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옥수수 제철이지요? 교외로 나가면 국도변 진열대에 가득 올려져 있는 갓 따낸 풋옥수수도 보이고, 간이 화덕 위에서 갓 쪄낸 옥수수도 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옥수수빵도 국도변 음식으로 인기 있지요. 이렇게 우리의 손길을 끄는 옥수수가 건강에도 좋다네요. 오늘은 옥수수 이야기입니다.
옥수수란?
배달의 간식
옥수수는 우리에게 친숙한 간식거리 중 하나입니다. 여름철 밭에서 갓 딴 풋옥수수를 그대로 찌기도 하고, 모닥불에 굽기도 하며, 서양식 팝콘이 등장하기 전에는 튀긴 옥수수가 겨울철 좋은 간식거리였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옥수수로 만든 과자류도 다양하고, 말린 옥수수 알갱이나 옥수수수염으로 끓인 차는 보리차를 대체할 정도로 인기니까요. 또한, 인터넷에 ‘그 시절’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오는 빛바랜 흑백 사진을 보면, ‘뻥이요~!’를 외치는 아저씨와 주변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귀를 막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옥수수는 우리가 아주 먼 옛날부터 먹어온 ‘배달의 간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옥수수는 단지 간식거리가 아니며, 우리가 먹어온 것도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는 인구도 상당하며, 곡물 중에서 명실공히 재배면적 1위, 생산량 1위를 차지하는 곡물이 바로 옥수수니까요. 또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16세기 말엽으로,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습니다.
옥수수, 강냉이
옥수수는 볏과에 속한 한해살이풀로, 학명은 ‘제아 메이스(Zea mays)’이며, 원산지는 멕시코 등 메소아메리카 지역입니다. 태곳적에는 모양이 지금과는 달랐답니다. ‘테오신테’라는, 보잘것없는 이삭이 열리는 풀이 다양한 변이를 거쳐 현재와 같은 옥수수가 되었답니다.
옥수수가 원산지를 벗어나 세계 각지로 전해진 것은 15세기 대항해 시대입니다. 미대륙에 상륙한 유럽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졌으며, 중국을 거쳐 16세기 말엽에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게 됩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간식이어서 웅녀도 먹은 ‘배달의 간식’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나라에서 옥수수의 역사는 400년 정도랍니다.
이름이 옥수수입니다. 이 이름도 중국에서 온 것으로, 글(玉蜀黍)은 같으나 소리는 달라, 중국에서는 ‘위수수’라 부르고, 우리는 ‘옥수수’라 부른답니다. 또한, 우리는 옥수수라는 이름 외에 ‘강냉이’라는 이름도 사용합니다. 이 이름은 지역에 따라 옥수수를 일컫기도 하고, 말린 옥수수를 튀긴 것을 일컫기도 하는데, 이 이름 역시 중국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먹거리가 중국 장강 남쪽 지역을 일컫는 ‘강남에서 왔다’는 의미로 ‘강남’이라 부르다가 ‘강냉이’가 된 것이니까요. 참고로, 우리 말글살이에서 강냉이는 옥수수의 동의어이며, 둘 다 표준어입니다.
옥수수 건강
옥수수는 메소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오랜 세월 먹어온 주식입니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옥수수를 주식으로 삼아 마야 문명을 꽃피웠습니다. 그리고 옥수수는 원산지를 벗어나자 얼마 되지 않는 기간에 동서양 양반구 사람들을 끌어당겨 세계 1위 곡물 자리에 올랐습니다. 궁금해집니다. 옥수수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길래 이렇듯 사람들이 끌릴까요? 알맹이는 물론 수염을 끓인 물까지 찾게 하는 옥수수의 성분은 무엇이며, 그 건강상의 효능은 무엇일까요?
영양 성분
우리가 먹는 옥수수는 다양합니다. 메옥수수도 있고, 찰옥수수도 있으며, 단옥수수(스위트 콘, Sweet Corn)도 있고, 초당옥수수도 있습니다. 이름이 보여주듯, 메옥수수는 찰기가 적은 옥수수이고, 찰옥수수는 찰기가 있는 옥수수이며, 단옥수수는 당분 함량이 많은 옥수수이고, 초당옥수수는 단옥수수를 개량한 것으로 당분이 수퍼급으로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차이가 있듯, 성분 함량에도 다소 차이가 있겠지요. 이 중 많은 지역에서 먹고 있는 단옥수수(스위트 콘, Sweet Corn)로 알아봅니다.
열량이 적고 혈당 부하 지수도 낮습니다.
생옥수수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86kcal이며, 혈당 부하 지수는 7로 저혈당 부하 식품에 속합니다. 참고로,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멥쌀 백미 100g의 열량은 약 360kcal로 옥수수의 네 배가 넘고, 혈당 부하 지수는 56으로 옥수수의 8배에 해당하며 고혈당 부하 식품에 속합니다.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생옥수수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19g이며, 이 중 2.7g이 섬유질로,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1%에 해당합니다.
좋은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생옥수수 100g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양은 3.2g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6%에 해당합니다.
각종 비타민 함량이 많습니다.
생옥수수 100g에 비타민A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4%가 들어 있고, 비타민C는 약 11%가 들어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B군에 속한 티아민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3%, 리보플라빈은 약 4%, 니아신은 약 9%, B6는 약 3%가 들어 있으며, 엽산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1%, 판토텐산은 약 8%가 들어 있답니다. 참고로, 옥수수는 니아신 함량은 많지만, 체내 흡수율이 높지 않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아래 ‘부작용 및 주의사항’을 참고하세요.
각종 미네랄 함량이 많습니다.
생옥수수 100g에 철분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3%가 들어 있고, 마그네슘과 인은 각각 약 9%가 들어 있답니다. 또한, 칼륨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8%가 들어 있으며, 아연과 구리는 각각 약 3%가 들어 있고, 망간은 약 8%, 셀레늄은 1%가 들어 있답니다.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옥수수에는 페룰산, 안토시아닌, 루테인, 제아잔틴 등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답니다. 특히, 자주색 옥수수(까만 옥수수)의 항산화 물질 함량은 압도적입니다. 100g에 들어 있는 항산화 능력 수치(ORAC Value)가 무려 10,800입니다. 이는 항산화 성분이 듬뿍 들었다고 알려진 블루베리(4,669)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며, 치아씨드(9,800) 보다도 많습니다. 항산화 물질은 우리 몸에서 노화를 방지하고 염증에 대응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옥수수 칼로리 (열량)
옥수수 한 컵(164g)은 177 칼로리입니다.
옥수수 효능
옥수수는 세계적인 먹거리입니다. 널리 퍼진 만큼 지역에 따라 요리 법도 다채롭습니다. 주로 간식으로 먹는 우리도 옥수수맛 아이스크림이 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건강상의 효능도 있다네요.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옥수수의 효능입니다.
- 고혈압 예방을 도울 수 있답니다.
-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돕는 작용이 있답니다.
- 당뇨병 발병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답니다.
- 염증을 줄여 다양한 질병 치료를 도울 수 있답니다.
- 알츠하이머 등 노인성 뇌 질환 예방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시력 개선 등 눈 건강을 돕는답니다.
- 빈혈 예방을 도울 수 있답니다.
- 소화를 돕고 장 건강을 도울 수 있답니다.
- 피부 건강과 미용에 좋습니다.
옥수수 고르기와 먹는 법
옥수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여름철 찐 옥수수입니다. 밭에서 갓 딴 옥수수를 쪄낸 것이지요. 사실 이것은 알이 다 영글지 않은 풋옥수수입니다. 알이 다 영근 옥수수는 너무 딱딱해서 그대로 먹기 불편하고, 가루를 내거나 달리 가공해서 먹습니다.
그런데 같은 밭에서 딴 풋옥수수라 해서 다 같은 것이 아닙니다. 대에서 분리된 옥수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분이 급격히 전분으로 변하면서, 단맛이 줄어들고 딱딱해지며 옥수수의 풍미도 사라진답니다. 밭에서 따서 바로 찐 옥수수가 가장 맛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농촌에 살지 않고는 그렇게 먹기는 힘이 들 것입니다. 맛있는 옥수수는 딴지 3일 이내라는데, 밭에서 딴 후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가서 경매를 거쳐 마트에 진열되기까지 유통 과정이 있으니까요. 마트에서 구입할 때는 이렇게 골라보세요.
- 찰기 있는 옥수수가 좋으면 찰옥수수를 고르고, 단맛이 있는 옥수수가 좋으면 단옥수수나 초당옥수수를 고르세요.
- 어떤 옥수수든지 가능한 한 대가 길게 남아 있고, 껍질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 좋습니다. 대에서 분리된 옥수수는 생존을 위해 영양소를 소비하는데, 남아 있는 옥수수 대와 껍질이 영양소 공급원으로 작용해서 알갱이의 선도 유지를 돕는답니다.
- 거친 껍질을 벗기고 속껍질 한 겹만 이쁘게 남겨 놓은 옥수수나, 껍질은 물론 수염까지 다 정리해서 팩에 넣은 옥수수는 피하세요.
- 옥수수 알이 쭈그러져 보이는 것은 피하세요. 시간이 지나 영양소가 많이 빠진 것이랍니다.
- 구입한 옥수수는 가능한 한 빨리 찌는 것이 좋습니다. 양이 많다면 쪄서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주 지역에서 대량 생산하는 단옥수수(스위트 콘, Sweet Corn)는 대개 통조림으로 가공하여 유통하거나, 냉동식품으로 유통합니다. 수확 후 바로 통조림으로 가공하거나 냉동 시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지요. 통조림 옥수수나 냉동 옥수수는 맛도 좋고 요리하기도 편해 많은 사람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GMO 논란은 별도로 하더라도, 통조림 옥수수를 구입할 때는 첨가물 여부와 첨가물의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옥수수 맛있게 삶는 법
- 옥수수를 덮고 있는 껍질과 수염을 깨끗히 제거합니다.
- 껍질과 수염이 제거된 옥수수를 찬 물에 씻어냅니다.
- 냄비에 옥수수를 넣고 옥수수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줍니다.
- 뉴슈가 또는 설탕 2스푼, 그리고 소금 1스푼을 넣습니다(취향에 따라 가감하세요).
- 뚜껑을 닫고 센 불에서 20분을 삶습니다.
- 불을 줄이고 20분 정도 더 삶습니다.
-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입니다.
부작용 및 주의 사항
오랜 세월 먹어온 것이 보여주듯, 옥수수는 대체로 안전한 먹거리랍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 불용성 섬유질 함량이 많아 소화로 인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답니다.
- 드물지만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답니다.
- 옥수수에 니아신(비타민B3, 나이아신) 함량이 많으나, 체내 흡수율이 높지 않답니다. 장기간 옥수수만 먹는다면 니아신 결핍으로 인한 펠라그라(홍반병)를 일으킬 수 있답니다. 이를 피하고자 마야 원주민들은 옥수수를 그대로 먹지 않고 석회수에 담가 껍질을 제거한 후 먹었지만, 이를 모르고 유럽으로 가져간 유럽인들은 한동안 펠라그라에 시달렸답니다. 장기간 옥수수만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이 정보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임신이나 알러지 등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특정 음식을 장기간 복용하기 전에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특별한 상황에서 다른 작용이 있을 수 있고, 약물과 상호 간섭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요.
정리
옥수수는 우리에게 친숙한 먹거리 중 하나입니다. 간식용으로는 물론 옥수수차는 보리차와 함께 가정 음료의 쌍벽을 이루니까요. 옥수수는 열량이 적고 혈당 부하 지수도 낮으며 각종 영양소가 들어 있어서 건강을 위한 먹거리로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옥수수만 장기간 먹으면 니아신 결핍으로 인한 펠라그라를 일으킬 수 있답니다.
참고 자료
- Food Science and Human Wellness: Corn phytochemicals and their health benefits
- Journal of Medicinal Food: Health Benefits of Traditional Corn, Beans, and Pumpkin
- Tufts University: Harvesting the Health Benefits from Corn
- The Journal of Nutritional Biochemistry: Corn husk oil lowers plasma LDL cholesterol concentrations by decreasing cholesterol absorption and altering hepatic cholesterol metabolism in guinea pi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