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비타민은 다다익선’이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비타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것인데, 그래도 될까요? 보건 당국에서 정한 하루 권장 섭취량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어도 괜찮을까요?

한편에서는 그래도 된다고 말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수용성 비타민’이 무엇이길래 그럴까요? 그리고 ‘된다’ ‘안된다’ 나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 글은 미국 유수 의료원과 보건 관련 기관의 자료를 통해 작성했습니다. 먼저, 비타민의 종류와 수용성 비타민에 관해 알아보고, ‘다다익선’ 여부를 알아봅니다.

비타민, 그게 무엇일까?

무엇인가 중요하고 꼭 있어야 하고 활력을 주는 것을 말할 때 ‘비타민’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요? ‘너는 나의 비타민’처럼, 소중한 사람을 그렇게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비타민은 그 이상입니다. 소중한 것도 시간이 지나면 잊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지만, 비타민은 그럴 수 없으니까요. 없는 것은 물론 부족하기면 해도 반드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비타민입니다. 비타민이 무엇이길래 그럴까요?

비타민

생명 물질 비타민(Vitamin)

비타민(Vitamin)이라는 이름은 ‘생명’을 뜻하는 라틴어 ‘비타(vita)’와 질소유기화합물 ‘아민(amine)’에서 유래했습니다. 비타민B1 티아민(Thiamine)의 이름에서 ‘질소유기화합물’을 뜻하는 ‘아민(amine)’을 가져와 비타민(Vitamine)으로 이름했습니다. 처음 비타민이라는 이름을 지을 때는 지금처럼 비타민의 종류가 많지 않았지만, 후에 여러 비타민이 발견되고 그중에 ‘아민’이 아닌 것도 있어서 ‘아민(amine)’의 맨 끝 자 ‘e’를 떼고 지금처럼 비타민(Vitamin)으로 적습니다.

비타민은 우리 몸에서 호르몬처럼 작용합니다. 물론 호르몬이 아니므로 호르몬과 차이점도 있고 공통점도 있습니다. 먼저 차이점은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지만, 비타민은 생성되지 않아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통점은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생성되지 않으면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비타민도 부족하면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많은 양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매우 적은 양만 필요해서 ‘무기질(미네랄)’과 함께 ‘미량 영양소’라 부릅니다.

다량 영양소, 미량 영양소

비타민은 우리 몸에 아주 적은 양(미량)만 필요한 ‘미량 영양소’입니다. 이는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미네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영양소 중에 많은 양이 필요한 영양소도 있으며, 그런 영양소를 ‘다량 영양소’라 부릅니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가 ‘다량 영양소’이며, 주요 기능은 에너지 공급입니다. 참고로, 이들 다량 영양소를 주영양소’라 부르기도 하고, ‘미량 영양소’를 ‘부영양소’라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탄단지’ 다량 영양소를 ‘3대 영양소’라 부르기도 하고, 여기에 비타민과 무기질(미네랄)을 추가해 ‘5대 영양소’라 부르기도 합니다.

미량 영양소 비타민

비타민은 ‘미량 영양소’입니다. 즉, 우리 몸에 아주 적은 양만 필요합니다. 하지만 적다고 해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몸에 그 적은 양이 없으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니까요. 그래서 이름이 ‘생명의 물질(Vitamin)’입니다.

비타민의 종류

비타민은 크게 나누면 6종(비타민A, B군, C, D, E, K)입니다. 그런데 처음 발견했을 때는 단일 물질이라 생각했던 ‘비타민B’가 서로 다른 물질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비타민B’를 ‘비타민B군’ 또는 ‘비타민B 복합체’라 부릅니다. 비타민B군에는 총 8종(B1, B2, B3, B5, B6, B7, B9, B12)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비타민은 총 13종입니다.

수용성 비타민, 지용성 비타민

총 13종의 비타민은 녹는 성질에 따라 ‘수용성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으로 나눕니다. 수용성 비타민은 이름 그대로 ‘물에 녹는 성질의 비타민’이고, 지용성 비타민은 ‘기름에 녹는 성질의 비타민’입니다. 총 13종의 비타민 중에서 9종(비타민B군, C)은 수용성 비타민이고, 나머지 4종(비타민A, D, E, K)은 지용성 비타민입니다. 지용성 비타민에 관한 것은 지용성 비타민, 알고 먹으면 더 좋습니다 글을 참고하세요.

수용성 비타민의 종류와 효능, 권장 섭취량

수용성 비타민에는 비타민B군의 8종과 비타민C, 이렇게 총 9종이 있습니다. 비타민C는 비타민의 대명사처럼 널리 알려졌지만, 비타민B군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듯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비타민B군에 속한 비타민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신진대사 물질로 작용합니다. 피곤할 때 비타민B군을 권하는 이유가 바로 에너지 생성 때문인데, 이 외에도 집중력 향상, 탈모 예방, 스트레스 해소, 빈혈 예방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확인된 순서에 따라 비타민B1 비타민B2 등 숫자를 붙여 부르며, 성분명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참고로, 비타민B4처럼 중간에 없는 것은 처음에는 비타민인 줄 알았지만 후에 아닌 것으로 밝혀져 취소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9종의 수용성 비타민의 특징적인 효능과 해당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입니다.

비타민

1 비타민B1 티아민(Thiamine)

비타민B군 중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이어서 ‘비타민B1
’이라 부르며, 성분명에 따라 ‘티아민(Thiamine)’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통곡물 계란 견과류 돼지고기 등이 좋은 공급원입니다.

    성인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1.2mg

    성인여성 하루 권장 섭취량: 1.1mg

2 비타민B2 리보플라빈(Riboflavin)

비타민B2 리보플라빈은 혈액 및 혈관 건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육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통곡물도 좋은 공급원입니다. 하지만 붉은 고기는 포화지방 함량도 많아서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1.5mg

    성인여성 하루 권장 섭취량: 1.2mg

3 비타민B3 니아신(Niacin)

비타민B3 니아신콜레스테롤과 혈압을 조절하고 두뇌와 피부 건강을 돕습니다. 육류와 생선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통곡물과 견과류도 좋은 공급원입니다.

    성인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16mg

    성인여성 하루 권장 섭취량: 14mg

4 비타민B5 판토텐산(Pantothenic Acid)

비타민B5 판토텐산은 지방 대사에 관여하며 신경과 피부 건강을 돕습니다. 통곡물과 십자화과 채소를 비롯하여 가금류와 기름진 생선이 좋은 공급원입니다. 보건복지부는 판토텐산의 섭취량을 ‘충분 섭취량’으로 제시했습니다. ‘충분 섭취량’은 ‘영양소의 필요량을 추정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때 대상 인구집단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충분한 양’을 말합니다.

    성인남성 하루 충분 섭취량: 5mg

    성인여성 하루 충분 섭취량: 5mg

5 비타민B6 피리독신(Pyridoxine)

비타민B6 피리독신은 단백질 대사, 적혈구 생성, 신경 전달 물질 생성 등을 돕고 항산화제로도 작용합니다. 통곡물, 콩류, 녹말 채소, 생선 및 내장육이 좋은 공급원입니다. 피리독신, 엽산, 코발라민은 서로 보완하는 작용이 있어서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1.5mg

    성인여성 하루 권장 섭취량: 1.4mg

비타민

6 비타민B7 비오틴(Biotin)

비타민B7 비오틴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피부와 모발 건강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비오틴의 섭취량을 ‘충분 섭취량’으로 제시했습니다. ‘충분 섭취량’은 ‘영양소의 필요량을 추정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때 대상 인구집단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충분한 양’을 말합니다.

    성인남성 하루 충분 섭취량: 30mcg

    성인여성 하루 충분 섭취량: 30mcg

7 비타민B9 엽산(Folate)

비타민B9 엽산은 ‘여성의 비타민’이라 부를 정도로 여성 건강과 태아의 선천적 결함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혈구와 DNA 형성에 필수적인 비타민입니다. 통곡물, 짙은 녹색 잎채소, 콩류, 내장육, 생선 등이 좋은 공급원입니다. 엽산, 피리독신, 코발라민은 서로 보완하는 작용이 있어서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400mcg

    성인여성 하루 권장 섭취량: 400mcg

8 비타민B12 코발라민(Cobalamin)

비타민B12 코발라민(Cobalamin)은 에너지 생산, 시력 향상, 뇌 건강, 신경계 유지, 적혈구 생성을 돕습니다. 코발라민, 피리독신, 엽산은 서로 보완하는 작용이 있어서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2.4mcg

    성인여성 하루 권장 섭취량: 2.4mcg

9 비타민C,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

비타민C 아스코르브산은 ‘면역 비타민’이라 부를 정도로 면역계 유지를 비롯하여 콜라겐 합성, 혈관 건강, 치아 및 구강 건강, 철분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손상된 조직 회복 등 항산화제로 작용해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킵니다. 감귤류와 베리류를 비롯해 다양한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성인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 하루 상한 섭취량: 100mg / 2000mg

    성인여성 하루 권장 섭취량 / 하루 상한 섭취량: 100mg / 2000mg

수용성 비타민의 특징

이론적으로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녹아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우리 몸에 쌓이지 않습니다. 반면 지용성 비타민은 기름에 녹아 우리 몸 지방층에 함께 저장됩니다. 즉, 수용성 비타민은 많은 양을 먹어도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우리 몸에 쌓이지 않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우리 몸에 쌓여 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타민은 다다익선’이라는 주장도 ‘모든 비타민’에 관한 것이 아니며, ‘수용성 비타민’에 국한된 것입니다.

수용성 비타민은 다다익선?

그러면 수용성 비타민은 무조건 ‘다다익선’일까요? 이와 관련한 주장도 엇갈립니다. 비타민은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고 사용하고 남은 수용성 비타민은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가능한 한 많이 먹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있고, 구태여 필요 이상 먹을 필요는 없다는 합리적인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살펴봐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비타민에 따라 우리 몸에 오래 머무는 것도 있다는 것이며, 우리 몸의 신장은 과도한 양의 비타민을 처리하느라 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비티민B3와 B6 등의 메가 도스는 간이나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비타민 섭취량에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닙니다. 건강에 문제가 없고 영양 보충제가 아닌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으로는 ‘많은 양’으로 인한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비타민

상한 섭취량

결론적으로 말해서 ‘다다익선’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는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유는 많은 양을 먹었을 때 이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문제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재안도 있습니다. 보건 당국에서 제시한 ‘하루 권장 섭취량’은 ‘인구집단의 약 97~98%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영양소 필요량을 충족시키는 섭취 수준’이므로, 이보다 두세 배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안입니다. ‘메가 도스’와 관련해 거론되는 비타민C로 예를 들면, 성인 남성의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은 100mg이며, 상한 섭취량은 2000mg입니다. 권장 섭취량의 세 배라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영양소 섭취 수준’인 ‘상한 섭취량’보다 훨씬 적습니다. 정리하자면, 비타민은 가능한 한 음식으로 섭취하고, 영양 보충제를 선택할 때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두세 배 이내로 섭취하는 방법이 좋을 듯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