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입니다. 하지만 이 나무만큼 잘못 알려진 나무도 드물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무는 전혀 다른데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나무가 여럿이니까요.
보리수라는 이름을 들을 때 나오는 반응은 다양합니다. 불교인(불자)들은 대뜸 성스러움을 느낄 것이고, 어린 시절 보리수 열매를 따 먹은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입 안 가득 침이 고일 것입니다. 불교인(불자)도 아니고, 보리수 열매를 따 먹어본 추억도 없는 사람이라면, 동구 밖 느티나무를 연상하며 중학생 시절 음악 시간에 배운 ‘보리수’ 노래를 나지막이 부를지도 모릅니다.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에 들어 있는 ‘보리수’ 그 노래 말입니다. ‘성문 밖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그런데 이 나무들 모두 보리수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나무들입니다. 그래서 효능을 말하기 전에 먼저 보리수를 알아봅니다. 엉뚱한 나무에서 효능을 찾으면 안 되니까요.
오늘 알아볼 내용
보리수란?
붓다의 보리수 – 인도보리수
불교에서 성스럽게 여기는 ‘보리수’의 우리나라 정명(정식 이름)은 ‘인도보리수’이며, 학명은 ‘피쿠스 렐리기오사( Ficus religiosa)’입니다. 이 나무는 뽕나뭇과에 속한 나무로, 인도에서는 불교 이전부터 성스러운 나무라 여겨온 나무입니다. 나무의 종소명인 ‘렐리기오사(religiosa)’가 바로 종교적 심성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나무를 ‘보리수’라 부르는 이유는 붓다가 이 나무 아래에서 세상 만물의 이치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보리수에서 ‘보리’는 산스크리트어(인도 고전어)로 ‘깨달음’을 뜻하는 ‘보디(‘Bodhi)’를 중국어로 음역하여 ‘보리(菩提)’라 적은 것이고, 여기에 나무를 뜻하는 ‘수(樹)’자를 더해 ‘보리수’가 된 것입니다. 중국에서 불교를 들여온 우리 역시 이 나무를 보리수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 이미 다른 보리수가 있기에 정명은 ‘인도보리수’라 정했습니다. 이 나무는 아열대성 식물이어서 우리나라 자연에서는 살 수가 없으며, 따라서 우리나라 사찰 경내에서 볼 수 있는 보리수는 이 나무가 아닙니다. 인도보리수는 키가 30m 정도까지 자라는 큰키나무이며, 영어권에서 대개 ‘ 파이팔 트리(Pipal tree)’라 부릅니다.
사찰에 있는 보리수 – 보리자나무
인도보리수는 인도에서 자생하는 아열대성 식물로, 중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불교를 받아들인 중국은 사찰 경내에 인도보리수와 비슷한 나무를 심었는데, 그 나무는 ‘아욱과 피나무속(틸리아, Tilia)’에 속한 ‘보리자나무’로, 학명은 ‘틸리아 미쿠에리아나(Tilia miqueliana)’입니다. 피나무의 일종인 이 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낙엽지는 큰키나무입니다. 우리는 중국에서 불교를 들여오면서 이 나무를 보리수라 여겨 함께 들여와 사찰 경내에 심었습니다. 이름을 ‘보리자나무’라 한 것은 우리나라에 ‘보리수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보리’에 씨앗을 뜻하는 한자어 ‘자'(子)’ 자를 붙인 것입니다. 이것은 이 나무의 열매가 요긴하게 쓰였기 때문인데, 이 열매로 염주를 만든답니다. 그래서 이 나무를 염주나무라 부르기도 합니다.
슈베르트의 보리수 – 린덴바움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에도 ‘보리수’가 있는데, 독일어 이름은 ‘린덴바움(Lindenbaum)’입니다. 이 나무는 중국 원산지인 보리자나무와 마찬가지로 ‘아욱과 피나무속(틸리아, Tilia)’에 속한 나무로, 학명은 ‘틸리아 플라티피로스(Tilia platyphyllos)’입니다. 겨울나그네의 가사를 번역하면서 ‘린덴바움’을 ‘보리수’라 번역한 것은, 이 나무의 중국종을 ‘보리수(보리자나무)’라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잎이 하트 모양인 린덴바움은 독일에서 연인들의 사랑을 맺어주는 나무로 불립니다.
보리수나무 – 보리나무나무
마지막은 우리가 찾고 있는 진짜 ‘보리수나무’입니다. 그런데 이름이 이상합니다. ‘보리수나무’라니요? 보리수에서 ‘수’가 한자로 나무를 뜻하는데, 그렇다면 이름이 ‘보리나무나무’가 되겠네요. 맞습니다. 이름을 풀면 그렇게 됩니다. 하지만 이 나무의 이름에 들어 있는 ‘보리’는 다른 ‘보리수’에 들어 있는 ‘보리’와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다른 ‘보리수’의 ‘보리’는 ‘깨달음’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이지만, 이 나무의 ‘보리’는 씨앗의 모양이 보리처럼 생겼기 때문이며, 여기에 나무를 뜻하는 한자 ‘수(樹)’자를 더하고 이어서 ‘나무’라는 우리말도 더했습니다. 이유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널리 쓰이고 있는 보리수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랍니다. 우리나라 재래종인 진짜 ‘보리수’가 외래종 나무들에 밀려서 이름을 갖게 된 것이지요.
보리수나무는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학명은 ‘엘래아그누스 움벨라타(Elaeagnus umbellata)’입니다. 이 나무는 인도보리수나 보리자나무와는 달리 ‘보리수나무과’에 속한 작은키나무로, 보통 2m, 크면 4m에 이릅니다. 4~5월에 연노란색으로 피는 꽃은 향이 좋고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쓰이며, 9~10월이면 붉게 익는 열매는 씁쓸하면서도 단맛이 있어서 술을 담그기도 하고 다양한 질병에 약재로도 사용합니다. 영어권에서는 보리수나무를 ‘오텀 올리브(Autumn Olive)’라 부릅니다.
보리수의 특별한 성분
보리수나무 열매에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등의 비타민과, 마그네슘 칼슘 칼륨 인 철분 등 각종 미네랄이 다량 들어 있답니다. 또한, 보리수 열매에는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식물성 화학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답니다. 특히,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인 라이코펜(리코펜)이 매우 풍부하답니다.
라이코펜(리코펜)은 붉은색 계열의 색소로 토마토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입니다. 이 물질은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데, 보리수 열매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리코펜)의 양은 토마토에 들어 있는 양의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20배에 해당한답니다.
보리수 효능
보리수는 예로부터 소화, 지혈, 천식, 원기회복 등 다양한 증상에 약재로 써왔답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보리수의 효능입니다.
- 콜레스테롤 개선 효능이 있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각종 암 예방을 도울 수 있답니다.
- 혈당 수치 안정을 도울 수 있답니다.
- 뼈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답니다.
- 설사 등 소화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답니다.
- 지혈 작용이 있답니다.
- 기침,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완화할 수 있답니다.
- 진통 작용이 있답니다.
- 원기 회복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위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보리수 고르기와 먹는 법
보리수 열매
보리수나무는 우리나라 들판이나 야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열매의 모양은 타원형이며, 10월경에 빨갛게 익는데, 하얀색 반점이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다면 직접 채취해도 좋을 것입니다. 보리수나무 농장도 있어서, 제철에는 생과도 구할 수 있고, 냉동 보리수 열매도 구할 수 있습니다.
보리수나무는 열매뿐만 아니라 잎과 가지도 약재로 사용합니다. 말린 보리수나무 잎과 가지 역시 시중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보리수 제품
시중에 보리수 열매를 원료로 한 제품도 많습니다. 보리수 열매로 담근 과일주도 있고, 효소도 있습니다. 어떤 제품을 구입하든지 믿을만한 회사에서 나온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성분표에서 첨가물과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보리수차 만들기
보리수나무 열매는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과일주를 담글 수도 있고, 잼을 만들어도 좋으며, 효소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물론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설탕에 주의해야 합니다.
보리수나무의 효능을 누리려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 방법 중에 보리수차가 있습니다. 보리수차는 보리수 열매와 잎 그리고 가지를 이용합니다. 모두 채취 후 깨끗하게 씻은 후 말립니다. 보리수나무 가지는 긴 것은 잘게 자르고, 두꺼운 것은 반으로 쪼개서 말리는 것이 좋습니다. 다 마르면 밀폐 용기에 담아 건조하고 시원한 곳에 보관합니다.
차를 만드는 방법에는 끓이는 방법과 우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끓이는 방법은, 물 1L에 말린 보리수나무 가지와 열매 적당량(대개 10~20g)을 넣고 끓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인 후 물의 양이 2/3~1/2로 줄 때까지 달입니다. 달인 물은 채로 걸러낸 후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말린 보리수나무 잎은 우려서 마셔도 좋습니다. 녹차잎을 우리듯, 말린 보리수나무 잎을 끓인 물에 넣어 우리시면 됩니다.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차에 설탕을 넣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부작용 및 주의 사항
보리수나무는 대체로 안전하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 다량 섭취 시 라이코펜(리코펜) 영향으로 피부색이 붉어질 수 있답니다.
- 알러지가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평소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이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고나, 알러지나 임신 등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장기간 복용하기 전에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특정 성분이 약물과 상호 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고, 특별한 상황에서 다른 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정리
보리수나무는 우리나라 들과 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로, 불교에서 말하는 보리수와는 전혀 다른 나무입니다. 보리수나무는 예로부터 천식과 지혈 등 여러 질병에 약재로 사용해 왔습니다. 특히 빨갛게 익는 보리수나무 열매에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리코펜)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이로 인한 효능도 많답니다. 보리수나무 열매는 대개 과일주나 잼 또는 효소를 만들지만,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말린 보리수나무 열매와 잎을 끓이거나 우린 차도 좋을 것입니다.
참고 자료
- Plants For A Future: Elaeagnus umbellata
- Thunb.
-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Tiny Berry Tops Tomatoes in Lycopene
- BMC Complement Altern Med: Phytochemical analysis and antidiabetic potential of Elaeagnus umbellata (Thunb.) in streptozotocin-induced diabetic rats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보리수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