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학회에서 내놓은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 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환자 수는 533만 명이며,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은 1,400만 명으로 10명 중 4명이 당뇨전단계에 해당합니다. 당뇨병과 당뇨병전단계를 합하면 2000만 명에 육박해,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2명 중 1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늘고 있는 젊은 당뇨
대표적인 성인병 중 하나인 제2형 당뇨병은 ‘중년 이상’에게 해당하는 질병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30대는 물론 20대 환자 수가 늘고 있고, 더욱 큰 문제는 인지율이 낮아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제2형 당뇨병은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입니다.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한다면 생활습관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하면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이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여기 약물 도움 없이 ‘자연적으로 혈당 수치를 내릴 수 있는 7가지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영어권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의 자료에서 선별한 것으로, 실천하기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거나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하면 시도해 보면 좋을 것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1 좋은 탄수화물 식품을 선택하세요.
일반적으로 혈당 수치는 탄수화물 섭취량과 비례합니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으면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탄수화물 섭취량이 적으면 혈당 수치가 낮아집니다. 따라서 매 끼니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비슷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탄수화물 식품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도 아닙니다. 같은 쌀이지만 백미와 현미가 다르고, 밀가루도 흰밀가루와 통밀가루가 다릅니다. 덜 가공된 곡물은 그만큼 섬유질이 많아 소화가 더디고 혈당에 미치는 영향도 느립니다.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인 곡물은 가능한 한 덜 가공된 곡물을 선택하세요. 현미, 통밀가루, 스틸컷 귀리, 퀴노아, 듀럼밀 쿠스쿠스 등 가능한 한 덜 가공된 좋은 탄수화물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곡물은 섬유질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좋은 각종 영양소와 항산화제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2 식단에 섬유질을 늘리세요.
섬유질은 식물의 구조를 이루는 성분으로, 우리 몸이 소화하지 못하고 장을 통과해 배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특히 물에 잘 풀어지는 수용성 섬유질은 혈당 수치를 낮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이 있습니다. 이런 건강상의 효능으로 인해 섬유질을 ‘5대 영양소’와 함께 ‘6대 영양소’라 부르기도 하지만, 섬유질은 탄수화물의 일종이지 별도의 영양소는 아닙니다. 가장 좋은 섬유질 식품은 잎채소 등 ‘비전분 채소’입니다. 접시의 절반을 비전분 채소로 채우고, 나머지 절반 중 반은 좋은 단백질 식품과 좋은 탄수화물 식품으로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과일도 섬유질을 비롯해 여러 비타민과 항산화제가 풍부한 좋은 식품이지만, 혈당에 문제가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과일에 들어 있는 당분인 과당은 우리 몸에서 체지방(중성지방, 트리글리세라이드)으로 저장돼 당뇨 등 대사증후군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과일은 적당한 양이 좋습니다.
3 설탕(첨가당)에 주의하세요.
설탕은 포도당 한 분자와 과당 한 분자가 결합된 이당류로, 대표적인 단순 탄수화물 식품입니다. 포도당은 우리 몸에서 바로 혈류로 들어가 온몸 세포로 전달돼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이렇게 바로 혈류로 들어가기 때문에 급속하게 혈당 수치를 올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당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즉시 혈류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간으로 보내져 처리됩니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과일을 많이 먹어도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지 않고 섬유질이 많기 때문인데,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과당은 간에서 처리해 중성지방(체지방) 형태로 저장되는 데, 중성지방 역시 당뇨 등 대사증후군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 몸은 포도당이 너무 많으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렉틴을 분비해 그만 먹도록 하지만, 과당은 렉틴 분비를 일으키지 않아 많은 양을 먹게 되고 그만큼 체지방이 늘어납니다. 즉, 방식은 다르지만 포도당과 과당 모두 당뇨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흔히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꿀의 성분도 설탕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른 것은 설탕은 포도당 한 분자와 과당 한 분자가 결합된 형태지만, 꿀은 포도당과 과당이 분리돼 들어 있고 여기에 약간의 미네랄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꿀에 들어 있는 미네랄은 그 양이 매우 적어 무시할 만한 수준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꿀은 좋은 식품이지만, 건강 때문에 설탕을 피해야 한다면 꿀도 피해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설탕은 문제입니다. 다른 것은 예전에는 구하기 힘들어서 문제였는데 지금은 피하기 힘들어서 문제입니다. 밖에서 먹는 식음료에서 설탕이 없는 것을 찾기 힘드니까요. 성분표를 확인해 설탕이나 첨가당을 확인해야 합니다.
4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세요.
비만은 만성적인 질병의 요인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질병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과체중과 비만이 아래와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 심장병
- 제2형 당뇨병
- 고혈압
- 고콜레스테롤
- 뇌졸중
- 담낭 질환
- 수면 무호흡증과 호흡 곤란
- 관절염
- 삶의 질 저하
- 우울증과 불안
- 여러 암
미국 당뇨협회는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당뇨병 관리를 쉽게 하고 여러 질병의 발생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건강한 체중은 성별과 키에 따라 다른데,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체중(kg)을 키(m)의 제곱 값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비만 기준은 이보다 엄격하지만,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어서 보편적인 기준을 올립니다.
- 18.5 미만: 저체중
- 18.5~24.9: 정상 체중
- 25.0~29.9: 비만 전 단계
- 30.0~34.9: 비만 1단계
- 35.0~39.9: 비만 2단계
- 40 이상: 비만 3단계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이고 키가 160cm라면 60을 1.6의 제곱 값으로 나눕니다. 즉, 60 ÷ 2.56 = 23.43가 되는데, 그 값은 소수점 아래 두 자리에서 반올림하므로 23.4이므로 ‘정상 체중’에 속합니다.
물론 살을 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더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혈당 문제가 있다면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체중을 많이 줄여야 한다면, 목표를 정해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빼는 것이 좋습니다. 살 빼는 특효약이나 살 빼는 데 목적을 둔 극단적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금물입니다.
5 더 많이 움직이세요.
적당한 운동은 혈당 관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과 체중 관리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미국 당뇨협회는 운동 중에 근육이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근육 세포가 인슐린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해 포도당을 더 잘 흡수하도록 돕는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강도 운동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날마다 30분 정도 빠르게 걷기 정도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일상 습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걷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식사 후 산책입니다. 연구 결과는 식사 후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것이 식사로 섭취한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꿔 소모하고 혈당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6 충분한 수면을 취하세요.
충분한 수면은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수면은 휴식 시간이며, 점검과 수리 시간이며, 재창조 시간입니다. 여러 연구 결과는 수면이 부족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여러 만성적인 질병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를 유발해 코르티솔 호르몬의 분비량을 늘리는데, 이 호르몬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수치를 높입니다.
혈당에 문제가 있다면 충분한 수면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본인의 수면 환경을 살펴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규칙적인 운동 같은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 잠을 깊이 잘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숙면이 건강을 바꾼다 글이 도움 될 것입니다.
7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으세요.
스트레스가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혈당 수치와 당뇨병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반응입니다. 이는 시험이나 고객 만남 같은 특정 일에 따른 단기적인 것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나 사업과 같은 지속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 몸은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그 상황을 잘 극복하도록 대처하는데, 이 호르몬이 인슐린 저항성의 요인으로 작용해 혈당 수치를 높입니다.
특히 혈당 수치에 문제가 있다면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날마다 혈당 수치에 신경 써야 하고 식단에 신경 써야 하는 등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고, 그 스트레스가 혈당 수치를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도 도움 되고, 야외 활동도 도움 되고, 취미생활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살펴보고 적절한 방법을 찾아 적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혈당을 낮추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몇 주가 걸릴 수도 있고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현재 본인에게 있는 혈당 문제가 오랜 시간 살아온 생활습관의 결과라는 것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에도 혈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예로부터 ‘질병은 소문내라’고 했습니다. 그래야 치료가 빠릅니다.
참고 자료
- ADA: Blood Glucose and Exercise
- AMA: Foods that spike a patient’s blood glucose are not what you think
- CDC: Manage Blood Sugar
- Diabetes UK: stress and diabetes
- Cureus: Does Insufficient Sleep Increase the Risk of Developing Insulin Resistance: A Systematic Review
- Jons Hopkins Medicine: Diabetes: What You Need to Know as You Age
- NIH: Managing Diabetes
- Nutrients: The Timing of Activity after Eating Affects the Glycaemic Response of Healthy Adults: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 대한당뇨병학회: Diabetes Fact Sheet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