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ABC쥬스가 인기 있는 다이어트 주스로 회자 되고 있습니다. 이런 소문에 들어 있는 말 중 하나인 ‘누가 며칠 동안 마셨더니 뱃살이 쏙 빠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대단한 주스인 모양입니다. 오늘은 ‘기적의 주스’라는 ABC쥬스 이야기입니다.

ABC 주스란?

ABC쥬스는 세 가지 재료로 만듭니다. 사과(Apple), 비트(Beet), 당근(Carrot)입니다. 세 가지 재료의 첫 글자를 따서 ABC 주스라 부르고, 디톡스 효과가 있다 해서 해독 주스(디톡스 주스)라 부르기도 하고, 효과가 좋다 해서 기적의 주스(미라클 주스)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랬겠지요.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ABC주스라는 이름에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재료명의 첫 글자를 가져다 쓴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ABC도 모른다’할 때 바로 그 의미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주스의 이름에 ‘건강 주스의 기본’이라는 뜻을 담은 것이겠지요. 그래서 먼저 그 기본을 알아봅니다.

ABC쥬스 효능

ABC 주스는 사과, 비트, 당근을 함께 넣어 만듭니다. 따라서 ABC주스의 효능은 사과, 비트, 당근의 효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과 효능

사과

사과는 ‘국민 과일’이라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입니다. 새콤달콤한 맛과 상큼한 향, 아삭한 식감, 게다가 건강에 좋은 성분까지, 국민 과일이라 불리는 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사과는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이 53kcal이고, 식이섬유는 2.7g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0%에 해당합니다. 사과에는 비타민A, 비타민C, 엽산 등 비타민B군에 속한 여러 비타민과 칼륨, 칼슘, 인, 마그네슘 등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도 다량 들어 있답니다. 또한, 히스티틴, 이소루신, 라이신 등 필수 아미노산과 아르기닌, 아스파르트산 등 비필수 아미노산, 그리고 케세르틴 등 항산화제도 다량 들어 있답니다. 100g에 들어 있는 항산화 능력 수치는 2,589로, 과일과 채소 중에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과의 효능입니다.

  • 체중 감량을 돕는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돕는답니다.
  • 혈당 관리를 도울 수 있답니다.
  • 천식으로 인한 증상 완화를 도울 수 있답니다.
  • 뼈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 변비 개선을 도울 수 있답니다.

비트 효능

비트

비트는 근래 들어 우리에게 알려진 채소입니다. 고대 로마 시대에도 경작했다는 기록은 있지만, 소화하기 힘든 성분으로 인해 식용보다는 주로 가축 사료로 이용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건강에 좋은 성분이 듬뿍 들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슈퍼푸드로 부르기도 합니다.

비트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43kcal이며, 식이섬유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1%가 들어 있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많습니다. 엽산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29%가 들어 있고, 비타민C는 약 8%가 들어 있으며, 칼륨, 마그네슘, 철분, 인, 셀레늄 등 미네랄도 다량 들어 있답니다. 또한, 비트에는 플라보노이드, 베탈레인,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답니다. 100g에 들어 있는 항산화 능력 수치는 1,776으로, 채소 중에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비트의 효능입니다.

  •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있답니다.
  • 콜레스테롤 개선 작용이 있답니다.
  • 소화를 돕고 장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소염 작용으로 감염 예방을 도울 수 있답니다.
  • 해독 작용이 있답니다.
  • 체중 감량을 도울 수 있답니다.
  • 피부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인지 기능을 높이는 작용이 있답니다.

당근, 홍당무 효능

당근

당근은 우리가 잘 아는 채소로, 중국(당나라)에서 들어온 뿌리채소여서 당근이라 부르고, 당나라에서 들어온 붉은 무여서 홍당무라 부른답니다. 비타민A의 전구체를 카로틴이라 하는데, 이 카로틴이라는 이름이 당근(Carrot)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당근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41kcal이고, 식이섬유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1% 들어 있답니다. 비타민A, C, E, K, 티아민, 리보플라빈, 니아신, 엽산 등 다양한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칼륨, 칼슘, 인, 망간, 마그네슘, 아연 등 미네랄 함량도 많습니다. 100g에 비타민A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무려 334%가 들어 있고, 비타민C는 약 10%, 비타민K는 약 16%가 들어 있답니다. 또한, 당근에는 카로티노이드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습니다. 100g에 들어 있는 항산화 능력 수치는 697입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당근의 효능입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체중 감량을 도울 수 있답니다.
  • 눈 건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뇌 건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피부 건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독성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작용이 있답니다.

ABC쥬스 만들기 & 먹는법

ABC 주스

재료

  • 사과: 200g (중간 크기 1개)
  • 비트: 100g (작은 크기 1/2개)
  • 당근: 200g (중간 크기 1개)
  • 물: 200 ml

레시피

  1. 사과, 비트, 당근을 깨끗하게 씻습니다.
  2. 사과는 씨 부분을 제거합니다.
  3. 씻은 재료를 껍질째 갈기 좋은 크기로 써세요.
  4. 썬 재료를 물과 함께 믹서에 넣고 갈으세요.

ABC쥬스 먹는 법

위의 레시피로 완성된 ABC쥬스의 양은 500ml 입니다. 이런 주스는 가능한 한 아침 공복에 먹는 것이 좋답니다. 흡수율도 높고,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좋으니까요.

부작용 및 주의사항

  • 사과 씨에는 시안화물(청산가리) 성분이 있으므로 제거해야 한답니다.
  • 비트에는 옥살산염이 들어 있어서 신장이나 담낭에 문제가 있다면 피해야 한답니다.
  • ABC 주스는 섬유질 함량이 많습니다. 처음이라면 소화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양을 줄이거나 두 번에 나누어 마시면 될 것입니다.
  •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가능한 한 추가적인 당분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위의 레시피로 만들면 맛도 좋아서 설탕이나 꿀을 넣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 묽기를 조절하려면 갈을 때 물을 더 넣거나 덜 넣으면 됩니다.

기본(ABC) 레시피

외국 어느 건강 관련 블로그를 보면, 신빙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이 주스는 중국의 어느 한의사가 폐암과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사실 이 주스의 기원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ABC쥬스는, 이름만 붙이지 않았을 뿐, 그린 스무디나 그린 주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레시피니까요.

사과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다 아는 내용이고, 비트가 좋은 것도 다 아는 내용이며, 당근이 좋은 것도 다 아는 내용입니다. 또한, 셋 다 주스나 스무디로 인기 있는 재료이며, 사과는 여느 그린 주스에 맛과 향을 더하기 위해 흔히 추가하는 재료입니다. 비트 주스를 만들 때 사과를 넣는 것도 흔한 레시피이고, 당근 주스를 만들 때 사과를 넣는 것도 흔하디흔한 레시피입니다. 그러니까 ABC쥬스 레시피는 이미 오랫동안 해온 기본적인(ABC) 레시피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요즘 ABC쥬스가 ‘뜬’ 것은, 아마도, 오래전부터 좋다고 소문난 사과 주스나 당근 주스로는 ‘원하는 효과’를 못 봤고, 몇 년전부터 유행했던 비트 주스로도 ‘원하는 효과’를 못 봤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오래된 레시피인 ‘사과당근 주스’와 비교적 새로운 레시피인 ‘사과비트 주스’를 섞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작용했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효과, 그리고 원하는 기적

인터넷에 올려진 ABC쥬스 관련 글들을 보면 ‘효과가 있다, 없다’ 말들이 많습니다. 어떤 효과이고 어떤 기적인지 궁금해서 읽어보면 대개 ‘뱃살 제거’를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며칠 동안 아침마다 마셨는데 효과 없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효과 있다고 말합니다. 이쯤이면 중재안도 하나 등장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른가 봐요.’

운동 없이 아침에 이 주스를 마시는 것으로 뱃살이 빠졌다구요? 그럴 수 있습니다. 아침마다 먹던 밥을 먹지 않고 이 주스를 마시니 단기적으로 살이 빠지는 것 같은 효과가 있겠지요. 아침 식사를 했다 해도, 마시지 않던 500ml의 걸쭉한 주스를 공복에 마셨으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침 식사량이 줄었을 수도 있고, 오랜만에 작심하고 몇 주간 ABC쥬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니 몸이 알아서 운동량을 더 늘렸을지도 모르니까요.

어느 일간지에 실린 ABC쥬스 관련 기사를 보면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보려면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이 맞는 말일 것입니다. 체중은 인풋과 아웃풋의 문제니까요. 먹는 양을 줄이지 않는다면 태우는 양(운동량)을 늘려야 하니까요. 하루 세끼 식단에 변화 없고, 태우는 양에도 변화 없이, 이 주스를 더 마시는 것으로 ‘기적이다 싶을 정도로 살이 빠졌다’면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특이 체질이거나 어디 아프지 않고서야 그럴 리 없을 테니까요.

하기야 모를 일입니다. 뒷산 큰 바위 아래서 치성을 드리고 병이 나았다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이거 마시면 단기간에 뱃살이 쏙 빠진다’는 최면 수준의 매우 강한 플라시보 효과를 누렸을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이런 믿음의 영역은 마음속 성스러운 자리에 모실 일이지, 보편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효과를 봤습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아침마다 그린 주스나 스무디를 마셔왔습니다. 물론, 아침 식사 대용입니다. 사과 비트 당근으로 만들기도 하고, 사과 비트 양배추로 만들기도 합니다. 총 재료의 양은 500g으로 하고, 물은 200ml로 합니다. 진하다 싶으면 물을 약간 더 넣기도 하고요. 오랜 세월 아침 대신 그렇게 그린 주스나 그린 스무디를 마시며 저는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뱃살이 빠지는 기적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크고 값진 기적입니다. 아프지 않는 기적, 수년째 흔한 감기마저 걸리지 않는 기적 말입니다. 저는 이걸 아침마다 마시는 그린 스무디나 그린 주스의 효과라 생각합니다.

사실 ‘좋은’ 외국 자료를 보면 이 주스의 기적을 뱃살 제거가 아닌 디톡스라 말합니다. 이런 기적이라면 신뢰할 수 있습니다. 사과와 비트와 당근에 들어 있는 각종 성분과 항산화제가 우리 몸에 있는 독소 제거를 돕고 염증과 싸울 테니까요. 이 주스에서 원하는 기적이 바로 이런 건강 기적이라면 해볼 만할 것입니다. 물론 이때 중요한 것은 ‘꾸준히’ 입니다.

정리

“하루에 사과 하나면!”

이 글을 쓰면서 읽은 글 중에 유익하고 재미있는 글이 하나 있습니다. 제목이 이렇습니다. “하루에 사과 하나가 의사를 멀리하게 못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것은 건강에 좋은 선택입니다.” 제목이 널리 알려진 말과 약간 다르지요? 아마 이런 말을 들어 보셨을 거예요. “하루에 사과 하나가 의사를 멀리하게 합니다.” 글을 쓴 분은 ‘멀리하게 한다’는 문구를 ‘멀리하게 못 할 수도 있다’로 바꿨습니다.

이 글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메디칼 스쿨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글을 쓴 분은 오랜 세월 날마다 사과 하나로 아침을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8,400명이 참가한 잘 짜여진 설문 조사 연구에서, ’날마다 사과 하나씩 먹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이 의사를 만나는 횟수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하버드에 있는 영양학 전문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답니다. 문의 결과 영양학 전문가는 본인도 사과를 좋아하지만 매일 먹는 것은 아니라고 답하며, 그래도 사과가 건강에 좋은 이유를 들려줍니다. 사과는 언제 어디서든 간식으로 먹기도 편하고, 어느 음식에도 잘 어울리고, 사과에 들어 있는 수용성 섬유질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칼륨은 혈압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사과는 즙만 먹지 말고 껍질째 먹어야 하며, 어쨌든 사과는 건강에 좋다는 등등.

이제 이 글의 결론을 맺습니다. “하루 한 컵 ABC쥬스가 ‘원하는’ 기적을 만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것은 건강에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