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Prunus persica)는 사과, 배와 함께 대표적인 과일 중 하나입니다. 과육 가운데 딱딱한 껍질로 감싸인 씨앗이 있어서 ‘핵과’라고 부릅니다. 학명을 보면 원산지가 ‘페르시아’ 지역인 것처럼 보이지만,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 산시성과 간쑤성 일대 고산지대입니다. 실크로드를 통해 페르시아로 전해졌으며, 기원전 300년경 알렉산더 대왕의 페르시아 정벌과 함께 유럽으로 전해졌답니다.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도 청동기 시대로 봅니다.

예로부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복숭아를 ‘신비한’ 과일로 여겨왔습니다. 중국에서는 복숭아를 천상 세계 신선들이 먹는 과일로 여겼으며, ‘장수’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삼천갑자 동방삭’이 먹었다는 과일도 복숭아였고,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이 먹은 과일도 복숭아였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복숭아는 꽃으로도 유명합니다. ‘복사꽃’ 또는 ‘복숭아꽃’으로 부르는데, 동요 ‘고향의 봄’에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향마을을 떠 올리게 하는 꽃일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꽃입니다. 뒤뜰에 복숭아나무를 심고 그 꽃을 즐겼으며, 봄이면 요즘 벚꽃 나들이를 하듯, 흐드러지게 핀 복숭아꽃 나들이에 나서곤 했으니까요. 동양 문화권의 유토피아인 ‘무릉도원(武陵桃源) 역시 복숭아꽃이 만발한 곳입니다. 사실 복숭아나무는 벚나무와 마찬가지로 ‘장미과 벚나무속’에 속한 나무로, 복사꽃 역시 화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복숭아가 ‘신선 세상’ 또는 ‘장수’를 상징하는 과일로 여겨진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복숭아는 예로부터 약재로 써왔답니다. 열매인 복숭아는 도자(도자(桃子)라 하고 씨앗은 도인(桃仁)이라 하는데, 이들 도자와 도인은 물론 꽃과 잎 그리고 껍질과 뿌리까지 모두 약성이 있어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답니다.

복숭아 종류


복숭아는 다양하게 나뉩니다. 과육이 씨앗에 붙어 있는 정도에 따라 나누기도 하고, 껍질에 털이 있는지에 따라 나누기도 하며, 과육색에 따라 나누기도 합니다.

이핵도, 점핵도, 프리스톤, 클링스톤

복숭아를 먹다보면 어떤 복숭아는 과육이 씨앗에서 깨끗하게 떨어지는데, 어떤 복숭아는 과육이 씨앗에 딱 달라붙어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과육이 씨앗(stone)에서 깨끗하게 떨어지는(free) 복숭아를 ‘프리스톤(freestone)’ 복숭아라 하며, 과육이 씨앗에 딱 달라붙어 있는(cling) 복숭아를 ‘클링스톤(clingstone)’ 복숭아라 합니다. 물론, 과육이 씨앗에서 깨끗하게 떨어지는 ‘프리스톤 복숭아’가 생과일로 먹기 좋습니다. 우리는 프리스톤 복숭아를 ‘이핵도’라 하고, 클링스톤 복숭아를 ‘점핵도’라고 합니다.

털복숭아, 천도복숭아

복숭아 표면에 잔털이 있는 복숭아를 ‘털복숭아’라 하고, 털이 없어 매끈한 복숭아를 ‘천도복숭아’ 또는 ‘승도’라 부릅니다. 승도(僧桃)는 스님의 머리처럼 털이 없다 해서 붙은 이름이랍니다. 영어권에서는 털복숭아를 ‘피치(Peach)’라 하고, 천도복숭아는 ‘넥타린(Nectarine)이라 부릅니다. 천도복숭아는 털복숭아보다 과육이 딱딱하고 신맛이 강합니다. 참고로, ‘천도(天桃)’라는 이름 자체가 ‘천상 신선들이 먹는 복숭아’라는 뜻이어서, ‘천도복숭아’라 하면 ‘역전앞’이나 ‘약수물’처럼 겹말이 되지만, 대개 ‘천도복숭아’로 부릅니다.

백도, 황도

껍질에 털이 있는 털복숭아는 다시 과육색에 따라 백도와 황도로 나뉩니다. 과육색이 흰색에 가까운 것이 백도이고, 과육색이 노란색에 가까운 것이 황도입니다. 백도는 황도에 비해 과육이 무른 편이고 단맛이 강해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이 백도이며, 과육이 단단한 황도는 주로 통조림 등 가공식품에 쓰입니다. 물론, 천도복숭아 역시 과육색이 흰 것도 있고 노란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천도백도’나 ‘천도황도’로 부르지는 않습니다.

새턴복숭아 또는 도우넛복숭아

우리는 복숭아를 대개 셋으로 나눕니다. 황도, 백도, 천도복숭아가 바로 그것입니다. 근래 들어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는데, 바로 ‘새턴복숭아(Saturn Peach)’입니다. 모양이 둥근 띠 ‘토성(Saturn)’처럼 보여서 ‘새턴복숭아’라고도 하고, ‘도우넛’처럼 보여서 ‘도우넛복숭아(Doughnut peach)’라고도 부르며, 납작해서 ‘납작복숭아(Flat peach)’라고도 부릅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원산지는 중국이며, 우리보다 먼저 전래된 북미 및 유럽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어서, 유럽품종 또는 북미품종으로 오인하기도 합니다. 대체로 크기는 작지만 신맛이 적고 단맛이 강합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납작복숭아를 ‘반도(蟠桃)’라 부르며, 동방삭 설화나 서유기에 나오는 복숭아도 바로 이 반도, 납작복숭아랍니다.

복숭아의 특별한 성분

1 열량이 낮고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백도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45kcal이며, 수분이 85.8g, 단백질이 0.59g, 지질이 0.04g, 탄수화물이 13.1g 들어 있으며 이 중 9.45g이 당분이고 2.6g이 섬유질입니다. 섬유질은 우리 몸에서 당야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물에 녹는 수용성 섬유질은 포도당 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도우며,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섬유질은 소화와 장건강을 돕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성인의 섬유질 하루 권장 섭취량은 약 25g입니다.

2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의 좋은 공급원입니다.

복숭아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비타민K를 비롯하여 티아민, 리보플라빈, 니아신, 엽산 등 비타민B군에 속한 각종 비타민의 좋은 공급원이며, 칼슘, 철, 마그네슘, 인, 칼륨 등 다양한 미네랄의 좋은 공급원입니다. 이들 비타민과 미네랄은 적은 양이지만 건강 유지와 성장에 꼭 필요한 성분입니다.

3 항산화제가 풍부합니다.

복숭아에는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아스파라긴산, 카페인산, 아미그달린 등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답니다. 음식을 먹고 숨을 쉬는 대사 과정에서 산화 과정이 일어나는데, 이 산화로 인해 세포가 노화되고 변질되는 등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납니다. 항산화제는 바로 그런 산화 과정에 대응하는 물질입니다. 항산화제는 특히 껍질에 많이 들어 있어서, 가능한 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답니다. 참고로, 복숭아의 항산화성분 수치(ORAC 밸류) 는 1922로, 795인 바나나보다 훨씬 높습니다.

복숭아의 건강상의 효능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복숭아의 잠재적인 건강상의 효능입니다.

1 심혈관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복숭아에 들어 있는 섬유질과 항산화제 등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낮추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심혈관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혈류를 타고 흐르다가 혈관 벽에 쌓여 혈류를 방해하고 쪼개질 때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데, 그런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이 있답니다.

2 항염 및 소염 효능이 있답니다.

염증은 우리 몸의 면역 작용이지만, 만성적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항산화제의 작용 중 하나가 바로 염증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3 악성 종양 세포에 대응할 수 있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복숭아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이 유방암, 피부암 등에 대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답니다. 이것은 단지 복숭아 과육뿐만 아니라 복숭아꽃에 들어있는 유효 성분에도 해당합니다.

4 피부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항산화제는 자외선과 외부 병원체로부터 피부 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고 외부 병원체로부터 피부 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5 소화 및 장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복숭아 100g에 들어 있는 섬유질의 양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0%에 해당합니다. 섬유질 중 수용성 섬유질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심혈관 건강을 돕고, 불용성 섬유질은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해 소화 및 장건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6 눈 건강을 돕는 효능이 있답니다.

복숭아에는 다량의 비타민A(베타카로틴)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황반변성을 억제하고 시력을 개선하는 등 눈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7 면역력 증진 효능이 있답니다.

복숭아에는 면역력 비타민이라 부르는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면역력은 건강의 기본입니다. 아픈 후에 치료도 중요하지만, 면역력이 높으면 질병에 걸릴 위험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평소 면역력 증진에 도움 되는 음식으로 면역력을 챙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고르기, 보관, 먹는 법

고르기

  • 과도하게 익었거나 흠집이 있는 것은 피하세요.
  • 잘 익은 것이 향이 진합니다. 바로 먹을 것이라면 향이 진한 것을 고르세요.
  • 며칠 두고 먹을 것이라면 약간 덜 익은 것이 좋습니다.

보관

  • 복숭아는 쉽게 무르는 과일입니다. 오래 두고 먹을 것이라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 양이 많다면 냉동고에 넣어 얼리는 것도 좋습니다.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약간의 레몬주스를 뿌리면 갈변을 막을 수 있습니다.

먹는 법

  • 복숭아는 대체로 생과일 그대로 먹습니다. 하지만 스무디나 쉐이크로 만들어 아침을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항산화가 풍부한 복숭아 스무디는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좋고, 건강에도 좋을 것입니다. 물론, 케일 등 건강에는 좋지만 맛 때문에 그대로 먹기 힘든 채소를 함께 넣어 만든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 복숭아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샐러드에 넣어도 좋고, 요거트에 넣어도 좋습니다. 물론, 복숭아꽃도 좋습니다. 하지만 요거트를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복숭아 요거트 제품은 대개 많은 양의 첨가물이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면 플레인 요거트를 구입해 직접 복숭아를 넣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복숭아는 통조림과 잼으로 만들기도 하고, 시중에 그런 제품도 많습니다. 물론 향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면 설탕을 켜켜이 넣어 만든 통조림이나 잼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주의 사항

복숭아는 인류가 오랜 세월 먹어온 과일입니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먹을 때 대체로 안전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 복숭아에 알러지가 있다면 피하셔야 합니다. 복숭아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먹지 않는 사람에게 억지로 권할 일이 아닙니다.
  • 복숭아 씨앗(도인)에는 시안화물이 들어 있어서 다량 섭취 시 문제될 수 있답니다. 의료 전문인의 도움 없이 씨앗을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복숭아는 당도가 높은 편입니다. 복숭아 100g에 들어 있는 당분의 양은 2티스푼이 넘습니다. 미국 심장협회(AHA) 자료에 따르면 성인 남성은 하루 9티스푼을 넘지 말아야 하며, 성인 여성은 하루 6티스푼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과일에 들어 있는 당분은 괜찮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과일에 들어 있는 과당은 먹는 즉시 혈당 수치를 높이지는 않지만,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됐다가 필요에 따라 포도당으로 분해돼 사용됩니다. 게다가 과일에 들어 있는 당분이 모두 과당은 아닙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백도 100g에 들어 있는 당분의 양은 9.45g이며, 이중 즉시 혈류에 들어가 혈당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포도당이 4.28g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과당은 3.96g이고, 나머지 1.21g은 포도당과 과당이 합쳐진 자당입니다. 결국 포도당의 양은 4.34g으로, 설탕(자당)에 들어 있는 포도당의 양으로 환산하면 2티스푼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입니다.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고, 약을 먹고 있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기 전에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