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글을 읽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을 보곤 합니다. 그런 용어 중에 ‘카로티노이드’가 있습니다. 문맥을 통해 ‘카로티노이드’가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아 답답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헷갈리게 쓰인 글도 많습니다. 동일한 물질을 지칭하면서 카로티노이드라고 하기도 하고 베타카로틴이라 하기도 하며 파이토케미컬이라 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맞을까요? 이 글에서 확인하세요.

카로티노이드

카로티노이드는 광합성을 하는 생물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색소입니다. 광합성이라고 하면 식물만 떠올리기 쉽지만, 박테리아와 진균류(버섯) 그리고 미역이나 김처럼 물속에 있는 조류도 광합성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물에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광합성을 하지 않는 동물은 음식(먹이)을 통해 카로티노이드를 얻어 저장하는데, 새우 게 연어 등에 카로티노이드가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해조류를 먹거나, 그런 해조류를 먹은 다른 생물(플랑크톤)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사료를 먹인 암탉이 낳은 달걀에도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몸에도 좋다]
옛말에 ‘보기 좋은 음식이 몸에도 좋다’고 했던가요?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형형색색 과일과 채소의 색소가 바로 ‘카로티노이드 색소’입니다. 새우와 게를 삶으면 껍질이 붉게 변하는데, 그 붉은색도 ‘카로티노이드 색소’입니다. 이렇듯 카로티노이드는 자연계에 가장 널리 분포되어 있는 색소로, 2018년 현재까지 약 850종이 알려졌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입니다. 알록달록 과일과 채소가 바로 그것입니다.

파이토케미컬

건강 관련 글을 읽다 보면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는 용어가 자주 보입니다. 식물을 뜻하는 그리스어 ‘파이토(phyto)’와 화학물질을 뜻하는 ‘케미컬(chemical)’의 합성어로, 문자적 의미는 ‘식물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을 뜻합니다. 하지만, 건강 관련 글에서 말하는 파이토케미컬은 이보다 의미가 좁습니다. 식물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 중에서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영양소를 제외하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리 활성 물질을 말합니다. 여기에 카로티노이드, 페놀 등 여러 하부 분류가 있습니다. 참고로, 건강 관련 글에서 자주 보이는 ‘플라보노이드’는 ‘파이토케미컬’ 중 ‘페놀’에 속합니다.

카로티노이드를 말할 때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카로티노이드는 광합성 관련 색소이고, 식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색소니까요. 우리가 그 색소에 관심을 두는 것은 빨갛고 노란 그 색소가 우리 몸에서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기 때문입니다.

카로티노이드의 건강상의 효능


카로티노이드는 광합성과 관련된 일종의 색소인데, 우리 몸에서 건강을 돕는 생리 활성 물질입니다. 식물이 자기 보호를 위해 생성한 물질이지만, 우리 몸에서 면역 반응을 높이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카로티노이드의 잠재적인 효능입니다.

  • 시력 및 황반변성 개선 등 전반적인 눈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을 도울 수 있습니다.
  • 항염 작용으로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제 작용이 있습니다.
  • 햇볕에 손상된 피부 개선 및 노화 지연 효능이 있습니다.

카로티노이드 종류

카로티노이드는 산소의 유무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뉩니다. 산소가 없으면 ‘카로틴(carotenes)’이라 하고, 산소가 있으면 ‘크산토필(잔토필, xanthophylls)’이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없는 카로틴은 주황색 색소가 더 많고, 산소가 있는 크산토필은 노란색 색소가 더 많습니다.

1 카로틴 계열

알파카로틴, 베타카로틴, 라이코펜(리코펜) 등 약 850종의 카로티노이드 중에서 약 50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2 크산토필 계열

베타크립토잔틴, 루테인, 제아잔틴, 아스타잔틴 등 약 850종의 카로티노이드 중에서 약 800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광합성을 하지 않는 동물은 카로티노이드를 생성하지 못하고 먹이를 통해 섭취한 것을 지방에 축적합니다. 소나 말 같은 누런색 지방 동물은 카로티노이드 중 카로틴을 축적하며, 돼지나 염소 같은 흰색 지방 동물은 카로티노이드를 거의 축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카로틴과 크산토필 모두 축적합니다.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음식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에서 발견되는 카로티노이드는 약 50종이며, 이중 약 20종이 혈액에서 발견된답니다. 이 중 알파카로틴(α-Carotene), 베타카로틴(β-Carotene), 베타크립토잔틴(β-Cryptoxanthin), 라이코펜(리코펜, Lycopene), 루테인(Lutein), 제아잔틴(지아잔틴, Zeaxanthin)이 전체 카로티노이드 중에서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런 채소와 과일을 챙겨보세요.

1 베타카로틴 (β-Carotene)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사용되는데, 이런 물질을 ‘프로비타민A’ 또는 ‘비타민A 전구체’라 부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음식을 통해 섭취한 베타 카로틴은 우리 몸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베타 카로틴은 전환 효율이 매우 높고 그 효능도 강력해 ‘프로비타민A’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베타 카로틴’을 언급하곤 합니다.

베타카로틴의 색은 일반적으로 오렌지색입니다. 당근, 고구마, 멜론(캔털루프), 망고, 파파야, 살구, 겨울호박,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순무잎 등을 챙겨보세요. 시금치나 브로콜리 같은 녹색 채소는 짙은 엽록소에 오렌지색이 가려졌기 때문으로, 시들어 엽록소가 파괴되면 오렌지색이 나타납니다.

2 알파카로틴 (α-Carotene)

알파카로틴은 역시 우리 몸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사용되는 ‘프로비타민A’ 또는 ‘비타민A 전구체’입니다. 하지만, 베타카로틴에 비해 그 효율이 절반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파카로틴이 많은 음식은 베타 카로틴이 많은 음식과 비슷합니다.

3 라이코펜(리코펜, Lycopene)

빨간색 색소인 라이코펜(리코펜) 역시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토마토, 수박, 자몽, 파파야, 붉은 양배추, 붉은 피망, 붉은 고추 등 붉은색 계열의 과일과 채소를 챙겨보세요.

4 베타 크립토잔틴 (β-Cryptoxanthin)

베타 크립토잔틴 역시 우리 몸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사용되는 프로비타민A입니다. 일반적으로 주황색과 노란색 과일과 채소에서 발견됩니다. 겨울호박, 파파야, 오렌지, 수박 등을 챙겨보세요.

5 루테인 (Lutein), 제아잔틴 (지아잔틴, Zeaxanthin)

루테인은 제아잔틴과 함께 망막에서 발견되는 카로티노이드 색소입니다. 이런 이유로 건강 관련 글에서 루테인과 제아잔틴을 함께 설명하곤 합니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망막에 축적되어 시력을 담당하며, 황반변성 등 청색광으로부터 망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시금치, 케일, 옥수수, 아욱, 콜라드, 양배추, 양상추, 당근, 주황색 피망, 토마토, 겨울호박, 계란 노른자 같은 녹색 잎채소와 노란색 또는 주황색 과일과 채소를 챙겨보세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