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 늘고 인터넷을 통해 세상 어느 곳이든지 실시간으로 드나드는 세상이 되면서 우리의 식탁도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 듭니다. 우리의 식탁에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음식들이 올라오게 된 것이지요. 그런 음식 중에 이탈리아 요리나 동남아시아 요리에서 자주 보던 바질도 있습니다. 오늘은 바질 이야기입니다.

바질이란?

바질(Basil, Ocimum basilicum)은 민트, 로즈마리, 오레가노 등과 함께 꿀풀과에 속한 식물로,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세계적으로는 음식과 향료 및 의약품에 널리 사용되는 허브입니다. 원산지는 인도 등 열대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으로, 재배 역사가 5천 년에 달하며, 전 세계로 퍼져나가 지역에 따라 150종이 넘는 바질이 있답니다. 몇 가지 꼽으라면, 이탈리아 요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스위트 바질’, 인도에서 신성한 풀로 여기는 ‘홀리 바질’, 동남아시아권 요리에서 볼 수 있는 ‘타이 바질’ 과 ‘레몬 바질’ 등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왕의 식물 또는 신성한 식물

이 허브에 주어진 이름이 특별합니다. 바질(Basil)이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어 바실레우스(basileus)에서 유래한 것으로, ‘왕, 왕실’을 뜻한답니다. 왕실에서 향신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랍니다. 또한, 인도에서는 이 허브를 ‘툴시(Tulsi)’라고 부르는데, 이는 힌두교의 여신 ‘툴라시’와 관련이 있습니다. ‘툴시(Tulsi)’의 영어명 ‘홀리 바질(Holy Basil)’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인도에서 바질은 ‘신성한 식물’입니다. 동양에서는 ‘신성한 식물’로, 서양에서는 ‘왕의 식물’로 불릴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아온 것이지요.

바질의 특별한 성분과 효능

허브
해마다 돋아나고 사라지는 바질이 동서양 모두에서 귀한 대접을 받아온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신성하게 여기고 왕이 귀하게 쓴 데는, 그 식물에 신성한 그 무엇이 있고 왕이 원하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인간의 입장에서 신의 역할 또는 기능은 이 땅에서의 ‘부귀영화’와 그 부귀영화를 언제까지나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무병장수’로 요약될 수 있을 텐데, 이 풀에 그런 효험이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여신의 이름을 붙였을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또한, 인간의 본능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먹거리를 찾는 것에서 시작해, 그 본능이 충족되고 나면 ‘무병’을 찾아 나서고, 그 끝은 진시황의 불로초처럼 ‘장수’를 향하는데, 인간의 욕망이 응축된 자리이자 스스로 신적 권위를 가진 고대 왕이 이 풀을 귀하게 사용했다면 이 풀에 무병과 장수의 효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고대로부터 바질은 특별한 효능이 있는 풀로 여겨졌답니다.

산화 스트레스와 항산화제

바질은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허브입니다. 항산화제는 우리가 먹는 식물에 들어 있는 파이토케미컬(식물 영양소)로, 일차적으로는 식물이 외부 병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물질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식물이 자신을 위해 생성한 각종 영양소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처럼, 우리가 섭취한 항산화제 역시 우리 몸에서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이름이 항산화제인 것은 이 성분이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이 활성 산소가 일으키는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산화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서 일으키는 문제는 다양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세포 변질과 그로 인한 악성 종양 세포 생성, 노화, 염증 등이 있답니다. 바질에는 루테인, 제아잔틴, 베타카로틴, 마그네슘, 망간, 셀레늄, 유제놀, 리날룰 등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쓰이는 영양소들과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어서, 활성 산소가 일으키는 문제에 대응해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농무부(USDA)는 식물 100g에 들어 있는 항산화제를 ‘활성 산소 흡수 용량(Oxygen Radical Absorbance Capacity, ORAC)’으로 발표했는데, 그 자료에 따르면 신선한 바질의 항산화 성분 수치(ORAC Value)는 4,805입니다. 또한, 말린 바질 향신료의 항산화 성분 수치는 61,063입니다. 향신료를 한 번에 100g이나 먹지는 않겠지만, 바질에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참고로, 항산화제의 보고라고 알려진 블루베리의 항산화 성분 수치는 4,669입니다.

바질의 효능

전통적으로 바질은 다양한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하는 용도로 써왔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뱀이나 전갈의 독을 해독하는 데 사용했고, 고대 로마에서는 두통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 사용했으며, 해열과 강장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답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바질의 잠재적인 건강상의 효능입니다.

  • 항염 및 소염 효능이 있답니다.
  • 항균 및 감염 예방 효능이 있답니다.
  • 혈압 안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혈당 수치 조절 작용이 있답니다.
  • 우울증 완화 등 정신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시력 개선 및 눈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피부 트러블 개선 및 피부 노화를 줄일 수 있답니다.
  • 악성 종양 세포에 대응하는 작용이 있답니다.
  • 치아와 잇몸 등 구강 건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좋은 바질 고르는 법과 먹는 법

바질과 과일
바질은 현재 세계에 널리 퍼져 있고, 그만큼 널리 쓰이는 허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질을 재배하는 농장이 있어서 신선한 바질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바질 고르기

바질을 사려면 먼저 품종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바질 페스토나 파스타 소스에서 볼 수 있는 바질을 사려면 스위트 바질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동남아시아 요리에 넣을 바질이라면 타이 바질이나 레몬 바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잎에 반점이 없고 색이 선명하며 신선한 것을 선택하고, 보관할 때는 씻지 않은 채 페이퍼 타월로 감싸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냉장고에서 2~4일 정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말린 바질을 구입할 때는 그 상태를 가늠하기 어려우므로 믿을만한 회사에서 나온 제품을 선택하고,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질 키우기

바질은 키우기도 쉽습니다. 바질은 열대 및 아열대성 식물이지만, 화분에 심어 햇볕 좋은 창가에 잘 자랍니다. 실내 공기 정화에도 좋고,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도 좋겠지요. 또한, 스위트 바질 씨앗은 발아도 잘 되고 손도 많이 가지 않아서, 씨앗을 사서 직접 심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분갈이를 해줘야 하고 벌레가 생기는지 살펴봐야 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화분 여러 개에 심어 적당한 때 잎을 따 요리에 넣는 것도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일 것입니다.

바질 먹는 법

바질은 품종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지만, 향과 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 어느 요리에나 잘 어울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활용해보세요.

  • 파스타 소스에 넣어도 좋습니다.
  • 채소를 볶을 때 함께 넣어 볶아도 좋습니다.
  • 동남아시아 요리처럼 수프에 넣어도 좋습니다.
  • 잘게 잘라 그린 샐러드에 넣어도 좋습니다.
  • 믹서나 블렌더로 갈아 바질 스무디도 좋습니다.
  • 잘게 자르거나 작은 잎 그대로 피자 위에 토핑으로 얹어도 좋습니다.
  • 마늘과 향신료를 넣고 으깨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 잎을 말리거나 덖어서 차로 우려도 좋습니다.

바질차 만들기

신선한 바질 잎으로 건강차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바질잎을 줄기를 따 다듬습니다.
  • 시원한 물로 씻어 먼지나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 채반에 올려 물기를 뺀 후 햇볕에 바삭하게 말립니다.
  • 햇볕이 좋지 않거나 미세 먼지가 걱정이라면 식품 건조기로 말려도 좋고, 더치 오븐이나 프라이팬에서 덖어도 좋습니다. 프라이팬으로 덖을 때는 먼저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수시로 뒤집으며 바삭해지도록 덖어야 합니다. 양이 많다면 한 번에 덖기보다는 잠깐 덖고 불을 꺼 식힌 후 다시 덖는 방식으로 서너 차례에 걸쳐 덖는 것이 좋습니다.
  • 완성된 찻잎은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며, 녹차처럼 뜨거운 물로 우리면 향기 좋고 건강에 좋은 ‘바질차’가 됩니다.

바질 페스토 만들기

이탈리아 음식인 바질 페스토는 바질로 만든 음식의 대표 격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만들기도 쉽습니다. 바질 페스토 만들기를 참고하세요.

주의 사항

바질은 오랜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일반적인 방식으로 먹을 때 대체로 안전하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 허브에 알러지가 있다면 먼저 확인해 보세요.
  • 드물지만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답니다.
  • 바질에 출혈 및 혈액 응고와 관련한 문제가 있어서, 이와 관련한 문제가 있다면 피해야 한답니다.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임신 등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