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나면 보이는 염증 – 듣기만 해도 거부감이 들지요? 염증은 우리를 아프게 하니까요.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랍니다.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만성적인 질병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염증이라니까요. 그 염증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해서 어느 하나로 특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염증과 관련이 있답니다. 즉,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염증이 많아지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음식이 그럴까요?

염증 – 면역계의 양날 검

건강과 관련하여 사용되는 용어 ‘염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와 사뭇 다릅니다. 우리는 염증이라고 하면 곪은 상태를 연상하곤 하지만, 염증은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 반응으로, 치유 과정의 일부입니다. 우리 몸은 해로운 물질에 접촉하거나 상처가 나면 면역계가 활성화되는데, 이때 우리 몸은 염증 세포를 내보내 유해 물질을 가두거나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는 염증반응을 시작합니다. 이때 흔히 발열 발작 부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염증 반응은 크게 둘로 나누는데, 하나는 급성 염증이고 다른 하나는 만성 염증입니다.

등심

급성 염증

길을 가다 넘어져 무릎이 까지거나 날카로운 도구에 찔린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때 우리 몸은 염증 세포를 내보내 상처 난 세포를 치료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적 발열 부기 통증 등의 증상이 일어나기도 하며, 치료가 끝나면 염증 반응도 사라집니다. 이렇게 치료 과정에서 단기간 일어났다 사라지는 염증을 급성 염증이라 합니다.

만성 염증

만성 염증은 장기간 계속되는 염증 반응으로, 그 정도와 영향은 세포 손상 원인에 따라 다르고 신체의 치료 능력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염증 반응은 이런 정상적인 치료 과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때론 우리 몸은 위험 요소가 없을 때도 계속해서 염증 세포를 내보내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암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미국 관절염재단(Arthritis Foundation)에 따르면 만성 염증은 자가면역 질환, 비만, 심장 질환, 당뇨병, 천식, 우울증, 알츠하이며병, 암 등 비전염성 질병의 약 80% 이상과 관련이 있답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피해야할 식품 5가지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 몸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먹는 음식에 따라 공급되는 영양성분이 달라 그로 인한 발육 상태도 다르고 몸냄새(체취)도 다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염증도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그 양이 다를 수 있답니다. 염증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음식을 피하면 우리를 아프게 하는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래는 미국 유수 의료 기관의 자료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성인 남성의 하루 첨가당 섭취량을 9티스푼(36g) 이내로 제한하고, 성인 여성은 하루 6티스푼(25g)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합니다. 참고로, 355mL 탄산음료 1캔에 들어 있는 당분의 양은 약 40g으로, 이미 하루 제한량이 넘습니다. 가능한 한 무가당 음료를 선택하고, 단맛이 필요할 때는 안전이 검증된 대체 설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2 정제된 탄수화물

고도로 정제된 탄수화물은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물론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가장 좋아하는 에너지원이기에 섭취량을 무작정 줄일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좋은 탄수화물 고르기]
정제된 탄수화물이 ‘나쁜 탄수화물’인 것은 정제 과정에서 이로운 성분이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곡물을 선택할 때는 가능한 한 덜 정제된 곡물을 선택하세요. 백미보다는 현미가 좋고, 통밀 통귀리 등 가능한 한 가공 과정을 덜 거친 곡물이 좋습니다. 이런 곡물에는 탄수화물 중 건강에 좋은 성분인 섬유질은 물론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하게 들어 있으니까요.

3 트랜스지방

지방이라고 해서 다 같은 지방이 아닙니다. 지방 중에는 건강에 좋은 지방도 있고, 건강에 나쁜 지방도 있습니다. 트랜스지방은 건강에 나쁜 지방으로, 우리 몸에서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염증을 일으키는 등 만성적인 질환의 요소로 작용합니다.

[성분표 읽기]
트랜스지방을 피하려면 제품 성분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성분표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단지 ‘트렌스지방’뿐이 아닙니다. ‘경화유’와 ‘부분 경화유’도 피하세요. 또한, 주의할 것은 함유량이 ‘0g’이어도 실제 함유량이 0g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성분표에 적힌 함유량은 보통 ‘1회 제공량’으로 표기된 기준량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 식품 법규에서는 어떤 성분이 기준량 당 함량이 0.2g 미만이면 0g으로 표기해도 됩니다. 기준량 당 실제 트랜스지방 함량이 0.19g이라면 관련 법규에 따라 성분표에는 0g으로 표기하지만, 대개 과자류 실제 섭취량은 기준량을 훨씬 웃돌기 때문에 실제 트랜스지방 섭취량도 훨씬 많아집니다. 가장 좋은 것은 가능한 한 과자류와 튀김류 등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음식을 피하는 것입니다.

4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수년 전 불었던 ‘저탄고지 다이어트’ 열풍이 지난 지금도 ‘고지방 다이어트’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키토 다이어트, 사우스비치 다이어트, 팔레오 다이어트 모두 고지방 다이어트에 속하니까요. 물론, 이들 다이어트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며, 본인의 상황과 여건에 맞춰 진행하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염증’이 문제라면 붉은 고기 섭취량이 많은 이런 류의 다이어트는 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만성 질환 유발 요인 중 하나인 포화지방 함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좋은 지방 고르기]
지방은 포화지방, 불포화지방, 트랜스지방으로 나뉩니다. 이중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은 건강에 ‘나쁜’ 지방으로 알려져 있고, 불포화지방은 건강에 좋은 지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트랜스지방은 과자류와 튀김류에 많이 들어 있고, 포화지방은 붉은 고기와 가공육 등에 많이 들어 있으며, 불포화지방은 식물성 기름과 생선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피하고 가금류와 기름진 생선으로 대체하세요. 식용유는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 건강에 좋은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세요. 주의할 것은 대체로 식물성 기름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코코넛유 팜유(야자유) 등 몇몇 열대성 기름은 식물성 기름이지만 포화지방 함량이 많아 피해야 합니다.

5 오메가6 지방산

‘오메가’라 하면 ‘오메가3 지방산’이 떠오를 것입니다. 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테니까요.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 모두 우리 몸에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 지방산입니다. 하지만 둘의 작용과 쓰임새는 다릅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염증을 줄이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지만, 오메가6 지방산은 염증을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염증’이 문제라면 오메가6 지방산 섭취량을 줄여야 합니다.

[길항작용]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은 서로 보완하듯 길항작용을 합니다. 따라서 섭취 비율이 중요한데,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의 이상적인 섭취 비율은 1:1 ~ 1:4입니다. 오메가3 지방산 1g을 섭취할 때 오메가6 지방산은 1~4g 섭취하면 된다는 말입니다. 숫자만 보면 별문제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식단에 들어 있는 오메가6 지방산의 양이 오메가3 지방산의 20배 정도라니까요. 오메가6 지방산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줄이기 힘든 오메가6 지방산 섭취량을 줄이느라 애쓰기보다는 오메가3 지방산의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지요. 오메가3 지방산은 연어 참치 정어리 고등어 등 기름진 생선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또한, 식용유는 올리브유나 카놀라유처럼 함량 비율이 이상적인 오일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올리브유의 오메가3지방산과 오메가6지방산 함량 비율은 약 1:3이며, 카놀라유의 함량 비율은 약 1:2로, 모두 이상적인 비율입니다.

양날 검 – 병 주고 약 주고

약초가 따로 있고 독초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했던가요? 음식도 그런가 봅니다. 음식은 우리에게 건강을 주지만 한 편으로는 병을 주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음식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실제 문제는 그 양에 있고, 그 양 조절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같은 검이라도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좋은 검이 될 수 있고 나쁜 검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약이 되는 밥(음식)과 독이 되는 밥(음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고도로 정제된 곡물, 설탕, 트랜스지방, 붉은 고기와 가공육, 오메가6 지방산 – 염증을 줄이려면 피해야 할 음식입니다. 물론 이 외에도 더 있습니다. 알코올과 흡연도 염증 유발 요인이므로 피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