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걱정’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다른 것은 예전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 ‘찾는 걱정’이었지만, 요즘은 먹을 것이 너무 많아 ‘선택하는 걱정’입니다. 이 글은 그 선택 걱정을 덜어주는 글입니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말하는 ‘베지테리언 식단’과 ‘페스카테리언 식단’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이어서 어느 식단이 더 좋은지 알아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베지테리언 vs. 페스카테리언
베지테리언 식단은 우리에게 익숙한 식단입니다. 하지만 베지테리언 식단이라고 해서 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식물성 식품’이라는 원칙 위에서 추가하는 식품에 따라 몇 가지 형태의 베지테리언 식단이 있습니다. 페스카테리언 식단도 그런 베지테리언 식단의 일종입니다.
베지테리언 식단
‘베지테리언(Vegetarian)’은 우리말로는 ‘채식주의자’입니다. 즉, 식물성 음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건강 때문에 채식을 선택하기도 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채식을 선택하기도 하며, 종교적인 이유나 어떤 신념으로 채식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식단을 따르는 사람은 ‘채식만으로 어떻게 사나’ 싶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베지테리언을 선택합니다.
2020년에 스위스 연구진이 ‘영국 영양학 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한 연구 논문은 ‘베지테리언’에 관한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3년 동안 10,797명이 참가한 식생활 패턴에 따른 연구 결과를 보면, 여러 식생활 패턴 중 베지테리언의 학력이 가장 높고, 젊은 층 여성 비중이 높았습니다. 연구는 일반 식단, 플렉시테리언, 페스카테리언, 베지테리언을 비교 조사한 것입니다.
사실 ‘베지테리안’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식단을 따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베지테리언’이라고 하면 ‘식물성 음식만’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동물 유래 식품에 따른 몇 가지 형태의 식단이 있습니다. 참고로, 소고기 닭고기 생선 등은 ‘동물성 식품’이라 하고, 우유 꿀 계란은 ‘동물 유래 식품’이라 합니다.
- 비건(Vegan): 비건은 모든 동물성 식품과 동물에서 유래한 식품을 배제하고, 오직 식물성 식품만 먹습니다. 동물성 식품은 육류나 생선 같은 식품을 말하고, 동물에서 유래한 식품은 우유나 계란 같은 식품을 말합니다. 즉, 비건은 육류아 생선은 물론 우유와 계란도 먹지 않습닉다.
- 프루테리언(Fruitarian): 프루테리언은 식물성 식품 중에서 과일과 견과류 그리고 씨앗류만 먹습니다.
-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 락토(lacto)는 ‘우유(milk)’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온 것으로, 락토 베지테리언 식단은 식물성 식품에 우유와 꿀을 허용한 식단입니다.
-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 오보(ovo)는 알(egg)을 뜻합니다. 즉, 오보 베지테리언 식단은 식물성 식품에 계란을 허용한 식단입니다.
-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vegetarian): 락토오보 베지테리언 식단은 식물성 식품에 우유와 꿀 그리고 계란을 허용한 식단입니다.
페스카테리언 식단
페스카테리언(Pescatarian)의 원래 명칭은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으로, ‘페스코’는 이탈리아어 ‘생선(pesce)’에서 온 것입니다. 즉, ‘채식(vegetarian)을 바탕으로 하고 여기에 생선과 해산물을 허용한 식단입니다. 줄여서 페스카테리언(Pescatarian)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식물성 식품(vegetarian)을 바탕으로 하고 약간의 ‘동물성 식품’을 허용한 식단을 ‘세미 베지테리언(Semi-vegetarian)’이라 하는데, 허용하는 식품에 따라 몇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 식물성 식품(vegetarian)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생선(pesco)’과 해산물을 허용한 식단입니다. 육류와 가금류는 먹지 않습니다.
- 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 식물성 식품(vegetarian)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닭고기(pollo)’ 등 가금류를 허용한 식단입니다.
-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식물성 식품(vegetarian)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다른 식품을 ‘융통성 있게(flexible)’ 추가합니다. 즉, 어떤 육류든지 허용되지만, 식단의 대부분은 식물성 식품(vegetarian)입니다.
베지테리언, 페스카테리언, 건강 효과
베지테리언과 페스카테리언 모두 건강에 좋은 식단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2020년에 스위스 연구진이 ‘영국 영양학 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식단에 따른 비만 심혈관 질환 유병률을 평가했는데, 베지테리언과 페스코테리언 그룹의 유병률이 일반적인 식단을 따르는 그룹보다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래는 베지테리언 식단과 페스코테리언 식단의 잠재적인 건강 효과입니다.
- 염증이 줄어듭니다.
-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집니다.
- 혈압 조절 능력이 향상됩니다.
- 혈당 조절 능력이 향상됩니다.
- 과체중 또는 비만을 막을 수 있습니다.
베지테리언 vs. 페스카테리언, 건강 효과 차이
식물성 식품에 바탕을 둔 식단은 일반적인 식단에 비해 여러가지 건강상의 이점이 있습니다. 섬유질,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무기질), 항산화제, 불포화지방산 등 건강에 좋은 성분이 충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베지테리언 식단과 페스카테리언 식단의 건강 효과에는 약간의 차이도 있는데, 이는 생선과 해산물 유무에 따른 차이입니다.
베지테리언 식단은 식물성 식품으로 채워집니다. 접시에 들어 있는 음식의 칼로리가 같다면 베지테리언의 접시에는 더 많은 섬유질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섬유질은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낮추며 혈당 수치를 낮추고 장 건강을 돕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하지만, 육류와 생선에 많은 비타민B12 등 일부 영양소 섭취량이 적을 수 있고, 콩류 등 식물성 단백질은 소화 흡수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페스카테리언 식단은 생선과 해산물이 주는 건강상의 혜택이 있습니다. 고품질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불포화지방산), 비타민B12, 비타민D, 철분 등 생선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어 100g에는 하루 권장 섭취량에 해당하는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고, 단백질도 22.50g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 B12는 무려 하루 권장 섭취량의 390%가 들어 있고, 비타민D도 하루 권장 섭취량의 330%가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B12와 비타민D는 식물성 식품에 거의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건강 전문가들은 베지테리언 식단 보다는 페스카테리언 식단을 추천합니다.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유효 성분과 생선에 들어 있는 유효 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페스카테리언 식단을 따를 때 주의할 것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중금속 수은 오염입니다. 수은 오염 위험은 먹이사슬에 따라 큰 생선이 작은 생선보다 더 큽니다. 가능한 한 자연산 생선을 선택하고, 작은 생선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베지테리언 vs. 페스카테리언, 체중 감량 효과
베지테리언 식단과 페스카테리언 식단 모두 체중 관리에 좋은 선택입니다.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섬유질이 건강 증진은 물론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켜 추가 섭취를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체중 감량 다이어트 시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은 콩류 식품과 생선에서 얻을 수 있어 이 또한 좋은 선택입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챙겨야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칼로리 섭취량과 소비량을 체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속성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하루에 섭취한 칼리로보다 소비한 칼로리가 많으면 그 차이만큼 살이 빠지고, 소비한 칼로리가 적으면 그만큼 살이 찝니다. 참고로, 체지방 1g당 열량은 약 7.7kcal입니다. 또한, 성인이 한 시간 동안 4km를 걸을 때 칼로리 소모량은 약 180kcal로, 체지방 약 23g에 해당합니다.
베지테리언 vs. 페스카테리언, 어느 식단이 더 좋을까?
베지테리언 식단과 페스카테리언 식단 중 건강이 우선이라면 페스카테리언 식단이 더 좋습니다. 페스카테리언 식단은 베지테리언 식단에서 보충하기 힘든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생선과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베지테리언 식단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 비건(Vegan) 보다는 우유나 계란 등 ‘동물 유래 식품’도 허용하는 ‘오보락토 베지테리언 식단’을 선택하면 더 좋을 것입니다. 계란과 우유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고, 특정 성분을 강화한 우유를 선택할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단백질 섭취를 위해 콩류 식품을 자주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선택
‘좋은 질문에서 좋은 답이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다이어트에 적용해도 좋을 것입니다. 먼저 다이어트를 하려는 목적이 분명해야 합니다. 목적이 분명하면 동기부여는 물론 지속성도 높으니까요.
또한, 어떤 식단을 선택하려 한다면 ‘그 식단이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해 보세요. 세상에는 수 많은 식단이 있고, 그런 식단 중 하나가 베지테리언 식단이고 페스카테리언 식단입니다.
평소 붉은고기와 가금류를 즐기지 않는다면 페스카테리언 식단도 좋은 선택입니다. 닭고기를 포기할 수 없다면 ‘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 식단’도 좋고, 이따금 소고기 스테이크도 즐기고 싶다면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식단’도 좋은 선택입니다. 이들 식단은 모두 식물성 식품을 바탕으로 한 ‘세미 베지테리언 식단’이어서, 계획하기에 따라 섬유질과 항산화제 등 식물성 식품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모두 배제해야 한다면 ‘베지테리언 식단’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는 더 많은 계획이 필요합니다. 먼저 본인의 건강 상태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문제가 없다면 평소 즐겨 먹는 식물성 식품에서 부족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확인해 그에 따른 식단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식물성 식품이라고 해서 모두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흰밀가루나 흰쌀(백미) 같은 고도로 정제된 곡물은 통밀이나 현미 같은 가능한 한 덜 정제된 통곡물로 바꾸세요. 스틸컷 귀리, 퀴노아, 듀럼밀 쿠스쿠스도 좋은 선택입니다. 팜유(야자유)는 식물성 기름이지만 포화지방산이 많으므로 배제하고,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이나 ‘카놀라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장 좋은 식단은 통곡물 채소 과일의 비중이 높고,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설탕(첨가당)이 절제된 식단입니다. 가장 좋은 선택은 가장 좋은 질문에서 나올 것입니다.
참고 자료
- BJN: Vegetarian, pescatarian and flexitarian diets: sociodemographic determinants and association with cardiovascular risk factors in a Swiss urban population
- Cleveland Clinic: What Is the Pescatarian Diet?
- Harvard Medical School: Diet & weight loss
- Mayo Clinic: Vegetarian diet: How to get the best nutrition
- 식약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