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진단된 암은 갑상선암으로, 총 35,303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진단된 암은 대장암으로, 총 32,751명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폐암, 위암, 유방암이 차례로 그 뒤를 잇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대장암

이는 2020년도 자료와 확연하게 다릅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진단된 암은 갑상선암이며, 유방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이 차례로 그 뒤를 잇습니다. 또한, 2019년도에는 갑상선암 폐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순입니다. 2019년과 2020년 연속 네 번째 자리에 있던 대장암이 2021년에는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한 것입니다.

건강

젊은 층에 많은 대장암

연령별로 보면 대장암 진단자 중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65.5%지만, 젊은 층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20~49세에 속한 대장암 진단자는 총 4879명으로, 전체 진단자의 약 15%에 해당하니까요. 범위를 40대(40~49세)로 좁히면 총 3232명으로, 대장암 진단자의 약 10%에 해당할 정도로 많습니다.

이 숫자를 많다고 하는 것은 다른 암과 비교해 보면 바로 드러납니다. 2021년도 진단자 상위 5대 암 중에서 남녀 모두에게 해당하는 위암을 보면 20~49세에 속한 진단자는 2650명으로 전체 29361명의 약 9%에 해당하고,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2%에 해당하니까요. 간암도 60대 이상 비율이 약 73%이며, 폐암은 60대 이상 비율이 약 84%나 됩니다.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다른 암에 비해 대장암이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증가하는 젊은 대장암

이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 자료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자료는 50세 미만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조기 발병 대장암(Young-onset colorectal cancer)’을 분석한 것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20~49세 연령대에 속한 ‘젊은 대장암’ 진단자는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 국가 중 가장 많습니다.

이 연구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젊은 대장암’이 증가한 이유를 식생활에서 찾습니다. 경기 호황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젊은 층에 퍼진 ‘패스트푸드’를 주목하면서, 패스트푸드와 같은 고도로 가공된 고지방 식품이 대장암 발병 위험을 10배나 높이며, 고지방 식단이 ‘젊은 대장암’을 거의 2배나 높인다고 지적합니다.

대장암 위험 요인

위 자료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서도 대장암 발병 위험 요인으로 식생활을 거론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는 식생활과 관련해 ‘붉은 육류 및 육가공품의 다량 섭취’를 대장암 위험 요인으로 특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붉은고기와 가공육’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건강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사안입니다. 이는 단지 ‘불에 태우듯 구워 먹는’ 조리 방식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불에 굽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생성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이전에 포화지방도 문제니까요.

붉은고기와 가공육은 포화지방 함량이 많은 대표적인 식품이고, 이 포화지방 과다섭취는 ‘만병의 근원이며 그 자체로도 질병인 비만’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니까요.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대장 선종 발생 위험성이 1.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상한 일

이상한 일입니다. 우리는 비만을 ‘만병의 근원이며 그 자체로도 질병’이라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비만’으로 사육된 고기를 좋아합니다. 비만은 ‘우리만’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도 아프게 할 텐데요. 다시 말해서 ‘비만이 그 자체로 질병’이고 그 중심에 ‘체지방’이 있다면, ‘비만 고기’는 ‘만병의 근원을 담고 있는 고기’이며 ‘그 자체로도 이미 질병에 걸린 고기’일 텐데요. 건강하지 않은 먹거리를 먹으면서 건강을 바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건강

예방 가능한 대장암

이런 상황에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유수 의료원 중 하나인 휴스턴 감리회 의료원은 우리에게 그 방법을 알려줍니다. 제목이 ‘대장암 예방 방법: 위험을 줄이는 10가지 방법(How to Prevent Colon Cancer: 10 Ways to Reduce Your Risk)’입니다.

휴스턴 감리회 의료원 자료는 먼저 대장암이 미국에서 네 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암이며,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라는 것을 지적하며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하지만 마냥 두려워할 일이 아닌 것은 ‘대장암은 예방 가능한 암’이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답니다.

대장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10가지 방법

아래는 그 10가지 방법입니다. 건강에 관심이 있고 대장암을 피하고 싶다면 아래 10가지 방법을 처음 보고 처음 듣는 것처럼 살펴보면 도움 될 것입니다.

1 적정 체중을 만들고 유지하세요.

날씬해 보이기 위해 살을 빼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체중을 만들고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과체중과 비만은 대장암뿐만 아니라 다른 암의 발병 위험도 높이니까요. 본인의 적정 체중을 모른다면 ‘체질량지수(BMI)’를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체질량지수(BMI)는 몸무게(kg)를 키의 제곱(m)으로 나눈 것으로, 기준은 25입니다. 체질량지수가 25보다 크면 과체중 신호일 수 있고, 30 이상이면 비만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70kg이고 키가 170cm라면 계산식은 ‘70 ÷ (1.7 × 1.7)’이며, 결과값은 24.22로 건강한 체중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체중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것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2 식단 절반을 채소와 과일로 채우세요.

채식 기반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습니다. 채소와 과일에는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항산화제 등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니까요.

지중해식 식단도 좋고, 플렉시테리언 다이어트도 좋습니다. 목표는 식사마다 식단의 절반을 채소와 과일로 채우는 것입니다.

3 알코올을 제한하세요.

알코올은 가능한 한 끊는 것이 좋고, 마시더라도 하루 1잔 이내로 제한해야 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제시한 알코올 1잔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알코올 도수(ABV) 5% 맥주: 12온스(약 355ml)
  • 알코올 도수(ABV) 12% 와인: 5온스(약 150ml)
  • 알코올 도수(ABV) 40% 술: 1.5온스(약 44ml)

건강

4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바꾸세요.

섬유질은 규칙적인 배변을 돕고, 장 건강을 촉진하며, 체중 조절을 돕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것은 물론 여러 만성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춥니다. 하지만 미국인 남성 5%, 여성 9%만이 날마다 충분한 양의 섬유질을 섭취하고 있답니다. 반대로 말하면, 미국인 남성 95%와 여성 91%가 섬유질을 충분하게 섭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하루 섬유질 충분 섭취량은 30g이며, 성인 여성의 하루 섬유질 충분 섭취량은 20g입니다. 참고로, 시금치 100g에 들어 있는 섬유질의 양은 약 3g입니다.

5 가공육을 피하세요.

가공육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런천미트, 베이컨, 소시지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모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입니다.

6 붉은고기를 제한하세요.

붉은고기 역시 대장암 발병 위험 요인입니다. 소고기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 염소고기 양고기 사슴고기 등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붉은고기를 흰살 고기인 닭고기 등 가금류와 생선 또는 콩류 식품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붉은고기를 먹을 때는 섭취량에 주의해야 하고, 굽는 것보다는 삶는 것이 좋습니다.

7 활동 빈도와 강도를 높이세요.

운동은 대장암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암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 됩니다. 일주일에 5일, 최소 하루 30분 운동이 필요합니다. 즉, 1주일에 150분 이상 운동하는 것입니다.

운동이라고 해서 부담스러워할 것도 아닙니다. 시속 4km 정도 속도 걷기로 시작해도 좋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날마다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익숙해지면 운동 강도와 시간을 늘리면 됩니다.

8 대장암 발병 위험 요소를 알아두세요.

대장암 발병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래는 우리나라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있는 대장암 위험 요인입니다.

  • 50세 이상 연령
  • 붉은 육류 및 육가공식품의 다량 섭취
  • 비만
  • 음주
  • 흡연
  • 유전적 요인
  • 선종성 대장용종
  • 만성 염증성 장질환 등 관련 질환

위 위험 요인 중 연령과 유전적 요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처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건강

9 45세부터 정기적으로 대장암 검진을 받으세요.

대장암 정기 검진은 대장암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 검사를 통해 위험 요소를 일찍 발견할 수 있고, 암으로 발전하기 이전에 치료할 수 있습니다.

10 45세 이전에 검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45세 이전이라도 대장암 검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 대장 폴립 병력, 대장암 가족력, 유전적 요인 등의 위험 요인이 있거나, 의심되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면,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젊은 대장암’ 비율이 높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쭉 뻗은 왕의 대로

무엇인가 획기적인 비법을 생각했다면 실망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대다수 중요한 문제가 그렇듯, 건강에도 왕도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서 언제나 통하는 ‘정도’는 있습니다.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내린 처방이 바로 그 ‘정도’일 것이며, 위의 10가지 방법이 바로 그 ‘정도’일 것입니다.

이쯤에서 달리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위 10가지 방법을 ‘왕도’라 여기고, ‘비법’이라 여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접근한다면 위 ‘10가지 방법’은 대장암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 발병 위험도 현저히 낮추는 묘약이 될 것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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