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중에 죽순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죽순은 짬뽕 팔보채 등 ‘중국집’ 요리에 폭넓게 쓰이는 식재료니까요. 어떤 사람은 그 죽순을 버섯이라 생각하며 먹고, 어떤 사람은 오징어라 생각하며 먹고, 그렇게 먹어온 것이 바로 죽순입니다.

그런데 요즘 ‘알고 먹고 모르고 먹던’ 그 죽순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죽순이 무엇인지 그리고 죽순의 특별한 영양성분과 건강상의 효능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대나무와 죽순

죽순은 ‘대나무의 땅속줄기에서 돋아나는 어린싹’을 말합니다. 한자로 ‘대나무’를 뜻하는 ‘죽(竹)’자와 ‘새로 돋아난 연한 싹’을 뜻하는 ‘순(筍)’자를 씁니다.

죽순

늘푸른 여러해살이풀

우리는 일반적으로 ‘대나무’라 하지만, 사실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입니다. 식물을 나무(목본)와 풀(초본)로 나누는 기준은 줄기가 단단해지는 ‘목질화’와 줄기가 굵어지는 ‘부피생장’인데, 대나무는 줄기가 단단해지기는 하지만 부피생장을 하지 않고 키만 자라기 때문에 풀에 속합니다. 나무를 자르면 볼 수 있는 나이테가 바로 부피생장의 흔적입니다.

대나무는 ‘벼과(Poaceae)’에 속한 ‘늘푸른 여러해살이풀’로, 따듯한 지역에서 자랍니다. 중국과 일본 등 대나무가 많은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는 유서 깊은 식재료지만, 기후 특성상 대나무가 적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식재료가 아닙니다. 게다가 죽순은 채취 적기를 맞추기도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센티미터나 자라고, 어떤 것은 하루에 1m나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 반나절만 지나도 부쩍 자라서 먹을 수 없게 되니까요.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는 말처럼 비 온 뒤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빠릅니다.

또한, 죽순은 신선도가 쉽게 떨어져 채취한 그대로 유통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죽순은 대개 채취 후 바로 통조림으로 만들어 유통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죽순을 찾는 것은 죽순의 특별한 맛과 식감 그리고 건강상의 효능 때문입니다.

죽순의 특별한 맛과 식감

죽순의 맛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맛이 없다’ 일텐데, 여기서 ‘없다’는 것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는 의미, ‘담백하다’는 의미입니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죽순의 바로 이 ‘특별한 맛’이 어떤 양념이든 그대로 받고 다른 식재료의 맛도 그대로 살려주며, 부드럽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먹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마치 청포묵처럼요. 게다가 죽순은 기름기를 흡수해 느끼한 맛도 줄이는 효과도 있어, 이래저래 요긴한 먹거리입니다. 참고로, 죽순은 ‘8가지 귀한 채소’로 만든다는 ‘팔보채’에도 들어갑니다.

금상첨화

그런데 요즘은 다른 이유로 죽순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바로 죽순의 특별한 영양성분과 건강상의 효능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 ‘맛없는 그 맛’과 ‘아삭한 식감’에 즐겨 먹어온 죽순인데, 거기에 건강에 좋은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니, 건강에 좋다면 맛이 없어도 먹는 상황에서 금상첨화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죽순의 특별한 영양 성분

죽순은 칼로리가 낮고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적으며 단백질과 섬유질은 풍부합니다. 또한,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도 다량 들어 있습니다. 아래는 신선한 죽순 100g에 들어 있는 성분 함량입니다.

죽순

1 칼로리가 낮습니다.

생죽순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27kcal로, 칼로리 함량이 매우 적습니다. 이것은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매우 적기 때문인데, 생죽순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5.2g에 불과하고, 지방은 0.3g에 불과합니다.

2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생죽순 100g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양은 2.6g으로,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5%에 해당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뜻하는 단백질의 영어명 ‘프로틴(protein)’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일 뿐만 아니라 생명유지와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자세한 것은 단백질 하루 권장 섭취량 글과 좋은 단백질 식품을 고르는 5가지 방법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생죽순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이 5.2g인데, 이 중 2.2g이 섬유질입니다. 섬유질은 우리 몸에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건강을 돕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5대 영양소’에 섬유질을 추가해 ‘6대 영양소’라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섬유질은 탄수화물의 일종이지 영양소는 아닙니다. 섬유질에 관한 자세한 것은 섬유질의 효능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합니다.

다른 채소와 마찬가지로 죽순도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먹거리입니다. 아래는 생죽순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으로, 성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에 따른 것입니다.

  •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의 4%
  • 비타민B2(리보플라빈): 하루 권장 섭취량의 13%
  • 비타민B1(티아민): 하루 권장 섭취량의 5%
  • 비타민B3(니아신): 하루 권장 섭취량의 4%
  • 비타민B5(판토텐산): 하루 권장 섭취량의 3%
  • 비타민B6(피리독신): 하루 권장 섭취량의 14%
  • 비타민B9(엽산): 하루 권장 섭취량의 2%
  • 칼슘: 하루 권장 섭취량의 1%
  • 철분: 하루 권장 섭취량의 11%
  • 인: 하루 권장 섭취량의 5%
  • 아연: 하루 권장 섭취량의 10%
  • 구리: 하루 권장 섭취량의 21%
  • 망간: 하루 권장 섭취량의 11%
  • 셀레늄: 하루 권장 섭취량의 1%

5 항산화제가 풍부합니다.

죽순에는 페놀과 식물스테롤 등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성분이 다량 들어 있습니다. 이들 항산화제는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다양한 질병 요소에 대응해 건강을 지키는 성분입니다. 항산화제에 관한 자세한 것은 항산화제 간단 정리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죽순

죽순의 건강상의 효능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어쩌다 먹는 그 음식에서 활동에 필요한 열량을 얻어야 하기에 ‘고열량’ 식품을 ‘좋은 식품’으로 대접했지만, 먹거리가 풍족한 요즘에는 칼로리 함량이 적은 식품을 선호합니다. 하루 세 끼 외에도 간식 등 먹을 기회가 많아 무턱대고 먹다가는 살이 찌기 일쑤니까요. 그리고 웰빙붐과 함께 건강에 좋은 먹거리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눈에 띄는 먹거리 중 하나가 바로 죽순입니다.

죽순의 건강상의 효능

죽순은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체중 감량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이고, 혈압 안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도 좋을 것이며, 풍부한 섬유질이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해 장건강도 도울 것입니다. 다양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은 수많은 대사 작용을 도울 것이며, 항산화제는 질병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중화해 건강을 도울 것입니다. 이런 성분들이 ‘따로 또 같이’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도울 것입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죽순의 잠재적인 건강상의 효능입니다.

  • 체중 감량 다이어트를 도울 수 있습니다.
  • 고혈압 안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소화를 돕고 장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항산화제의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죽순 구입과 손질법

죽순은 신선도 유지의 어려움 때문에 대개 채취 후 바로 통조림으로 가공해 유통합니다. 물론 산지에서는 제철에 신선한 죽순을 구할 수 있겠지만, 어쩌다 제철에 먹는 ‘시절음식’이 아니라 사시사철 즐겨 먹는 것이라면 통조림을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 죽순 통조림은 기다란 죽순을 손질해 그대로 넣어 만든 ‘홀’ 제품도 있고, 얇게 썰어 만든 ‘편’ 제품도 있으며, 가늘게 썰어 만든 ‘채’ 제품도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구입하면 될 것입니다.
  • 죽순 통조림을 구입할 때는 첨가물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입니다.
  • 통조림에서 볼 수 있는 흰색 물질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으로, 인체에 무해한 죽순의 성분입니다.
  • 통조림 죽순은 특유의 냄새와 떫은맛 때문에 그대로 먹기에는 불편합니다. 죽순을 식초와 소금을 약간 넣은 쌀뜨물에 삶은 후 찬물에 담다 놓았다가 사용하면 됩니다.
  • 죽순은 어느 요리에도 잘 어울립니다. 팔보채처럼 야채 볶음에 넣어도 좋고, 짬뽕처럼 국물 요리에 넣어도 좋고, 낙지나 오징어 등 해물볶음에 넣어도 좋고, 죽순을 주재료로 한 죽순나물무침이나 볶음도 좋습니다. 어떤 양념이든 그대로 받는 특성을 살려 맛난 양념으로 맛을 내는 것이 비결입니다.
  • 참고로, 생죽순에는 독성 물질이 있어서 생것 그대로 먹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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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사항

죽순은 중국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오랜 세월 먹어온 음식입니다. 건강한 사람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먹을 때는 대체로 안전하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 생죽순에는 독성 물질인 옥살산과 시안화합물(청산배당체)이 들어 있어 먹기 전에 선처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옥살산은 시금치, 비트, 고구마, 강낭콩, 아몬드 등 여러 식재료에 들어 있는 성분으로, 담석을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시안화합물(청산배당체)은 사과 복숭아 자두 체리 살구 매실 등에도 많이 들어 있는 독성 물질입니다. 하지만 이 두 물질은 물과 열에 약한 특성이 있습니다. 옥살산은 뜨거운 물에 데치거나 익히면 그 양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시안배당체는 장시간 물에 담그거나 고온에서 조리하면 파괴된답니다. 물론 고온살균 처리한 죽순 통조림은 그대로 먹어도 되지만, 특유의 냄새와 떫은맛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다시 삶아서 잘 헹구는 것이 좋습니다.
  • 죽순은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평소 식단에 섬유질이 적었다면 복부 팽창과 가스 등 소화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려면 적은 양으로 시작해서 점차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 드물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답니다. 알레르기가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이용하시고, 질병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