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오래 사는 것, 오복 중의 하나라지요?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환갑만 지나면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 했는데, 요즘은 ‘백세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만큼 오래 사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백 세까지 산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오래 살기는 하는데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는 것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서는 해마다 회원국들의 삶의 질을 평가하여 ‘더 나은 삶의 지수’ 자료집을 내놓습니다. 가장 최근 자료는 2017년 11월 15일에 발표된 것으로, OECD 35개 회원국에 3개 파트너 국가를 더한 38개국의 삶의 질을 평가한 자료입니다. 평가 항목 11개 중에 ‘건강’이 있습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2세로, OECD 평균인 80세보다 2년이나 높지만,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건강 점수는 4.7점으로 평가 대상 38개국 중에서 35위에 있습니다.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않다는 거예요. 아프며 오래 산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지 건강과 관련한 TV 프로그램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그중에는 건강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이라 봐야 할 것도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무엇을 먹었더니 어떻게 되었더라’라는 말들을 하고, 그 말을 받아 앞다투어 ‘카더라’ 식의 말을 재생산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카더라’가 맞든 틀리든, 방송이 끝나고 나면 검색어 상위에 오릅니다. ‘뭐 먹는 법’ 등등.

요즘 콤부차 인기가 대단합니다. 콤부차에 관한 블로그 글들을 보면 ‘헐리우드 유명 배우가 먹는 차’라는 문구가 많은데, 북미에서는 콤부차가 그만큼 인기 있는 음료인 게 맞을 것입니다. 1995년 미국에서 처음 시판한 이래 해마다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세간의 인기와 반대되는 기사도 많습니다. 그런 글들은 대개 영양학이나 의학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글로, ‘주의하라’는 글들이지요. 왜 그럴까요? 오늘은 콤부차에 관해 알아봅니다.

콤부차란?

콤부차
대추로 만들어서 대추차, 레몬으로 만들어서 레몬차, 그러면 콤부로 만들어서 콤부차? 그렇지 않습니다. 콤부차는 우리가 잘 아는 녹차(홍차)에 설탕과 스코비(SCOBY – Symbiotic Colony Of Bacteria & Yeast )라 부르는 배양균을 넣어 발효시킨 차입니다. 스코비는 영문 이름이 보여주는 것처럼 박테리아와 효모 덩어리입니다.

이 차의 기원에 관한 설은 분분합니다. 기원전 200년경 중국 진시황과 관련 있다는 설도 있고, 기원전 400년경 고조선의 곰부라는 의원이 자신이 즐겨 마시던 차를 일본에 전했다는 설도 있고, 12세기 말 칭기스칸의 부대와 관련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렇듯 그 기원에 관해서는 분분하지만, 공통점은 오래전부터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즐겨온 차이며,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에까지 전해졌다는 것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버섯 같은 부유물(스코비)이 보여 ‘버섯 차’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영양 성분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입니다.

콤부차의 가장 큰 특징은 발효차라는 것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요거트나 김치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 생성되는데, 이 균이 우리 몸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우리가 먹었을 때 소화 과정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장에 들어가 증식하는 유산균을 말합니다. 소화와 장 건강 등 건강상의 효능이 많은 성분입니다.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 차의 주재료인 녹차에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항산화제는 우리 몸에서 산화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산화 과정에 대응하여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작용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차로 만든 것보다 녹차로 만든 것에 더 많은 양이 들어 있답니다.

비타민 B군이 많습니다.

이 차에는 티아민, 리보플라빈, 니아신, 피리독신, 엽산, 코발라민 등 비타민 B군에 속한 비타민 함량이 많답니다. 이 비타민들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돕고 신경과 세포를 보호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킵니다.

콤부차 효능

프로바이오틱스, 항산화제, 엽산 등 비타민 B군에 속한 다양한 비타민들은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다양한 자료에서 이야기하는 이 차의 대표적인 효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장 건강을 돕습니다.
  • 피부를 건강하고 젊게 합니다.
  • 체중 감량을 돕습니다.
  • 칸디다 등 해로운 균을 죽이는 항균 효능이 있습니다.
  •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습니다.
  • 면역력을 높입니다.
  • 뇌 건강을 돕습니다.
  • 우울증 등 정신 건강을 돕습니다.
  • 폐 등 호흡기 건강을 돕습니다.
  • 소염 작용이 있습니다.
  • 항암 작용이 있습니다.

어떤 논란이 있나요?

많은 자료들이 이 차의 효능을 말하지만, 그만큼 많은 자료들이 그 효능이 검증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합니다. 전문가들과 매체들이 나서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것을 보면 영어권에서 이 차의 인기가 높은 것이 맞나봅니다.

이 차의 항균 작용에 관한 미국 코넬대학교의 연구 자료는 ‘마실 수 있는 수준의 차에서는 항균 작용이 없다’고 하며, 캐나다의 명문 대학 중 하나인 매길 대학교 자료는 이 차의 면역력 증진과 항균 작용에 관해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없는 위약(플라시보) 효과라며 ‘위약은 기분은 좋게 하지만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캐나다 TV 뉴스에서 한 전문가는 ‘콤부차가 인기지만, 건강상의 효능에 관해서는 의문’이라는 보도를 하는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이 차의 효능에 관하여 ‘검증되지 않았다’라거나 ‘효과 없다’는 말로 일축합니다.

또한, 여러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집에서 만들 경우 배양 과정에서 위생이 보장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도 있고, 제조 과정을 일관성 있게 통제하지 못해 알코올 성분이 과다한 경우도 있고, 산도가 인체에 해로울 정도로 높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살균 처리된 제품 중에는 유산균이 죽어서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이 없는 것도 많다는 지적도 있고, 맛을 내기 위해 다른 성분을 첨가해서 일반 음료와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차로는 효능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면, 집에서 만들 때는 위생과 제조 과정에 신경 써야 하고, 시판하는 음료는 성분표를 확인해야겠지요.

콤부차 만드는 법


집에서 만들 때 이렇게 해보세요.

준비물

  • 녹차나 홍차의 찻잎 또는 티백
  • 유기농 사탕수수로 만든 설탕이나 꿀 (설탕은 차 1리터에 50g 정도)
  • 스코비 또는 콤부차 1컵
  • 입구가 넓은 유리병 또는 금속 그릇
  • 입구를 덮을 천과 고무 밴드

만드는 법

  1. 먼저 위생이 중요합니다. 끓는 물로 용기와 기구를 멸균 처리하세요. 입구가 넓은 유리병이 좋습니다.
  2. 끓는 물에 찻잎(티백)과 설탕을 넣고 15분 정도 우려내세요.
  3. 차가 적당히 우려졌으면 1시간 정도 식힙니다.
  4. 식힌 차를 준비한 용기에 붓고, 배양균(스코비 또는 콤부차)를 넣으세요.
  5. 천으로 용기 입구를 덮은 후 섭씨 20~22도에서 7~10일 정도 발효시킵니다.
  6. 부유물(스코비)를 걷은 후 밀폐 용기로 옮깁니다. 이때 좋아하는 과일 주스를 추가해도 됩니다.

부작용 및 주의 사항

검증된 음료가 아닌 콤부차에서 여러 부작용이 보고됐답니다. 위장 문제, 탄저균을 비롯한 세균 감염, 간 독성 문제, 알러지 반응, 황달, 납중독, 구토, 메스꺼움, 심지어 높은 산도로 인한 위장 천공도 있었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답니다.

이 차는 발효 과정에서 다량의 알코올이 생기고, 카페인 함량도 많아서 주의해야 합니다. 많이 마시면 복부 팽만과 설사가 일어나기도 한답니다. 또한, 당분 함량이 많은 차라 당뇨가 있다면 주의해야 한답니다.

효능과 부작용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또한 일반적인 음료가 아닌 꾸준히 마실 계획이라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조언을 구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지 의료상의 정보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이 최고니까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