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커민씨드의 효능은 무엇일까요? 블랙커민씨드 (Black cumin seeds)는 말 그대로 ‘블랙커민’의 씨앗입니다. 이 식물은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한 한해살이 화초로, 분류학에 따른 이름은 니겔라 사티바 (Nigella sativa) 입니다.

원산지는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중해 지역이며, 니겔라 (Nigella), 카론지 (Kalonji), 블랙캐러웨이 (Black caraway) 등으로 불립니다. 고대부터 향신료와 약재로 이용해온 식물입니다.

여기서 잠깐!
위의 소개에서 본 것처럼 하나의 씨앗을 가리키는 이름이 네 개나 됩니다. 하지만 블랙커민씨드 Black cumin seeds와 관련된 이름은 이보다 더 많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혼동을 일으켜 엉뚱한 제품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정보를 보면 다양한 이름을 섞어 쓰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먼저 구별부터 해야 합니다. 건강을 위한 것인데, 엉뚱한 것을 사면 안 되니까요.

하긴, ‘모르는 게 약’이라 했던가요? 이 속담의 용례와는 다르지만,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겠네요. ‘위약’ 말입니다. 잘못 구매했어도 그게 정말 블랙커민씨드인 줄 알고 먹는다면 위약의 효과도 있고, 그 제품 본래 성분이 주는 효과도 있을 테니, 위약보다는 낫겠지요. 그래도 내친김에 그 구별법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블랙커민씨드란?


이 글을 준비하면서 많은 자료를 뒤적였습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많은 자료가 서로 다른 씨앗을 놓고 블랙커민씨드라고 적고 있는 것을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자료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혼란의 시작은 그 이름입니다. 어쩌다가 영어가 세계 제일의 언어가 돼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난 것인지 안타깝지만, 많은 경우 영어식 이름이 분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처음 언급한 것처럼, 이 식물의 원산지는 영어를 1차 언어로 사용하는 지역이 아니라,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중해 연안 지역입니다. 그러니까 이 식물은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국’ 식물입니다. 이럴 경우 가장 좋은 것은 원산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인데, 많은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블랙커민씨드와 관련한 영어권 자료를 보면 ‘블랙씨드’로 쓴 것도 보일 것입니다. 단어만 놓고 보면 색이 검은 씨앗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게 어떤 씨앗이든 검은색이면 ‘블랙씨드’라 부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 멀리 노란색 꽃이 보이면 개나리든 민들레든 ‘저기 노란꽃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블랙씨드(검은 씨)라는 이름 역시 그렇게 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이름과 관련된 것입니다. 실제로 ‘커민 Cumin’이라는 식물도 있고, ‘캐러웨이 Caraway’라는 식물도 있습니다. ‘커민 Cumin’은 미나릿과에 속한 식물로 분류학에 따른 이름은 ‘쿠미눔 시미눔 Cuminum cyminum’ 입니다. ‘캐러웨이 Caraway’ 역시 미나릿과에 속한 식물로 분류학에 따른 이름은 ‘카룸 카르비 Carum carvi’이며, ‘커민 Cumin’과 비슷해서 ‘페르시안 커민’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씨앗도 주름지고 길쭉한 것이 커민 씨앗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분류학에 따른 이름이 ‘니겔라 사티바’인 ‘블랙커민’은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한 식물로, 저 둘과 확연하게 다릅니다. 공통점이라면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며 오래전부터 약재와 향신료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영어권에서는 커민이 더 익숙했나 봅니다. 그래서 커민을 바탕으로 하여 이름을 붙이면서, 커민과 비슷한 캐러웨이는 그 앞에 그 식물의 자생지인 페르시아 지방을 넣어 ‘페르시안 커민’이라 이름하고, 같은 허브로 보이는 ‘니겔라 사티바’는 씨앗 색이 커민과는 확연하게 다른 검은 색이니 ‘블랙 커민’이라 한 것 같습니다. 또한, ‘니겔라 사티바’를 ‘캐러웨이’와 구별하느라 ‘블랙 캐러웨이’라 한것 같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니겔라 사티바’와 동일하게 ‘블랙커민’이라 부르는 식물이 또 있으니까요. 그 식물의 분류학에 따른 이름은 ‘부니움 불보카스타눔 Bunium bulbocastanum’이고, ‘커민 Cumin’과 흡사하지만, 씨앗 색이 커민보다 검습니다. 그래서 이 식물 역시 ‘니겔라 사티바’처럼 ‘블랙 커민’이라 부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블랙 커민’이라고 부르는 식물이 둘이 있고, 그와 비슷한 식물까지 추가하면 여러 식물이 ‘블랙 커민’으로 불릴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혼동을 일으키기 쉽다는 것입니다.

사실, ‘니겔라 사티바’는 ‘커민 Cumin’과는 다른 식물이고, 커민으로 불릴 이유도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니겔라 사티바’를 찾는 많은 사람이 ‘블랙 커민’이라는 이름에 혼동을 일으켜 ‘커민 Cumin’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커민 역시 서남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에서 오랜 세월 약재와 향신료로 써온 식물이니까요. 이런 일은 연구 자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북미 지역 어느 유명 대학교에서 내놓은 ‘블랙커민’의 약용 가능성을 연구한 자료를 보면, 연구 자료로 사용한 씨앗의 사진과 연구 내용에 적힌 식물의 이름이 다릅니다. 사진은 ‘커민 Cumin’ 이라 부르는 ‘쿠미눔 시미눔 Cuminum cyminum’ 또는 ‘부니움 불보카스타눔 Bunium bulbocastanum’의 씨앗인데, 설명 글에 적힌 이름은 ‘니겔라 사티바’입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커민 Cumin’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해서 내놨습니다. 이 자료에서는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니겔라는 다른 커민류와 분류학에 따른 과(family)도 다르고, 약리 작용도 다른 식물이니까요.

길었지요?

그래서 세줄 요약 드립니다.

  1. 영어명 커민 Cumin으로 불리는 식물이 여럿 있다.
  2. 영어권에서는 커민과 분류학상 과가 다른 ‘니겔라 사티바’도 ‘블랙커민’으로 부른다.
  3. 게다가 ‘블랙 커민’으로 불리는 또 다른 식물도 있으니, 원하는 것이 커민인지 니겔라(카론지)인지 구별해서 구입하자.

요즘 이 식물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건강상의 효능 때문인데, 오늘은 최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블랙커민씨드 니겔라 사티바의 효능에 관해 알아봅니다.

블랙커민씨드 효능

강력한 항산화 효능이 있습니다.

니겔라의 효능과 관련한 대부분 연구가 항산화 효능에 관한 것입니다. 고대로부터 치료제로 사용해온 그 작용이 요즘 과학이 말하는 항산화 효능에 관한 것이니까요. 니겔라 추출물에 티모퀴논(TQ)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답니다.

항산화제가 우리 몸에서 하는 일은 중요하고 다양합니다. 우리는 호흡하며 살아가는 매 순간이 산화 과정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활성산소는 세포를 망가뜨리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에 해로운 작용을 하는데, 우리 몸에 항산화 물질이 없다면 이런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항산화 물질 수치를 높일 수 있는 음식 섭취가 중요합니다. 니겔라는 그런 음식 중 하나랍니다.

혈당을 낮추는 효능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니겔라는 당뇨병 치료에 써왔답니다. 수많은 연구 결과도 이 효능을 뒷받침합니다. 쥐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 결과 니겔라 추출물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감소시키는 효능을 나타냈답니다.

이상지질혈증 개선 효능이 있습니다.

고지혈증 등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 질환의 요인 중 하나입니다. 전통적으로 이 식물은 고지혈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사용해 왔는데, 연구 결과도 그 효능을 뒷받침합니다. 니겔라 추출물이 혈중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그리고 트리글리세라이드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보였답니다.

항염증 및 진통 효능이 있습니다.

많은 연구 결과가 이 식물의 추출물에서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작용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부분 질병은 염증으로 시작됩니다. 그래서 항염 작용이 중요한데, 이런 음식이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면역조절 작용이 있습니다.

면역력은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는데 중요한 작용입니다. 우리는 늘 질병을 일으키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니까요. 카론지 추출물에 면역력을 높이는 효능이 있답니다.

항균 효능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는 카론지 추출물에 항균 작용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에센셜 오일을 통한 실험 결과 카론지의 성분이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여 세포를 보호하고 균에 대응하는 작용이 나타났답니다.

항암 작용이 있습니다.

암은 아직은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질병 중 하나이고, 그래서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결장암, 위암, 유방암, 췌장암, 직장암, 간암, 피부암 등 다양한 암세포를 이용한 카론지 추출물의 항암 작용 연구도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카론지 추출물의 성분이 악성 종양에 대응하여 치료하고, 그런 악성 종양 발생률을 낮추는 효능이 나타났답니다.

위궤양 완화 작용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는 카론지 추출물에 위궤양 치료 효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고 대부분 연구에서 효과가 나타났답니다.

폐를 보호하고 천식을 억제합니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카론지 추출물이 손상된 폐를 보호하고, 천식 증상을 완화하는 효능을 보였답니다.

간과 신장을 보호합니다.

토끼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카론지 추출물이 산화 스트레스와 독성 등으로 손상된 간과 신장을 보호하는 효능을 보였답니다.

고르는법, 먹는법, 이용법

고르는법

카론지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있습니다. 씨앗 그대로 구할 수도 있고, 에센셜 오일도 있고, 캡슐 형태의 제품도 있고, 파우더 (분말)로 나온 제품도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든지 믿을만한 회사에서 나온 것을 고르시고, 성분 함량을 살펴보세요. 그리고 설명서에 있는 용법을 따르세요.

먹는법

서남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에서는 고대로부터 향신료로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식단에는 익숙하지 않은 맛입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넣어 맛을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빵 위에 볶은 깨를 뿌리듯 그렇게 뿌리기도 합니다.
  • 커리나 수프에 넣기도 합니다.
  • 샐러드에 뿌리기도 합니다.
  • 오트밀이나 스무디에 넣기도 합니다.
  • 분말을 다른 조미료에 섞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오일 이용법

  • 에센셜 오일을 희석하여 직접 바르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 샴푸에 몇 방을 섞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 캡슐로 나온 제품으로 복용할 때는 제품 설명서를 따르세요.

부작용 및 주의 사항

오랜 세월 향신료와 약재로 이용해온 식물로, 향신료나 조미료로 사용할 경우 대체로 안전하지만, 보충제나 오일로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답니다.

이 추출물에 간과 신장을 보호하는 작용도 있지만, 과다 사용 시 간과 신장을 손상시킬 수도 있답니다.

피부에 직접 바를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답니다. 처음 사용이라면 시험적으로 적은 양을 바르고 지켜본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 추출물에 혈압과 혈당을 낮추는 작용이 있어서, 이와 관련한 치료를 받고 있다면 의료 전문인과 상의해야 합니다. 혈압과 혈당을 너무 많이 떨굴 수 있으니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메스꺼움, 구토 등 위장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답니다.

혈액 응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또한 임신 중이라면 자궁 수축과 관련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답니다.

이 외에도 효능과 부작용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지 의학적인 정보는 아니니까요.

죽음을 제외한 모든 질병을 치료?

인터넷은 그야말로 정보의 바다입니다. ‘웹서핑’이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정보 중에는 오류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블랙커민씨드 관련 글을 보면, 성경에 ‘블랙커민씨드가 밀보다 더 가치가 있으므로 귀하게 취급하라`고 기록되어 있다는 글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경 어디에도 그런 구절이 없습니다.

또한, 이슬람 ‘경전’ 하디스에 ‘죽음을 제외한 모든 질병을 위한 치료제’라는 구절이 있다는 글이 많습니다. 하디스는 이슬람 ‘경전’이 아니라 마호메트의 어록 모음집으로,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의 해설서 격인 책입니다. 이 식물이 서남아시아에서 오랜 세월 약재로 써온 것을 생각하면, 그 시대에 최고의 약재였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 말에 모순이 있습니다. 사고사가 아니라면 죽음은 대개 질병을 동반합니다. 죽음은 노환이든 암이든 그런 질병을 치료하지 못해 오는 결과입니다. 따라서 어떤 질병을 치료했다면 결과적으로 그것은 죽음을 치료했다는 것이고, 죽음을 치료하지 못한다는 말은 질병을 치료하지 못한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물론 죽음을 신께서 정하신 숙명의 때로 말하는 종교적 언어라면 효능과 관련하여 논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질병 자체가 신께서 정한 죽음의 방식일 테니까요.

양귀비밭과 몰핀

하여튼, 요즘 이 식물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답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여러 소개 글에도 요즘 니겔라에 관한 연구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고, 그래서 좋은 약재가 분명하다는 식의 글들이 많은데, 이 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좋은 약재가 왜 이제서야 연구 대상에 올랐냐는 질문입니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지요.

물론 좋은 것이 뒤늦게 선택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적는 이유는, ‘요즘 연구 논문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니 명약이 분명하다’는 식의 선동적인 글들을 경계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니겔라는 아직 이름마저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낯선 식물이고, 아직은 관련 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쉽게 볼 수 있는 공식적인 영양성분 데이터도 구하기 쉽지 않은 낯선 식물입니다.

매길대학교 연구자료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이 ‘기적의’ 치료제가 회자되고 있다. 선전 문구에 따르면 이 식물이 ‘더 오래 살기 위한 기초’라고 한다. (중략) 현재 사용하는 의약품도 식물의 추출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블랙커민씨드도 실제로 유용한 많은 성분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지금 고통 중에 있다면, 그에게 양귀비밭에서 양귀비를 뜯어 먹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양귀비에서 추출해서 제대로 정제한 몰핀을 주는 것이 맞다. 언젠가는 블랙커민씨드로부터 충분히 입증된 연구 결과에 따른 추출물을 얻어 그게 필요한 사람에게 권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이 그때는 아니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인터넷에 올려진 글 중에서 이 식물을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하는 문구도 보았고, 자신을 환자라고 밝힌 어떤 분이 약으로 쓰기 위해 블랙커민씨드 오일을 구한다는 글도 보았기 때문입니다. 평소 건강을 위해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암과 같은 질병에 특효약처럼 생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