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관련 글을 읽다 보면 ‘고지혈증’ 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라는 병명을 접하게 된다. 고지혈증은 말 그대로 혈류에 지질이 너무 많이 섞여 있는 상태를 말하며,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액에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이 섞여 있는 증상을 말한다. 고지혈증에서 말하는 지질이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어서,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중성지방혈증을 아울러 고지혈증이라 한다.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혈액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크게 둘로 나누는데, 하나는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이고, 다른 하나는 고밀도 지질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이다. 간에서 만들어진 콜레스테롤은 ‘저밀도 지질단백질(LDL)’에 쌓여 혈류를 타고 흘러 신체 각 부분으로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동맥벽에 쌓여 동맥경화 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흔히 ‘나쁜 LDL 콜레스테롤’이라 부른다. 반면, ‘고밀도 지질단백질(HLDL)’은 쓰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수거해 다시 간으로 되돌려보내기 때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것은 바로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일반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음식을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체내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우리 몸 간에서 만들어지고,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양은 적으며, 그렇게 음식을 통해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음식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연구 결과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콜레스테롤의 양이 아니라 그 음식에 들어 있는 지방과 탄수화물의 종류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이유로 미국 식약국(U.S. FDA)에서는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량 제한을 삭제했다. 현재 콜레스테롤과 관련한 건강 문제가 없다면 음식에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의 양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려면 음식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 외에 다른 요소를 살펴야 하는데, 아래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음식 선택
-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은 음식
- 건강에 나쁜 지방산이 적고 건강에 좋은 지방산이 많은 음식
-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
아래는 여러 보건 관련 기관에서 추천한 식품으로, 이러한 요건에 합당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고콜레스테롤증 문제가 있다면 아래 음식을 살펴 보면 좋을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는 음식 10
1 귀리(오트)
귀리(오트)는 섬유질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곡물 중 하나다. 귀리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67g이며, 이 중 10g이 섬유질로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40~50%에 해당한다. 또한, 귀리에 들어 있는 지방산은 대부분 건강에 좋은 지방산이며, 건강에 나쁜 포화지방산은 적다. 게다가 귀리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B군에 속한 비타민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런 이유로 흔히 귀리를 슈퍼푸드라 부른다. 건강을 위해 곡물을 선택할 때는 가능한 한 덜 가공된 것이 좋다.
2 보리
보리 역시 섬유질이 풍부한 곡물이다. 쌀보리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약 74g이며, 이 중 12.8g이 섬유질이다. 또한, 전체 지방산 중 약 2/3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며, 1/3이 포화지방산이다. 보리도 귀리와 마찬가지로 단백질이 풍부하며, 철분 마그네슘 칼륨 셀레늄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고, 티아민 리보플라빈 엽산 등의 비타민 B군에 속한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보리 역시 가능한 한 덜 가공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대두(콩류)
대두 역시 섬유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검은콩 서리태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약 30.45g이며, 이 중 20.80g이 섬유질로 하루 권장 섭취량에 육박한다. 또한, 지방산 함량은 약 15g이며, 이중 약 13g이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며, 나머지 약 2g이 피해야 할 포화지방산이다. 게다가 콩류는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다 들어 있는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며, 칼슘 마그네슘 칼륨 아연 철분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 K 및 비타민 B군에 속한 비타민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심혈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4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숲속의 버터’라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아보카도 100g에 들어 있는 지방산의 양은 약 16.2g이며, 이중 약 13g이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고, 나머지 약 3.2g이 피해야 할 포화지방산이다. 또한, 탄수화물 함량은 약 6.2g이며, 이 중 5.3g이 섬유질이다. 마그네슘, 칼륨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 C, 비타민 K, 엽산 등의 비타민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5 브로콜리
십자화과에 속한 브로콜리 역시 슈퍼푸드라 불리며 건강 관련 글에 자주 등장하는 채소다. 열량이 낮고, 혈당 부하지수도 매우 낮으며, 섬유질과 단백질 함량이 많다. 생브로콜리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6.6g이며 이중 2.6g이 섬유질이다. 단백질도 2.8g이 들어 있는데, 전체 중량의 약 90%가 수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양이다. 게다가 브로콜리에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루테인 제아잔틴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제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십자화과 채소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심혈관 건강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시금치
녹색 잎채소인 시금치 역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낮추는 등 심혈관 건강에 좋은 채소다. 시금치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3.6g이며, 이 중 2.2g이 섬유질이다. 단백질도 2.9g이 들어 있는데, 수분 함량이 전체 무게의 약 92%를 차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양이다. 열량도 낮으며, 혈당 부하 지수는 1로 혈당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 게다가 시금치는 비타민 C, 비타민 K, 엽산 등의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시금치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 C의 양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47%에 해당하며, 엽산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49%에 해당하고, 비타민 K는 무려 600%에 해당한다. 칼슘, 철분, 마그네슘, 칼륨, 망간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다.
7 당근
당근 역시 건강에 좋은 채소로 유명하다. 당근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약 7g이며, 이중 약 3g이 섬유질이다. 여느 채소와 마찬가지로 지방산의 함량은 적지만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이다. 특히 당근에서 눈에 띄는 것은 베타카로틴이다. 당근은 그 종소명(carota)에서 ‘카로틴(carotene)’이라는 성분명이 나왔을 정도로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는다. 손가락 크기 만한 ‘베이비 당근’은 간식거리로도 좋다.
8 베리류
블루베리, 복분자, 아로니아 등 베리류 역시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하며,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은 물론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품으로 유명하다. 블루베리 100g에 들어 있는 섬유질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0%에 해당하는데, 수분 함량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은 양이 아니다. 또한, 블루베리에는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낮추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심혈관 건강을 돕는다.
9 견과류 및 씨앗류
아몬드, 피스타치오, 해바라기씨 등 견과류와 씨앗류 역시 섬유질이 풍부하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아몬드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약 22g이고, 이중 약 13g이 섬유질이다. 견과류와 씨앗류에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불포화지방산이다. 아몬드 100g에 들어 있는 지방산은 약 48g으로, 전체 무게의 절반에 가까우며, 이중 약 44g이 불포화지방산이다. 콜레스테롤 수치 안정 등 심혈관 건강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견과류와 씨앗류에는 단백질 역시 풍부하게 들어 있다. 주의할 것은 지방산 함량이 많아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체중이 늘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 번 분량은 약 30g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10 기름진 생선
연어, 참치, 고등어, 꽁치 등 기름진 생선은 심혈관 건강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 등 불포화지방산의 보고로 유명하다. 동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지방산은 대개 포화지방산이지만, 생선에 들어 있는 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줄이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심혈관 건강을 돕는다. 게다가 기름진 생선에는 단백질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건강 식단으로 유명한 지중해식 식단에서도 이런 류의 생선을 일주일에 두세 번 식단에 추가하라고 권한다.
참고 자료
- AHA: Cooking to Lower Cholesterol
- CDC: LDL and HDL Cholesterol and Triglycerides
- CDC: Prevent High Cholesterol
-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Cholesterol
- Heart UK: High cholesterol food
- NHS: How to lower your cholester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