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련 글을 읽다 보면 ‘식물영양소(파이토뉴트리언트)’ 또는 ‘식물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그게 무엇이고 왜 좋은 것인지 모호하기만 합니다. 여기에 ‘항산화제(항산화물질)’라는 용어도 섞여 더 혼란스럽게 합니다.
요약하자면, ‘식물영양소’ ‘‘식물화학물질’ ‘항산화제’ 모두 건강에 이로운 물질 맞습니다. 먼저 그 용어 차이를 알아보고, 그 주요 작용과, 하루에 어떤 것을 얼마나 먹어야 좋은지 알아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 또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건강 또는 영양과 관련해 말할 때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와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즉, 서로 바꿔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개 이름은 그 대상의 본질이나 특징을 요약해 보여주는데,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와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이름을 통해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파이토(phyto), 뉴트리언트(nutrient), 케미컬(chemical)
-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 식물영양소): ‘식물’을 뜻하는 그리스어 ‘파이토(phyto)’와 ‘영양소’를 뜻하는 ‘뉴트리언트(nutrient)’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웹스터 영어 사전은 이 단어를 ‘식물에서 유래한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생리활성 물질’이라고 설명합니다.
-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식물화학물질): ‘식물’을 뜻하는 그리스어 ‘파이토(phyto)’와 ‘화학물질’를 뜻하는 ‘케미컬(chemical)’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웹스터 영어 사전은 이 단어를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화학물질’이라고 설명합니다.
’영양소’ 또는 ‘화학물질’
‘화학물질’이라는 단어를 보면 실험실 분위기가 느껴지고 건강에 해로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화학물질’이라는 단어에는 ‘좋고 나쁨’의 의미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화학물질 중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것도 있고 해로운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화학물질 중에서 우리가 생존을 위해 먹어야 하는, 우리 몸에 이로운 화학물질을 ‘영양소’라 부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영양소’는 ‘화학물질’ 중 일부입니다. 문자적 의미로 보면 ‘파이토케미컬’ 안에 ‘파이토뉴트리언트’가 들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이나 영양 분야에서는 이 둘을 같은 의미로 사용합니다. 즉, 건강이나 영양 분야에서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모든 화학물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이로운 물질인 ‘파이토뉴트리언트’를 뜻합니다.
자연의 선물 항산화제(항산화물질)
‘식물영양소’ 또는 ‘식물화학물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식물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입니다. 우리는 이 물질을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 씨앗류, 곡물 등 식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식물성 식품에 동일한 식물영양소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식물영양소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식물에 따라 특정 성분의 함량도 다릅니다.
다양한 식물영양소
예를 들어, 토마토에는 리코펜(라이코펜, lycopene)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화학물질은 토마토의 특징인 빨간색 또는 주황색 색소입니다. 또한, 블루베리나 블랙베리에는 짙은 보라색 색소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들 물질의 본래 기능은 외부 병원체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들 물질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도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는데, 대표적인 것이 항산화작용(항산화제, 항산화물질)입니다.
항산화제(항산화물질, Antioxidant)
항산화제(항산화물질, antioxidant)는 이름 그대로 ‘산화를 억제하는 물질’을 뜻합니다. ‘산화’는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어떤 물질이 산소와 결합해 전자를 잃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철에 녹이 스는 것’이 바로 산화작용입니다.
[산화와 항산화]
철이 산화돼 녹이 스는 것을 ‘철이 부식된다’고 말하는데, 우리 몸에서도 이와 비슷한 산화 작용이 일어납니다. ‘활성산소’라 부르는 불안정한 산소가 정상 세포에 붙어 산화 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철이 녹이 스는 것처럼 정상 세포가 변질돼 악성종양 세포가 되기도 하고 노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며 염증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납니다.
항산화제(항산화물질)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바로 그 산화작용을 억제하는 물질입니다. 다시 말해서, 항산화제(항산화물질)는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작용으로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킵니다. 식물에 들어 있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바로 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항산화제(항산화물질, Antioxidant)’라고 부릅니다. 우리 몸에서 항암, 심혈관 건강, 항당뇨, 항노화, 항염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용어 정리]
물론 항산화제(항산화물질, Antioxidant)에 ‘식물화학물질(Phytochemical)’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셀레늄 아연 마그네슘 등 미량영양소인 미네랄(무기질) 역시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식물성 식품 관련 글에서는 ‘항산화제(항산화물질, Antioxidant)’라는 이름이 ‘식물영양소(파이토뉴트리언트, Phytonutrient)’나 ‘식물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 Phytochemical)’ 대신 쓰이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동일한 물질을 세 가지 이름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식물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 Phytochemical)’은 ‘재료’에 따른 이름이라 할 수 있고, ‘식물영양소(파이토뉴트리언트, Phytonutrient)’는 ‘쓰임새’에 따른 이름이라 할 수 있으며, ‘항산화제(항산화물질, Antioxidant)’는 ‘구체적인 기능’에 따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많은 식물영양소 항산화제
건강이나 영양 관련 글을 읽다 보면 파이토케미컬,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 리코펜(라이코펜), 루테인 등 다양한 이름이 나옵니다. 무엇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우리 몸에 매우 좋은 성분’ 정도로 이해하며 넘어가곤 합니다. 용어도 낯선데, 어떤 글은 일관성 없이 뒤섞어 적어 놓아서 더 헷갈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위에 적은 일곱 가지 이름으로 예를 들면, 이들 일곱 가지 이름은 동일 선상에 있는 이름이 아닙니다. 계통수로 그리면 큰 가지에 해당하는 이름도 있고, 그에 딸린 작은 가지에 해당하는 이름도 있으며, 잔가지 끝에 달린 열매에 해당하는 이름도 있습니다.
분류 – 나누고 모으면 쉽다
가장 큰 이름은 ‘파이토케미컬’입니다. 여기에 ‘테르펜’ ‘폴리페놀’ ‘유기유황화합물’ ‘알칼로이드’ 등 몇 가지 굵은 가지가 있습니다. ‘카로티노이드’는 ‘테르펜’에 속한 그룹으로, 라이코펜 루테인 등 600종이 넘는 물질이 ‘카로티노이드’에 속해 있습니다. 또한, 블루베리로 유명한 ‘안토시아닌’의 계통은, ‘파이토케미컬 – 폴리페놀 – 플라보노이드 – 안토시아닌’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물론, ‘파이토케미컬’에는 ‘폴리페놀’ 외에 다른 그룹도 있고, ‘폴리페놀’에는 ‘플라보노이드’ 외에 ‘페놀산’ 등 다른 그룹도 있으며, ‘플라보노이드’에도 ‘안토시아닌’ 외에 ‘아이소플라본’ 등 다른 물질도 있습니다.
수많은 식물영양소 항산화제
하나의 그룹인 ‘카로티노이드’에 600종이 넘는 물질이 속해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물질은 매우 많습니다. 이들 항산화제는 공통된 작용도 있지만, 개별 물질에 따른 작용도 있습니다. ‘감기약’을 예로 들면, 어느 감기약이든 어느 정도 공통적인 효과가 있지만, 해열 작용에 강한 감기약이 있고, 콧물에 강한 감기약이 있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또한, 식물에 따라 들어 있는 물질도 다르고, 그 물질의 함량도 다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하버드대학교 무지개색식단’입니다.
하버드대학교 무지개식단
식물에는 저마다 독특한 색깔이 있습니다. 이런 식물 색소의 기능은 식물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우리 몸에서도 유익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기 때문에 ‘식물영양소’라 부릅니다.
식물영양소는 색에 따라 작용도 다릅니다. 토마토의 빨간색은 ‘카로티노이드’에 속한 ‘리코펜(라이코펜)’ 색소인데, 심혈관 건강과 퇴행성질환 등에 강력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블루베리의 짙은 보라색은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안토시아닌’ 색소인데, 이 역시 우리 몸에서 항암 작용과 소염 작용 등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합니다.
무지개식단
항산화제는 비슷한 작용도 있지만, 저마다 고유의 작용도 있습니다. 특정 질병이 문제라면 그 질병에 효능이 좋은 성분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바로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약’입니다.
하지만 음식은 특정 질병에 특화된 ‘약’이 아닙니다. 굳이 ‘약’으로 표현하자면 전반적인 건강을 위해 먹는 ‘보약’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성분에 치중해 섭취하기보다는 날마다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먹는 것이 더 좋은 선택입니다. 바로 이것이 ‘무지개식단’입니다. 접시에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로 올려 무지개처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알록달록 골고루 섞은 과일과 채소의 하루 목표 섭취량은 ‘네 컵 반’입니다. 건강 전문가들은 해당 성분을 추출해 만든 보충제보다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합니다. 자세한 것은 하버드대학교 무지개색식단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넣어야, 꿰어야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알아야 속지 않고, 알아야 필요할 때 쓸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추가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는 속담과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입니다. 아는 것만으로는 건강에 도움 되지 않습니다. 넣어야 하고, 꿰어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해집니다.
정리합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식물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 Phytochemical)’ ‘식물영양소(파이토뉴트리언트, Phytonutrient)’ ‘항산화제(항산화물질, Antioxidant)’는 모두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이는 ‘식물’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로,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로, 특히 ‘항산화작용’으로 유명합니다. 색깔에 따라 효능에 차이가 있어서 날마다 ‘무지개식단’처럼 골고루 먹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자료
- ASN: Plant Pigment Power of Phytonutrients and Vascular Health
- Cleveland Clinic: Phytonutrients: What They Are and Where To Find Them
- frontiers: Phytonutrients in the promotion of healthspan: a new perspective
- Harvard Medical School: Phytonutrients: Paint your plate with the colors of the rainbow
- Nutrients: Clinical Evidence of the Benefits of Phytonutrients in Human Healthcare
- Oregon State University: Phytochemicals
- USDA: Phytonutrients
- UCDAVIS: Nutrition & Health Info Sheets for Health Professionals – Phytochemicals
- UCLA: What are phytochemicals? (And why should you eat more of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