있습니다.
라이코펜(리코펜)과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제로서 항암 효능이 있는 성분입니다. 현대 의학은 암 치료에 많은 진전을 보았지만, 몇몇 암은 아직도 치명적이고 낫기 힘든 질병 중의 하나입니다. 평소 항암 작용이 있는 음식을 꾸준히 먹는다면 암에 대응하는 능력이 향상되겠지요.
5. 면역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트룰린과 비타민C가 풍부한 이 과일은 면역력 증강을 돕습니다. 흔히 비타민C를 면역력 비타민이라고 하는데, 100g에서 하루 권장 섭취량의 13%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이 100g 중에서 약 92g은 수분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수박을 먹는 양으로 한다면 비타민 섭취량이 상당합니다. 더위로 인해 체력이 저하되기 쉬운 여름철에 이런 음식으로 면역력을 챙기면 좋을 것입니다.
6. 근육통 완화에 좋습니다.
일종의 아미노산인 시트룰린이 근육통 완화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과일에는 근육 긴장 해소에 효능이 있는 마그네슘도 들어 있습니다. 마그네슘의 함량은 100g당 하루 권장 섭취량의 2%지만, 이 과일의 대부분이 수분이고 실제로 먹는 양을 고려하면 그 양은 상당할 것입니다. 날마다 운동을 한다면 수박 주스로 운동 후 수분 보충은 물론, 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7. 눈 건강을 돕습니다.
라이코펜(리코펜)은 눈의 여러 부분에서 발견되는 성분으로, 눈에서 일어나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타민A 역시 시력 보호에 좋은 비타민입니다. 40대가 되면 누구나 노안으로 인해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하지요. 그리고 시력 역시 손실 후에는 되돌리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평소 눈에 좋은 음식을 꾸준히 먹는 것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8. 피부와 모발 건강을 돕습니다.
비타민A와 비타민C 그리고 라이코펜(리코펜)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C는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머릿결을 강하게 하는 콜라겐 형성을 돕습니다. 비타민A 역시 피부 세포를 만들고 복구하는 것을 돕습니다. 라이코펜(리코펜)은 항산화제로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로 인한 피부 세포 손상도 막습니다. 게다가 수분 함량이 많은 이 과일은 몸의 신진대사를 높여 노폐물 배출을 도와 피부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피부 문제가 있다면 날마다 수박 주스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9. 체중 감량에 좋습니다.
수분 함량이 풍부하고, 건강을 돕는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이 과일은 체중 감량을 돕습니다. 약 92%가 수분이고, 100g당 열량은 30kcal에 불과합니다. 다이어트 하는 이들이 찾는 저칼로리 식품 중의 하나입니다. 이 여름에 챙겨보세요. 저칼로리 식품 (마이너스 칼로리 식품)에 관한 글은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이 외에도 크고 작은 다양한 효능이 있을 것입니다. 음식의 작용은 다양하니까요. 많지는 않더라도 본인의 몸이 요구하는 성분이 있는 음식이라면 다른 사람보다 더 큰 효능을 나타내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모든 음식은 약’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음식은 그렇게 우리 몸에 기력을 주고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니까요. 그 자체가 효능이니까요.
고르기와 보관, 요리
1. 고르기
한국에서 수박을 고를 때는 꼭지 부분을 살핀 후 톡톡 두드려보고 사곤 했습니다. 어떨 때는 성공적이었지만, 어떨 때는 그저 그런 것이 걸리곤 했지요. 처음 이곳에 나와 마트에서 톡톡 두드리니 이곳 사람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며 그렇게 하면 알 수 있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80%는 가능한 것 같다 하니 그 사람도 이것저것 두드려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중 하나를 들고 갔지요. 결과는 모릅니다.
이렇게 고르세요. 통으로 살 때 세 가지를 살펴보랍니다. 첫 번째는 무게입니다. 충분히 자라서 잘 익은 수박은 그렇지 않은 수박보다 무겁답니다. 익을수록 수분 함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무거워진답니다. 두 번째는 껍질이 매끄럽고 윤기 있어야 한답니다. 세 번째는 양쪽 끝을 보랍니다. 땅에 닿는 아랫부분 색이 하얗거나 녹색이면 완전히 익지 않은 것이고, 크림색이나 노란색이 감돌면 잘 익은 것이랍니다. 그리고 잘 익은 것은 꼭지 부분 색이 어둡답니다.
이곳에서도 두드려 보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고음보다는 저음이 나는 것이 더 잘 익었을 확률이 있지만, 그 소리 판별이 쉽지 않아 실패할 수도 있답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갈라봐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번거롭기 때문에 응하지 않는 마트도 있겠지요.
반으로 갈라놓은 것을 고를 때는 붉은 색이 짙고, 흰색 줄무늬가 없는 것을 고르세요.
가능한 한 유기농 재배가 좋고, 근처에 농장이 있다면 거기서 사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농장에서 직접 산다면 어떻게 재배했는지 알 수 있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 될 테니까요.
2. 보관
보관은 10~16° C로 저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사과나 복숭아나 파파야 같은 과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과일은 에틸렌 성분이 있어서 수박을 무르게 할 수 있답니다. 자른 것은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3. 먹는 법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얇게 썰어서 그대로 먹는 것과 화채로 만드는 것입니다.
– 잘게 깍뚝썰어서 그린 샐러드에 넣어보세요. 색감이 좋고 신선하고 단맛이 아주 좋습니다.
– 시원한 주스도 좋습니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넣지 않아도 됩니다.
– 퓌레도 좋습니다. 칸달로프, 키위, 요거트와 함께 만들면 맛과 영양이 좋습니다. 물론 요거트는 첨가물이 없는 플레인 요거트가 좋습니다.
[수박 프라페 만들기]
재료: 시원한 수박 4컵, 민트잎 8개
만들기
1) 블랜더를 중간 속도로 한 후 수박 덩어리를 한 번에 하나씩 넣어 갈으세요.
2) 다 갈렸으면 민트잎을 넣고 중간 속도로 1분 정도 더 돌립니다.
3) 충분히 차갑지 않으면 블랜딩 할 때 얼음 몇 조각을 넣어도 좋습니다.
4) 고블릿에 옮겨 민트잎과 수박 조각으로 장식해도 좋겠지요.
[수박 민트 샐러드]
재료: 수박 3컵, 발사믹 식초 2큰술, 꿀 2큰술, 잘게 썬 민트 1큰술
만들기:
1) 먼저 수박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세요.
2) 작은 그릇에 식초, 꿀, 민트잎을 넣고 섞으세요.
3) 그릇에 준비한 수박을 넣어 내세요.
부작용이나 주의 사항은 무엇인가요?
보고된 특별한 부작용이 없을 정도로 안전한 과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당분 함량이 많습니다. 혈당 문제가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습니다. 먹는 양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안전한 과일이지만,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그리고 즙이나 주스로 장기 복용할 계획이라면 먼저 의사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니까요.
참고 자료
Watermelon shown to boost heart health, control weight gain in mice
Purdue University
www.purdue.edu
Watermelon lycopene and allied health claim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www.ncbi.nlm.nih.gov
Watermelon juice: potential functional drink for sore muscle relief in athlete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www.ncbi.nlm.nih.gov
Watermelon consumption improves inflammation and antioxidant capacity in rats fed an atherogenic diet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www.ncbi.nlm.nih.gov
Microbiological And Nutritional Evaluation Of Water Melon Juice (Citrullus lanatus)
Science Pub
sciencepub.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