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집에 가면 함께 나오는 양념이 있습니다. 추어탕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 용도로 넣는 양념입니다. ‘산초’라 부르기도 하고, ‘제피’라 부르기도 하는 향신료인데, 한방에서는 약재로 사용해 왔습니다. 산초가 어떤 향신료이고, 어떤 효능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산초와 초피 또는 제피

산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는 ‘산초나무’의 열매로, 지역에 따라 나무를 분지나무라 부르고, 열매를 분지라 부르기도 합니다. 산초나무(Zanthoxylum schinifolium)는 운향과(Rutaceae)에 속한 나무로 우리나라 전역과 일본에서 자생하는 3m 정도의 ‘키작은 나무(관목)’입니다. 열매는 향신료로 사용하고, 한방에서는 약재로 사용합니다.

산초

산초나무와 초피나무

산초나무와 비슷한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초피나무(Zanthoxylum piperitum)인데, 모두 운향과(Rutaceae) 초피나무속(Zanthoxylum)에 속한 나무로, 얼핏 보면 비슷해서 분간하기 쉽지 않습니다. 나무 모양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열매도 그렇습니다.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특징인 열매는 향신료와 약용으로 쓰입니다. 추어탕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신료를 넣는데, 그 가루를 흔히 ‘산초가루’라 부릅니다. 하지만 실제로 추어탕에 넣는 것은 산초가루가 아닌 ‘조피(제피)가루’로, 초피나무(조피나무, 제피나무)의 열매를 가루낸 것입니다. 실제로 음식에 넣는 것은 ‘초피(조피, 제피)’지만 ‘산초를 넣는다’고 할 정도로 산초와 초피는 혼용해왔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산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고 초피나무는 그렇지 않지만, 나무와 열매의 특성이 비슷하기 때문일 듯합니다.

[초피나무]
산초나무는 우리나라 전역과 일본 등지에서 자라지만, 초피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과 일본 그리고 중국에서 자랍니다. 우리나라만 보면 초피나무보다 산초나무가 많지만, 일본과 중국을 함께 보면 초피나무가 많습니다. 특히 중국에는 산초나무는 없고 초피나무만 있어서, 중국 전통 의서에 기록되어 있는 것도 초피이고, 중국 음식에서 향신료로 사용하는 것도 초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 자생하는 초피나무가 단일 품종은 아닙니다. 우리가 산초와 초피 두 열매의 특성이 비슷해 구분 없이 사용해온 것처럼, 중국에도 우리나라에 있는 초피나무(Z. schinifolium)를 비롯하여 여러 종의 초피나무가 있지만 특성이 비슷해 구분 없이 사용해 왔습니다.

중국에서 초피는 지역에 따라 천초, 촉초, 파초, 화초, 애초, 대초, 당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주로 ‘초(椒)’라는 이름에 지역이나 특징을 나타내는 말을 덧붙인 형태인데, 용도와 관련해 껍질을 뜻하는 ‘피(皮)’자를 붙여 ‘초피’라 하고, 진나라 지역에서 나는 초(椒)여서 ‘진초’, 촉나라 지역에서 나는 초(椒)여서 ‘촉초’ 등으로 특성과 지역에 따라 달리 불러왔습니다. 이렇게 보면 ‘산초(山椒)’라는 이름도 ‘산에서 나는 초(椒)’여서 붙은 이름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초(椒) 나무는 남부지방에만 있지만, 그와 비슷한 나무가 우리나라 전역 산지에 널리 퍼져있었으니까요. 게다가 그 특성도 비슷했으니까요. 산초가 없는 중국 한의서에는 초피만 기록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둘의 효능이 비슷해 구분 없이 사용해 왔답니다.

[사천요리 마라탕 오향분]
중국을 대표하는 향신료 중에 오향분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향신료 가루를 섞은 것인데, 그 다섯 가지는 계피(肉桂), 회향(小茴香), 팔각(八角), 정향(丁香) 그리고 초피(椒皮)입니다. 중국에서 초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맵기로 소문난 쓰촨(사천) 요리 ‘마라탕’에 들어가는 ‘화자오(huā jiāo)’가 바로 ‘초피’의 다른 이름 ‘화초(花椒)’의 중국식 발음입니다. 쓰촨(사천) 지방에서 많이 사용해 고대 그 지역명에 따라 ‘촉초’라 부르기도 하고, 영어식으로 ‘쓰촨페퍼(Sichuan pepper)’라 부르기도 합니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 구분

산초나무와 초피(조피)나무는 잎이나 가시로 알 수 있습니다. 산초나무의 잎은 어긋나고 초피나무의 잎은 대칭형으로 마주납니다. 가시도 잎과 마찬가지로 산초나무 가시는 어긋나고 초피나무(조피나무) 가시는 대칭형으로 마주납니다. 또한, 잎 가장자리 모양에도 차이가 있는데, 초피나무 잎의 가장자리는 산초나무 잎의 가장자리보다 거친 톱니 모양입니다. 잎 가장자리 형태는 둘을 함께 놓고 비교해야 차이를 알 수 있지만, 잎이나 가시가 난 형태는 둘 중 하나만 보아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잎이나 가시가 어긋났다면 산초나무이고, 마주났다면 초피나무(조피나무)입니다.

아메리카 산초나무

미국 미주리 식물원(Missouri Botanical Garden)에 의하면, 초피나무속(Zanthoxylum)에는 약 700종이 속해 있으며, 전 세계 온대 및 아열대 지역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중부 및 동부 지역에 ‘아메리카 산초나무(Zanthoxylum americanum)’가 있습니다. 학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아메리카(americanum) 지역에 서식하는 초피나무속(Zanthoxylum) 나무로, 일반적으로 ‘프리클리 애쉬(Prickly Ash)’라 부르며, ‘투쓰에이크 트리(Toothache Tree)’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름이 ‘프리클리 애쉬’인 것은 가시(prickle) 때문이고, 투쓰에이크 트리(Toothache Tree)인 것은 전통적으로 ‘치통(Toothache)’ 치료에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이 나무의 열매와 껍질을 치통을 비롯하여 발열, 기침, 통증 완화 등 다양한 증상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해 왔답니다.

산초의 특별한 성분과 효능

전통적으로 산초와 초피는 그 특성이 비슷해 구별하지 않고 사용해 왔습니다.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있어서 향신료로 사용해 왔으며, 치료 효과 때문에 우리나라와 중국은 물론 아메리카 원주민도 약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최근 연구 자료에 따르면 산초에는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플라보노이드와 알칼로이드 등 다양한 화합물이 들어 있답니다. 산초의 향과 매운맛 그리고 입을 얼얼하게 하는 마치 효과와 효능도 바로 이런 성분 때문입니다. 아래는 전통적으로 말하는 산초의 잠재적인 건강상의 효능입니다.

  • 항진균 효능이 있답니다.
  • 치통 근육통 등 진통 효능이 있답니다.
  • 해열 효능이 있답니다.
  • 신진대사 및 혈액 순환 촉진 효능이 있답니다.
  • 인후염 등 호흡기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 지사제 효능이 있답니다.
  • 소화 촉진 효능이 있답니다.
  • 복통 완화 효능이 있답니다.
  • 강장 효능이 있답니다.

산초의 전통적인 식용 방법

  • 산초는 기름을 짜 이용합니다.
  • 산초 껍질과 초피 껍질은 말린 후 가루를 내 향신료로 이용합니다.
  • 추어탕, 민물매운탕 등의 냄새 제거에 사용합니다.
  • 생선의 독성 제거에 사용합니다.
  • 일본에서는 육류 요리에 산초 잎과 덜 익은 산초를 넣기도 합니다.
  • 중국 쓰촨(사천) 요리에서는 마라탕 마파두부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됩니다.

산초

주의 사항 및 부작용

산초에는 알칼로이드 등 자극적인 성분이 들어 있어서 다량 복용하면 마비와 호흡곤란 등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향신료로 사용해 온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반적인 방식으로 적정량을 사용했을 때는 문제 되지 않는답니다.

  •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답니다. 처음이라면 먼저 소량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물론, 알레르기 반응이 있거나 의심된다면 피해야 합니다.
  • 마취 성분이 들어 있어서 입 안이 얼얼해지는 등 마취 효과가 있을 수 있답니다. 민감하다면 피해야 합니다.
  • 목이나 혀가 붓고 호흡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답니다.
  •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답니다.

본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고, 약을 먹고 있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