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우리 몸에는 우리가 박테리아라 부르기도 하고, 균이라 부르기도 하는 수많은 미생물이 있습니다.

우리는 박테리아나 균 또는 미생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런 미생물 모두가 우리 몸에 해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들 중 어떤 균은 우리 몸에 해로운 균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만약, 우리 몸에 이로운 균은 적고 해로운 균이 많다면, 우리 몸은 면역력이 떨어지고 염증이 생기는 등 질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1857년에 프랑스 미생물 학자 파스퇴르는 포도를 발효하여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산균 (젖산균)을 발견했습니다. 이어 1907년에 유태계 러시아 미생물 학자 메치니코프는 유산균과 관련한 ‘생명 연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유산균 발효유를 일상적으로 마시는 불가리아 지방 사람들이 장수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유산균 발효유를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인데, 프로바이오틱 시대를 연 것입니다. 우리 몸에 좋은 균을 먹어 우리 몸 안에 있는 해로운 균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프로바이오틱스’는 우리가 먹었을 때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균(박테리아, 미생물)을 말하며, 현재까지 발견된 이런 균은 수백 개가 넘는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가 좀 낯설지만, 우리는 이미 이와 반대되는 단어를 알고 있습니다. 바로 ‘안티바이오틱스’ 즉 ‘항생제’입니다.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틱스 biotics’라는 단어에 ‘~에 반하는’을 뜻하는 ‘안티 anti’라는 단어를 붙여 ‘항생제 antibiotics’라는 단어를 만든 것처럼, 같은 ‘바이오틱스 biotics’라는 단어에 ‘~을 위한’을 뜻하는 ‘프로 pro’를 붙여 ‘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라는 단어를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까 ‘안티바이오틱스’의 문자적 의미는 ‘생명을 억제하는’이며, ‘프로바이오틱스’의 문자적 의미는 ‘생명을 위한’입니다. 2011년에 세계보건기구 WHO와 세계식량기구 FAO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건강에 유익한 살아 있는 균’으로 정의했습니다.

생명을 위한 균은?

김치
음식에 있는 좋은 균이라고 해서 모두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먹었을 때 체내에서 나오는 위산과 담즙산 등에도 견뎌 살아남아 장에 들어가 증식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몸에 해로운 균을 억제하고 건강을 도울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알려진 이로운 균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중에는 논란이 있는 것도 있답니다. 아래는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건강식품에 사용할 수 있다고 고시한 프로바이오틱스 19종입니다.

락토바실러스 Lactobacillus (11종)

  • 애시도필러스 L. acidophilus
  • 카제이 L. casei
  • 가세리 L. gasseri
  • 델브루에키 스브스페시스 불가리쿠스 L. delbrueckii ssp bulgaricus
  • 헬베티쿠스 L. helveticus
  • 퍼멘텀 L. fermentum
  • 파라카제이 L. paracasei
  • 플랜타룸 L. plantarum
  • 루테리 L. reuteri
  • 람노서스 L. rhamnosus
  • 살리바리우스 L. salivarius

락토코쿠스 Lactococcus (1종)

  • 락티스 Lc. lactis

엔테로코쿠스 Enterococcus (2종)

  • 페슘 E. faecium
  • 페칼리스 E. faecalis

스트렙토코쿠스 Streptococcus (1종)

  • 써모필러스 S. thermophilus

비피도박테리움 Bifidobacterium (4종)

  • 비피덤 B. bifidum
  • 브레브 B. breve
  • 롱검 B. longum
  • 아니말리스 B. animalis ssp. lactis

위 목록에서 보는 것처럼, 수많은 유산균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입니다. 락토바실러스는 체내의 당분을 대사하여 젖산을 생성합니다. 그렇게 만든 젖산은 우리 몸에 해로운 미생물들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소화계에서 독성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답니다. 또한, 비피도박테리움은 구강, 소화관, 장 등에서 발견되는 균으로, 탄수화물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효능

지금까지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의 건강상의 효능은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효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 면역력을 높입니다.
  • 항생제(안티바이오틱스)의 부작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 소화 능력을 좋게 합니다.
  • 영양분 흡수 능력을 높입니다.
  • 호흡기 건강을 돕습니다.
  • 설사를 완화하고 건강한 배변 활동을 돕습니다.
  • 구강 건강을 돕습니다.
  • 피부 건강을 돕습니다.
  • 체중 감량 다이어트를 도울 수 있습니다.
  •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습니다.
  • 궤양과 요로 감염 치료를 도울 수 있습니다.
  • 기분을 좋게 하고 우울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음식

요거트
우리 몸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 발효 식품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음식입니다.

김치, 된장, 낫토, 템페, 젓갈류, 두유, 요거트 등 발효유, 버터밀크, 맥주, 포도주, 콤부차 등

김치와 된장에 유산균이 들어 있어서 우리는 유산균을 충분히 섭취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답니다. 음식으로 먹는 양으로는 그 양이 턱없이 부족하고, 종류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찌개나 국으로는 효과가 없으며, 필요한 만큼 먹으려면 염분 섭취량도 늘고 열량도 늘게 되는 역효과도 있으니까요. 맥주나 막걸리 같은 발효주로 섭취할 수도 있지만, 이것 역시 우리 몸에 해로운 성분을 함께 섭취하게 됩니다.

복용법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이 많이 든 건강한 식생활과 함께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분말이나 캡슐 또는 액상 등 다양한 제품이 있으니까요. 주의할 것은 믿을 만한 제품을 고르고,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약처 권장은 유산균 함량이 100억 마리 정도랍니다. 최소한 이보다 많아야 할 것이고, 위에 언급한 식약처에서 인정한 19종에 들어 있는 것으로 선택하면 될 것입니다. 용법은 제품 설명서를 따르세요.

좋은 제품 고르는 7가지 팁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를 때 다음 일곱 가지 항목으로 점검해 보세요.

CFUs를 체크하세요.

이것은 박테리아 수를 나타내는 측정값입니다. 500억 이상을 고르세요. 엄청난 숫자처럼 보이지만 우리 몸의 장내 환경을 보면 많은 것이 아닙니다. 제품 설명서에 이 정보가 없는지 꼭 확인하세요.

생존율

우리가 섭취한 젖산균 모두가 프로바이오틱스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화 과정은 젖산균이 살아남기에 혹독한 조건이니까요. 건강을 도우려면 장까지 도달하여 살아남아야 하고 거기서 젖산균을 증식해 우리 몸에 해로운 균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야 합니다. 생존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세요. 생존율이 높은 균주는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이랍니다.

다양성

젖산균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균은 당분과 지방 대사를 돕고 어떤 균은 소화기 질환에 적합하니까요. 그래서 다양한 균이 들어 있는 제품이 좋습니다.

죽은 유산균과 살아 있는 유산균

젖산균에도 살아 있는 젖산균과 죽은 젖산균이 있습니다. 살균 등 제조 과정에서 죽으니까요. 이런 젖산균은 큰 효과가 없답니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면 살아 있는 젖산균인지 확인하세요.

제조 과정

제조 과정이 투명한 제품인지 확인하세요. 식약처의 기준에 적합해야 합니다.

신선도와 보관

가능한 한 생산 날짜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이 좋습니다. 생산된 지 오래될수록 비활성 젖산균이 많아진답니다. 또한, 유산균은 열에 약합니다.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고, 냉장 보관된 것인지 확인하세요.

첨가물

대부분 건강식품과 마찬가지로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면 첨가물을 꼭 확인하세요. 맛을 위해 다양한 성분을 넣을 수 있고, 그런 성분이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성분 중 가장 흔한 것이 설탕입니다.

식단을 통해 섭취하는 법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식습관은 우리 몸속 균들의 세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환경과 식습관이 나쁘다면 좋은 유산균을 섭취해도 큰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젖산균에 나쁜 것과 좋은 것을 알아봅니다.

이런 것은 피하세요.

항생제 남용, 의약품, 설탕, 염증성 글루텐, 알코올, 흡연, 스트레스, 운동 부족, 수면 부족 등입니다.

이렇게 하세요.

장내 미생물도 살아 있으려면 먹이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장에서 우리 몸에 좋은 유산균이 번성할 수 있도록 돕는 성분을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라 하는데, 섬유질 함량이 많은 과일과 채소가 많은 식단을 짜고, 견과류 등을 통해 건강에 좋은 지방산을 섭취하세요.

부작용 및 주의 사항

부작용

대체로 안전하지만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답니다. 본인의 상황에 따라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한 증상이 있기도 하고, 메스꺼움이나 구취가 있을 수 있답니다. 또한, 이론상으로는 소화 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면역 체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답니다. 문제가 있다면 의료 전문인과 상담하세요.

주의 사항

프로바이오틱스가 널리 퍼진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아 아직 연구 단계인 것이 많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효능 중에는 아직 증명되지 않은 것도 있답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의 자료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원 자료 등 많은 건강 관련 자료가 이것을 지적합니다. 예를 들면, 영국 국가보건서비스의 자료는 면역력 향상과 관련하여 유럽 식품안전청에 의해 증명되지 않았다고 적고 있고, 질염과 궤양성 대장염, 습진 등에 관한 효능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원의 자료도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