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는 버터와 함께 ‘물 건너온 음식’의 대명사처럼 여겼던 때가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사에 따르면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국내 치즈 소비량이 해마다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제 치즈는 친숙한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치즈에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건강한 음식’ 이미지도 있습니다. 정말 치즈가 건강에 좋은 걸까요? 치즈가 어떤 음식이고 건강 효과는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유구한 발효식품 치즈
치즈는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해온 발효 식품으로, 우유에 들어 있는 단백질인 카제인을 응고시켜 만듭니다. 주로 소젖으로 만들지만, 염소 버팔로 낙타 야크 등 다른 가축의 젖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치즈는 역사가 4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유구한 음식입니다. 그리고 그 오랜 세월 속에서 2천 종이 넘는 치즈가 만들어졌고, 저마다 고유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물론 각각의 치즈는 맛도 다르고 향도 다르고 질감도 다릅니다. 하지만 모두 우유 단백질을 응고시켜 만들고, 기본적인 제조법도 같습니다.
치즈의 특별한 영양 성분
치즈에는 건강에 좋은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물론 치즈는 우유로 만든 식품이므로 원유에 들어 있는 성분에 따라 치즈의 영양 성분 조성도 다를 것입니다. 또한 제조 방식에 따라 수분 함량이 달라지면서 그에 따른 차이도 있을 것입니다. 아래는 우리에게 익숙한 체다 치즈(Cheddar Cheese) 100g에 들어 있는 특별한 영양 성분입니다. 자료는 미국 농무부 자료입니다.
- 칼로리: 403kcal
- 지방: 33.3g
- 단백질: 22.7g
- 탄수화물: 3.4g
- 콜레스테롤: 99mg
- 칼슘: 710mg
- 인: 455mg
- 나트륨: 653mg
- 아연: 3.6mg
- 셀레늄: 28.5mcg
- 비타민A: 337mcg
- 리보플라빈(비타민B2): 0.43mg
- 비타민B12(코발라민): 1.1mcg
치즈의 건강 효과
일반적으로 치즈에는 단백질, 칼슘, 인, 아연, 셀레늄, 비타민A, 리보플라빈(비타민B2), 비타민B12(코발라민) 등의 영양소와 장 건강에 좋은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와 여러 생리 활성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셀레늄은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성분입니다. 아래는 세계적인 병원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에서 말하는 치즈의 건강 효과입니다.
- 치아 건강에 도움 될 수 있습니다.
-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 심장병 예방에 도움 될 수 있습니다.
- 당뇨병 예방에 도움 될 수 있습니다.
- 장 건강에 도움 될 수 있습니다.
치즈 하루 섭취량
치즈에 건강에 좋은 성분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치즈에는 심혈관 질환 등 만성적인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그리고 소금도 매우 많이 들어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자료는 바로 이것을 지적합니다. 치즈가 모두에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좋고 나쁨은 평소 식단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 식단이 포화지방과 소금 함량이 매우 낮다면 하루에 50~75g 정도의 치즈는 괜찮을 수 있지만, 평소 식단이 포화지방과 소금 함량이 많다면 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건강한 식단을 원하거나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하루에 질 좋은 치즈 1온스(약 28g) 정도로 섭취량을 줄이라고 권고합니다.
치즈, 정말 건강에 좋을까?
사실 치즈의 건강 효과는 다소 논쟁적입니다.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고, 건강에 나쁘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는 치즈에 들어 있는 성분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에 좋은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소금 같은 건강에 나쁜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치즈가 심혈관 건강에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공공보건대학원 자료는 바로 그 점을 지적하면서, 그 이유를 찾습니다.
상황에 따른 효과
요약하자면, 우리가 치즈를 통해 섭취하는 특정 성분은 영양 보충제를 먹는 것처럼 그 성분 하나만 먹는 것이 아니라 치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성분을 함께 먹는 것이고, 그런 성분들이 함께 작용해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유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은 붉은 고기에 들어 있는 그것과 다를 수 있고, 발효에 관여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콜레스테롤의 작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공보건대학원 자료는 치즈의 건강 효과를 말하는 많은 연구가 유제품 관련 업계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는 것도 지적합니다.
하버드대학교 공공보건대학원 자료도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자료와 결론이 같습니다. 치즈는 건강에 좋은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건강에 나쁜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먹는 방식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치즈를 흰빵 흰파스타 등 정제곡물이나 가공육과 함께 먹으면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없으며, 붉은 고기나 가공육 대신 치즈를 먹거나 감자칩 대신 치즈를 먹는다면 건강에 좋은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이때도 치즈보다 견과류가 더 건강한 간식이라고 말합니다.
건강에 좋은 치즈
2023년에 발표된 연구 논문은 치즈의 건강 효과를 ‘중립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치즈의 건강 효과에 관한 논문 54편을 심층 분석한 연구 결과인데, 달리 표현하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치즈의 건강 효과는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선택은 두 가지로, 하나는 ‘건강에 좋은 치즈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평소 식단 선택’입니다.
좋은 선택 1 – 치즈 고르기
치즈라고 해서 다 같은 치즈가 아닙니다. 치즈 중에는 건강에 나쁜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치즈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유지방은 약 70%가 포화지방이며,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치즈는 나트륨 함량이 많은데, 대개 단단한 치즈일수록 나트륨 함량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반면, 염소젖 치즈, 모짜렐라 치즈, 코티지 치즈, 스위스 치즈 등은 나트륨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어떤 치즈를 구입하든지 구입 전에 성분표에서 건강에 나쁜 성분의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선택 2 – 건강한 식단
오늘 우리 몸의 건강은 지난날 우리가 먹은 음식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음식은 우리를 건강하게 하기도 하지만 아프게 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 식단이 중요합니다.
치즈에는 건강에 나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그리고 소금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평소 식단에 이런 성분이 적게 들어 있다면 치즈에 들어 있는 이들 성분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치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평소 식단에 이런 성분이 적게 들어 있다면, 어느날 동료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 모임도 크게 부담되지 않을 것입니다. 스테이크든 불고기든 붉은 고기는 바로 그런 날 특식으로 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래는 건강 식단의 예입니다.
- 곡물은 통곡물로 바꿉니다.
- 접시의 절반은 섬유질이 풍부한 비전분성 채소로 채웁니다.
- 붉은 고기는 피하고, 콩류와 생선을 추가합니다. 콩류와 생선은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입니다
-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이 좋습니다. 단, 팜유(야자유) 같은 기름은 식물성 기름이지만 포화지방 함량이 많아 피해야 합니다.
- 소금 섭취량을 줄입니다.
- 설탕과 첨가당은 가능한 한 피합니다.
좋은 선택 좋은 효과
좋은 음식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먹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몸에 좋은 과일을 설탕에 담가 효소라 부르며 실제로는 설탕물을 먹기도 하고, 몸에 좋은 약초를 독주에 담가 약주라 부르며 건강을 말하기도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정리합니다. 치즈에는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치즈에는 건강에 나쁜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으니, 그 효과가 중립적인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립적인 효과를 좋은 효과로 만들고 나쁜 효과로 만드는 것은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가능한 한 건강에 나쁜 성분이 적게 들어 있는 치즈를 선택하고, 평소 식단도 그런 성분이 적은 식단을 선택하고 유지한다면, 치즈에 들어 있는 건강에 좋은 성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좋은 선택이 있다면 치즈는 건강에 좋은 음식 맞습니다.
참고 자료
- Advances in Nutrition: Cheese consumption and multiple health outcomes: an umbrella review and updated meta-analysis of prospective studies
- British Heart Foundation: Cheese: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 Cleveland Clinic: Is Cheese Good for You?
-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Cheese
- USDA: FoodData Cent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