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는 쌉싸름한 맛과 상큼한 향이 일품인 봄나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많은 사람이 찾습니다.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오늘은 냉이 이야기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냉이 – 봄철 인삼
냉이는 십자화과(배춧과)에 속한 두해살이풀로, 원산지는 소아시아와 동유럽 일대지만, 북반구 온대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으며, 지방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합니다. 나시라 부르기도 하고, 나생이라 부르기도 하며, 나숭개라 부르기도 합니다. 특유의 풍미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살려주는 봄나물이지요.
서양에서는 냉이를 ‘목동의 주머니(shepherd’s purse)’라 부르는데, 이것은 씨앗을 담고 있는 역삼각형 모양의 꼬투리가 ‘목동의 주머니’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학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냉이의 학명인 ‘캅셀라 부르사-파스토리스(Capsella bursa-pastoris)’에서, 종명인 ‘부르사-파스토리스’에서 라틴어 ‘부르사’는 ‘주머니’, ‘파스토’는 ‘목동’을 뜻하며, 속명인 ‘캅셀라’는 ‘작은 갑이나 상자’를 뜻합니다. 우리가 약과 관련하여 ‘캅셀’ 혹은 ‘캡슐’이라 부르는 그 단어 맞습니다. 작은 상자에 해당하는 독일어는 캅셀(Capsel)이고, 영어는 캡슐(Capsule)입니다. 우리는 ‘캅셀라속’을 ‘냉이속’이라 부릅니다.
냉이는 두해살이풀이라는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흔히 아는 풀과는 생장 환경이 다릅니다. 봄에 싹이 나는 것이 아니라, 늦가을에 싹이 나서 추운 겨울을 버텨내고 봄이 오면 크게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잎은 마치 바큇살이나 우산살처럼 빙 둘러서 나는데, 이런 식물을 가리켜 ‘로제트식물’이라 합니다. 로제트(rosette)는 장미꽃잎이 빙 둘러 난 것을 본뜬 장미꽃 모양의 장식을 뜻합니다.
다양한 용도
냉이는 예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해왔습니다. 뿌리, 줄기, 잎, 그리고 씨앗까지 모두 음식 재료는 물론 약재로 사용해왔습니다. 국, 된장찌개, 전, 무침, 김치, 죽, 냉이나물밥 등 냉이를 넣는 요리는 참 많습니다. 어떻게 요리하든지 냉이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해왔습니다. 한방에서는 냉이를 한자명으로 ‘제채(薺菜)’라 부르고, 냉이 씨앗은 ‘석멱자(石覓子)’라 부른답니다.
먹거리가 흔한 요즘 우리가 냉이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서양에서 냉이는 민들레와 함께 잔디밭을 망치는 잡초로 여깁니다. 하지만, 냉이의 약성과 관련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어서, 유럽연합 의약청(EMA)에서는 냉이 추출물을 원료로 한 약품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영양 성분
열량이 낮고, 단백질과 섬유질 함량이 많습니다.
신선한 냉이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41kcal이며, 수분이 86.2g, 단백질이 4.23g이 들어 있습니다. 탄수화물 함량은 약 8g인데, 이중 당류가 1.28g, 식이섬유가 5.3g입니다.
아미노산이 풍부합니다.
냉이에는 이소루신 루신 등 필수 아미노산 9종과 아르기닌 알라닌 등 다양한 비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아미노산은 생명체의 기본 구성 요소로, 우리 몸에서 대사 작용과 성장 등 수 많은 작용에 관여하며 에너지원으로도 쓰이는 매우 중요한 물질입니다. 9종의 필수 아미노산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만 합니다.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신선한 냉이 100g에 비타민C는 약 24.3mcg, 비타민E는 1.32mg, 비타민K는 약 183.3mcg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 함량은 939mcg이며, 비타민B9인 엽산은 120mcg이 들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티아민, 리보플라빈 등 비타민B군에 속한 여러 비타민도 들어 있습니다.
미네랄이 풍부합니다.
신선한 냉이 100g에 칼슘이 193mg, 칼륨이 271mg, 인은 90mg 들어 있습니다. 또한, 마그네슘 51mg, 철분 13.24mg, 셀레늄은 2.74mg 들어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 미네랄이 있습니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합니다.
냉이는 브로콜리나 콜리플라워 같은 다른 십자화과 채소와 마찬가지로 폴리페놀 등 다양한 파이토케이컬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성분은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건강을 돕습니다.
냉이 효능
냉이는 예로부터 이뇨, 지혈, 월경불순, 자궁출혈, 시력 개선 등 다양한 증상에 써온 약재입니다. 그리고 근래 여러 연구 결과도 이런 효능을 뒷받침합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냉이의 잠재적인 효능입니다.
- 지혈 작용이 있답니다.
- 이뇨 작용이 있답니다.
- 변비 개선 효능이 있답니다.
- 해독 작용이 있답니다.
- 항염 작용이 있답니다.
- 항균 작용으로 감염 예방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월경불순 및 자궁출혈 증상에 효능이 있답니다.
- 콜레스테롤 안정 효능이 있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시력 개선 효능이 있답니다.
- 항암 작용이 있답니다.
고르기와 보관 방법
냉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냉이는 우리나라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풀이므로, 봄에 직접 신선한 냉이를 채취할 수도 있고, 마트에서 재배한 냉이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말린 냉이도 있고, 냉이 추출물로 만든 팅크(tincture)도 있습니다.
냉이 채취
냉이는 봄나물 중에서도 일찍 나오는 나물로, 잎이 어린 3~4월에 채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시기가 지나도 냉이는 있지만 질겨서 나물로 이용하기 힘듭니다. 직접 채취할 때 주의할 것은 중금속 오염입니다.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길가나 논둑 및 과수원 주변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르는 법
마트에서 구입하는 신선한 냉이는 대부분 농가에서 재배한 냉이입니다. 가을에 밭에 냉이씨를 뿌려두고, 이른 봄에 채취하여 유통합니다.
냉이는 어린잎과 뿌리를 나물로 이용합니다. 잎과 줄기가 작고 짙은 녹색인 어린 냉이가 좋습니다. 냉이의 향과 맛은 대부분 뿌리에서 납니다. 가능한 한 뿌리가 있는 것을 고르세요.
냉이 제품
냉이 제품도 여럿 있습니다. 냉이 줄기, 잎, 뿌리를 말려 잘게 잘라 포장한 것도 있고, 말린 잎만 포장한 것도 있습니다. 또한, 냉이에서 추출물로 만든 분말 제품도 있고, 팅크 제품도 있습니다.
보관 방법
직접 채취한 냉이를 보관할 때는 물에 씻지 말고 뿌리에 흙이 묻어 있는 그대로 보관합니다. 냉이를 키친타월로 싼 후 비닐 팩에 넣어 냉장고에 넣으세요.
마트에서 구입한 냉이나 물에 씻은 냉이는 쉽게 무릅니다. 가능한 한 물기를 뺀 후 비닐 팩에 넣어 냉장고에 넣으세요.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냉동 보관하면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든지 믿을 만한 회사에서 나온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구입 전에 성분표에서 제품의 특징과 성분 그리고 첨가물 여부와 함량을 확인하세요. 그리고 구입 후에는 제품 설명서를 읽고 용법을 따르세요.
냉이 먹는 법
냉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요리라면 냉잇국이나 냉이된장찌개, 그리고 냉이 무침일 것입니다. 이 외에도 냉이를 넣어 전을 부쳐도 좋고, 양이 많다면 냉이 김치를 담가도 좋습니다. 제철 음식을 즐기며 건강을 챙기기에 좋은 방법들입니다. 가능한 한 소금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 냉이를 오랜 기간 먹으려면 준비하기 편한 방법이 좋을 것입니다. 냉이는 향과 맛이 좋아 그린 샐러드에도 잘 어울리며, 냉이차도 냉이의 풍미를 즐기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그린 샐러드는 재료의 신선한 맛뿐만 아니라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심미적 효과도 있습니다.
냉이 된장국 끓이기
냉이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냉이된장국이나 된장찌개일 것입니다. 이렇게 끓여보세요.
재료(4인분): 냉이 100g, 육수 4컵, 된장 2큰술, 양파 1/2개, 다진 마늘 약간, 파 약간, 팽이버섯, 두부
- 먼저 냉이를 깨끗하게 다듬어 흐르는 물에 씻습니다.
- 준비한 모든 재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 냄비에 육수를 넣고 끓으면 된장을 풀으세요.
- 다듬어 놓은 냉이를 넣고 한소끔 끓으면 파, 마늘을
넣으세요. - 간이 싱거우면 국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세요.
- 불을 끈 후 팽이버섯을 넣고 뚜껑을 닫으세요.
- 팽이버섯이 익으면 맛있게 드세요.
냉이를 다듬을 때 주의하세요. 직접 채취한 것이라면 뿌리에 흙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입한 냉이는 대개 세척한 후 포장한 것이지만, 그래도 흙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냉이의 맛과 향은 뿌리에 있으므로 뿌리를 잘라내면 안 됩니다. 냉이를 손질할 때 누렇게 변한 잎을 떼어내고, 뿌리는 칼로 살살 긁어 불순물을 제거한 후 흐르는 물에 여러 번 깨끗하게 씻으세요.
냉이 루꼴라 샐러드
루꼴라(아루굴라) 역시 십자화과에 속한 채소입니다. 연하고 상큼한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그린 샐러드 재료로 인기 있는 채소입니다. 여기에 냉이를 넣어보세요. 은은하게 퍼지는 냉이의 향이 샐러드의 풍미를 더할 것입니다.
만들기도 편합니다. 루꼴라가 많이 들어 있는 채소믹스(야채믹스)를 구입하여, 거기에 손질한 냉이를 섞은 후 올리브유로 버무려 보세요. 반으로 자른 방울토마토와 잘게 부순 호두나 피칸을 뿌려도 좋습니다.
냉이차 만들기
평소 녹차를 즐긴다면 냉이차도 좋은 방법입니다. 냉이차는 주로 어린 냉이잎으로 만들지만, 뿌리도 길게 갈라 함께 만들어도 좋습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먼저 냉이를 깨끗하게 손질합니다. 뿌리에서 잎을 자른 후 누런 잎을 떼어내고 질긴 줄기도 잘라내세요. 뿌리는 줄기가 이어지는 머리 부분을 잘라내고, 칼로 살살 긁어 불순물을 제거한 후 길게 반으로 가릅니다. 뿌리가 길다면 반으로 자르세요.
- 물을 끓인 후 준비한 냉이를 넣고 살짝 데친 후 채반에 올려 물기를 뺍니다.
- 물기가 빠지면 바삭하도록 말립니다. 미세 먼지로 인해 자연 건조가 힘들다면, 식품 건조기를 사용해도 좋고, 덖으셔도 좋습니다. 프라이팬에서 덖으실 때는 기름기를 모두 제거한 후 덖으셔야 합니다.
- 말린 냉이는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합니다.
- 냉이차는 녹차잎을 우리듯 뜨거운 물에 우리시면 됩니다. 뜨거운 물에 말린 냉이찻잎을 넣으면 불어지면서 녹색이 돌아옵니다. 냉이 뿌리도 함께 말렸다면 찻잎을 넣을 때 하나씩 넣어보세요. 더욱 진한 냉이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부작용 및 주의 사항
냉이는 우리가 오랜 세월 먹어온 나물입니다. 음식으로 먹을 때는 대체로 안전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먹을 때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드물지만 알러지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답니다. 음식에 알러지가 있고, 냉이를 처음 먹는 것이라면 주의해야 합니다.
냉이와 관련하여 주의할 것 중 하나는 중금속 오염입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길가나 농약을 사용하는 과수원이나 농지 근처에서 난 냉이는 피하세요.
냉이는 건강을 돕는 성분이 많은 채소입니다. 하지만 효능과 부작용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압이 높아 혈압약을 먹으면서 혈압을 내리는 작용이 있는 음식을 꾸준히 먹는다면 혈압을 너무 낮춰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 정보입니다. 참고용으로 사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알러지나 임신과 같은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그리고 냉이를 장기간 섭취할 계획이라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으세요.
참고 자료
- Plants of the World online: Capsella bursa-pastoris
- European Medicines Agency: Assessment report on Capsella bursa-pastoris (L.)
-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Shepherd’s Purse Polyphenols Exert Its Anti-Inflammatory and Antioxidative Effects Associated with Suppressing MAPK and NF-κB Pathways and Heme Oxygenase-1 Activation
- ScienceDirect: Capsella Bursa-Pastoris
- SciELO: Revista Brasileira de Farmacognosia
- Spandidos Publications: Effect of methanol extracts of Cnidium officinale Makino and Capsella bursa-pastoris on the apoptosis of HSC-2 human oral cancer ce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