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식으로 살아간다. 배가 고파 먹는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음식물에 들어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 먹는 것이고, ‘허기’는 영양소가 부족하니 공급하라는 신호일 것이다. 그렇게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도 참 많다. 중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탄단지’ 3대 영양소도 있고, 이름부터 심상치 않고 어떻게 하든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비타민’도 있으며, 이걸 왜 먹지 싶은 ‘미네랄’도 있고, 먹어봤자 소화도 되지 않는 섬유질도 있으며, 그냥 흘러버리는 물도 있다. 섬유질은 그 자체로 건강상의 효능이 커서 세간에서는 ‘탄단지’ 비타민 미네랄을 이르는 5대 영양소에 추가해 6대 영양소라 부르기도 한다. 물론, 섬유질은 탄수화물이지 별도의 영양소는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런 필요성과는 달리 우리는 그게 3대 영양소든 5대 영양소든, 영양소에 그리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간다. 탄수화물이 필요하니 밥을 먹는다고 하지 않고, 지방이 필요하니 기름진 생선을 먹는다 하지 않으며, 비타민이 필요하니 사과를 먹어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배가 고파 먹고, 맛있어서 먹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손이 가는 대로 먹다 보면 과한 것도 있고, 부족한 것도 있게 마련이다. 물론, 신비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 몸은 우리 몸에 필요치 않은 것은 배출하기도 하고, 필요한 것은 합성하기도 해서 어느 정도 항상성을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서 과해서 문제인 것도 있고 부족해서 문제인 것도 있다. 그렇게 부족해서 문제인 것은 무엇일까?
하버드대학교 의학대학원의 자료 ‘4가지 필수 영양소, 충분히 먹고 있습니까?‘를 보면, 미국인들은 4가지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뼈와 치아에 문제가 생기고, 심혈관 건강과 내부 장기를 비롯하여 체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서 체중을 문제 삼는 것은 비만이 다른 수많은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병증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4가지 영양소 결핍은 미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역시 이 4가지 영양소 섭취량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4가지 영양소는 칼슘, 칼륨, 비타민D, 섬유질(식이섬유)이다.
칼슘
칼슘 하면 대부분 ‘뼈’를 떠올린다. 하지만 칼슘은 단지 골격 형성 및 뼈 건강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 건강과 근육 그리고 신경 전달과 세포 대사 등 다양한 생기 기능에 작용한다.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각종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필요 섭취량(700mg)의 약 71%(542mg) 수준이며, 국민의 약 70%가 칼슘을 권장 섭취량보다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갱년기 여성은 골 손실이 커 필요량이 더 많다. 우유, 치즈, 요거트, 브로콜리, 케일, 배추 등을 챙겨보자.
성인의 칼슘 하루 권장 섭취량
- 성인 남성 19~49세 800mg
- 성인 남성 50~64세 750mg
- 성인 남성65세 이상 700mg
- 성인 여성 19~49세 700mg
- 성인 여성 50세 이상 800mg
칼륨
칼륨은 우리 몸에서 많은 양이 필요한 대량 미네랄로, 체액 농도 유지, 신경 신호 전달, 근육의 수축과 이완 등 다양한 작용으로 우리 몸의 각 부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는다. 특히 칼륨은 나트륨의 배설을 도와 혈압을 안정시켜 심혈관 질병 위험도를 낮추며, 골밀도를 높이고,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혈당 수치를 조절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은 약 55%, 여성은 약 78%가 칼륨을 충분 섭취량보다 적게 섭취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 해산물, 육류 등 칼륨 섭취에 좋은 음식은 많다. 하지만 음식에는 칼륨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성분도 함께 들어 있다. 나트륨이나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도 있어서 피하는 것이 좋다. 토마토, 바나나, 복숭아, 강낭콩, 당근, 비트, 근대, 시금치, 닭고기 가슴살, 연어 등을 챙겨보자.
성인의 칼륨 하루 충분 섭취량
- 19세 이상 성인 3,500mg
- 임신부는 동일하며, 수유부는 400mg 추가
비타민D
비타민D는 다른 비타민과는 달리 햇볕을 쬐면 우리 몸이 스스로 필요한 만큼 만들어 사용한다. 하지만 실내 생활이 많은 현대인의 여건상 비타민D가 부족하고,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피부색이 어둡거나 개인적인 여건에 따라 그 정도는 더 심할 수 있다. 비타민D는 우리 몸이 칼슘 흡수를 잘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칼슘 섭취량도 적은데 비타민D마저 부족하면 칼슘 흡수량은 더 줄어들어 골다공증 등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면역 기능이 약해져 감염성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며, 만성 피로와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2017년 대한의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약 90%가 비타민D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에는 표고버섯과 양송이버섯 등 버섯류, 고등어, 연어, 청어, 정어리, 대구 간유, 계란 등이 있다.
성인의 비타민D 하루 충분 섭취량
- 19~64세 10mcg
- 65세 이상 15mcg
식이섬유(섬유질)
섬유질은 우리 몸에서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의 일종이다. 하지만 소화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익한 것이 아니다. 혈당 수치 조절과 장 건강, 실혈관 건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을 돕는다. 장 건강을 돕는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를 프리바이오틱스라 하는데, 이 역시 섬유질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식단은 육류 위주인 서구와는 달리 채소 위주여서 서구인보다는 섬유질 섭취량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과 더불어 식단이 서구화하면서 채소보다는 육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은 충분 섭취량보다 적다.
성인의 섬유질 하루 충분 섭취량
- 19세 이상 성인 남성 30g
- 19세 이상 성인 여성 20g
음식 또는 영양 보충제
영양 보충제가 없던 시절에는 모든 영양소를 음식을 통해 섭취해왔지만, 과학의 발달로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이 규명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영양 보충제도 개발되었다. 하지만 건강 전문가들의 견해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가능한 한 음식을 통해 섭취할 것을 권한다. 하버드대학교의 자료에서도 가능한 한 음식을 통해 섭취할 것을 권하며, 보충제를 선택하려면 보충제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인지 의료 전문인의 조언을 듣고 적절한 안내를 받으라고 권하고 있다.
참고 자료
- Harvard Medical School: 4 essential nutrients — are you getting enough?
-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 20년 통계를 한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