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남들은 어울려 즐겁게 사는데, 나만 홀로 외톨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요즘 외로움을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냥 두어서는 안 될 그 느낌,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까요? 사는 날들 동안 누구나 겪는 외로움 –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72% 외로움

사실 외로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늘 있는 일이지만, 먹고살기 바쁠 때는 별일 아닌 듯 지나쳤던 것이 이제는 수면 위로 올라왔고, 1인 가구가 늘고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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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2024년 2월 21일에 ‘한국리서치’에서 ‘외로움 실태조사’를 발표했습니다. 2023년 12월에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72%가 ‘최근 한 달 동안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고,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도 19%나 됩니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인데, 그만큼 외로움은 우리 사회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외로움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2019년 미국에서 행한 조사 결과도 그걸 보여줍니다.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이 61%였으니까요. 이는 2018년 조사 결과인 54%에서 증가한 것으로,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정신건강 위기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렇듯 외로움은 어떤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이지만, 문제는 그 주변 사람은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고, 당사자 역시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로움의 원인

미국 시카고 대학교 ‘정신의학 & 행동신경과학과’ 자료는 외로움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제목이 ‘외로움을 느낄 때 할 수 있는 17가지 쉬운 일(17 Easy Things To Do When You’re Feeling Lonely)’입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 쉬운 일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효과적인 일입니다. 쉽고 효과적인 그 일을 위해 먼저 외로움이 무엇인지 진단합니다. 그래야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실제 관계 vs. 원하는 관계

외로움은 관계에서 오는 느낌입니다. 즉, ‘실제 관계와 원하는 관계 간의 불일치’에서 일어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외로움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외로움을 겪는 사람 중에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사람들 속에서 살아도 ‘본인이 원하는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로움은 물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외로움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제를 직시하고 대처하면 행복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으니까요. 아래는 그 외로움을 다루고 해소하는 17가지 쉬운 방법입니다. 쉽다고 해서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것입니다. ‘구슬을 실에 꿰는 수고’여도 좋고, ‘소금을 집어넣는 수고’여도 좋습니다. 같이 해봅시다.

외로움을 느낄 때 할 수 있는 17가지 쉬운 일

1 외롭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먼저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본인이 외롭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부인하려 하지만, 외로운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렇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 외로움을 딛고 무엇인가 할 기회를 마련하는 일이 될 테니까요.

2 본인만 외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세요.

사실 외로움은 본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72%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으니까요. 물론, 다른 사람도 겪고 있으므로 당연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외로움을 딛고 일어나 활기차게 살아가는 것처럼 본인도 그럴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3 상황을 현실적인 시각으로 보세요.

이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시도한 모든 일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외로움을 떨치려고 다른 사람에게 연락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항상 응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 사람도 자신의 스케줄이 있으니까요. 언제나 있는 일이므로 좌절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내일’도 있고, ‘다음 기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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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정하거나 거리를 두지 마세요.

외로움을 느낄 때 부끄러움과 자책감도 수반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우리를 속이기도 합니다. 부끄러움과 자책감이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걸 막기도 하고, ‘나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부정하고 싶어질 때, 그래서 멀어져 자기만의 세상으로 들어가고 싶어질 때, 그때가 바로 무엇인가 해야 할 때입니다.

5 좋았던 일들을 적어보세요.

하루에 15분 정도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준비한 노트에 친구나 가족과 공유한 특별한 순간을 적어보세요.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생각하고 기록하는 중에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특별한 순간의 기억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6 웃으세요.

‘웃음은 건강을 지키는 묘약’이라 했던가요? 거울 앞에 서서 거울 속 본인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세요. 누군가와 함께 웃던 그 때를 생각하며 웃는 거예요. 나머지는 ‘몸’에 맡기세요. 이 일은 일반적으로는 하지 않는 ‘이상한 일’ 맞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 몸에서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활성화 하고 행복한 느낌이 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기분이 좋아지면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기분을 더 좋게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세요.

7 감사한 일을 모두 적어보세요.

외롭다는 느낌은 종종 본인이 불행하고 초라하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감사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조용히 앉아서 감사할 것들을 생각하고 적어보세요.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거나 싫었던 것들도 ‘감사한 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은 우리를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8 자원봉사를 해보세요.

사실 외로움은 많은 사람이 겪는 것이고 그 자체는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 위험한 것은 그 외로움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부정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는 외로움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을 통해 보람도 느끼고 자존감도 높아지며, 그토록 갈망했던 다른 사람과의 친밀감과 유대감도 생길 것입니다.

9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다른 사람과 시간을 함께 보내세요.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게 합니다. 게다가 애완동물을 산책시키거나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것은 그 이상으로 좋습니다. 왜냐하면 산책 중에 애완동물을 통해 다른 사람을 만나 쉽게 대화의 문을 열 수도 있고, 동물병원에서도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10 모임에 가입하거나 수업에 참여해 보세요.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거창한 수업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여는 취미 수업에 참여해 보세요. 그곳에 오는 사람 대부분은 혼자 왔을 것이고, 친구를 사귈 마음으로 왔을 것입니다. ‘나만 외롭다’는 생각에 놓치기 쉬운데, 시작해 보세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11 스스로 일정을 짜고 지켜보세요.

현재 남들처럼 일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쩌면 일상생활을 조금 더 짜임새 있게 만들 필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을 겪는 사람은 그 외로움이 영원할 것처럼 보이지만, 대개 외로움은 일시적입니다. 계획이 있고 목적이 있으면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되고, 시간과 일에 변화를 주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외로움을 떨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과표를 만들고 최대한 지켜보세요. 처음에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켜나가다 보면 보람도 있고 쉬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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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산책하러 나가세요.

‘웃음이 건강의 묘약’이라 했던가요? 산책 또한 그럴 것입니다. 건강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운동 같지 않은 운동이 바로 ‘걷기’니까요. 걷기는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하고, 마음이 정리되며, 이웃을 만날 기회도 제공합니다. 물론, 혼자 걸어도 좋고, 걷는 중에 이웃을 만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밖에 나가 조금만 걸어도 기분이 안정되는 것을 느낄 것이고, 전인적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묘약이니까요.

13 전화하세요.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도 좋고, 본인을 아끼는 사람도 좋습니다. 전화를 들고 번호를 누르세요. 틀에 박힌 인사만 나누지 말고, 전화 속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대를 만드세요. 세상에 말은 많지만 대화는 적고, 대화는 많지만 공감대는 적습니다. 상대방이 무엇인가 이야기하면 그 다음 이야기를 물어보세요. 모든 사람은 그런 공감대에 목말라 있으니까요. 내가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면 그 사람도 내 말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동안 본인의 머리에서 외로움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14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전문가가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본인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외로움을 만든 상황이 드러나면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니까요. 그 도움을 청하세요.

15 부담감을 감수하세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실질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외로움을 느낀다면, 지금이 바로 실질적인 만남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할 때입니다. 물론, 그 시도가 거절당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누군가를 만날 것이고, 한 사람이 아닌 많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좋아하고 편한 곳에서 시작해 보세요. 취미 수업도 좋고, 종교활동도 좋고, 건전하게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습니다. 다가서서 최선을 다해 대화를 시작하세요.

16 ‘외로움’을 ‘고독’으로 바꿔보세요.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고독’이라는 단어로 바꿔보세요. 표면적 의미는 같아 보여도 뉘앙스는 다르니까요. 혼자 있는 동일한 시간이어도, ‘외로움’은 그 자체가 그 시간을 모두 사로잡지만, ‘고독’은 그 시간을 특별한 시간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고독’은 집중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혼자 있는 그 시간을 ‘외로움’에 내맡기지 말고 ‘고독’으로 바꿔서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세요. 그림 그리기도 좋고, 글 쓰기도 좋고, 노래 부르기도 좋고, 수 놓기도 좋고, 어떤 일이든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 시간은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17 바쁘게 지내지 마세요.

많은 사람이 외로움을 잊으려고 연장 근무를 하는 등 바쁘게 지내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잠시 외로움을 잊게 할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곤 합니다. 바쁘게 지내려고 이것저것 하기보다는,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보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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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문제

이제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율이 20%이면 초고령사회인데, 지난해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19%로, 초고령사회를 불과 1% 앞두고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누구나 인정하는 ‘백세시대’가 되었습니다. ‘백세시대’를 사는 동안 누구나 상실의 아픔을 겪게 되고, 홀로된 느낌에 사로잡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외로움은 노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젊은 층에서도 1인 가구 수가 늘고 있어, 우리나라 ‘세 집 중 한 집’이 혼자 사는 ‘1인 가구’라니까요. 1인 가구라 해서 모두 외로움을 겪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것은 사회적 외로움의 증대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외로움은 그 누구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로 다뤄야 합니다.

외로움의 한 복판에 있을 때는 나 혼자만의 문제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문제이고, 살아가는 날들 동안 언젠가는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왜 나만 이러냐?’는 생각을 버리고 그 시간을 다른 시간으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외롭지 않더라도 어차피 사는 날 동안 언젠가는 만날 ‘외로움’이라면, 미리 ‘친구 삼는 법’을 익히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외로움을 고독으로 바꿔 쓸쓸한 그 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