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나 다이어트 관련 글을 읽다 보면 ‘탄수화물’에 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런 글 중에는 탄수화물이 마치 가까이해서는 안 될 ‘공공의 적’처럼 느껴지는 글도 있고, ‘나쁜 탄수화물’과 ‘좋은 탄수화물’로 나눠 적기도 합니다. 탄수화물이 무엇이길래 나쁘기도 하고 좋기도 할까요? 먼저 탄수화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왜 나쁘고 좋은지 살펴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탄수화물’이란?
이름은 대개 그 대상의 본질이나 특성을 담고 있는데, ‘탄수화물’이라는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탄수화물(炭水化物)이라는 이름은 ‘카보하이드레이트(carbohydrate)’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 성분의 이름이 ‘카보하이드레이트(carbohydrate)’인 것은 발견 당시 이 물질을 ‘탄소(carbo)와 ‘물(hydrate)의 화합물’로 보았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탄소, 수소, 산소’로 이뤄진 화합물입니다. ‘탄수화물’이라는 이름이 이 물질의 본질을 담고 있는 것은 맞지만, 화학과 친하지 않고는 어떤 물질인지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해하기 쉬운 또 다른 이름이 있는 데 바로 ‘당질(糖質)’입니다.
당질(糖質)
탄수화물은 ‘당질(糖質)’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는 다른 다량영양소(3대 영양소)인 ‘단백질’과 ‘지질’에 맞춘 이름으로, 탄수화물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알려 줍니다.
‘당질’에서 당(糖)은 ‘엿, 설탕’을 뜻하고 ‘질(質)’은 ‘바탕, 본질’을 뜻합니다. 따라서 ‘당질’은 바탕(본질)이 엿(설탕)인 물질을 뜻합니다. 즉, 탄수화물은 ‘본래 모습이 엿(설탕)인 물질’로, 우리 몸에서 소화되면 단맛이 나는 성분이라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은 가장 잘게 쪼개진 형태부터 여러 개가 모여 있는 형태까지 다양한데, 이것을 설명하는 용어가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입니다.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탄수화물은 ‘당(糖)’ 구조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등 크게 셋으로 나눕니다. 단당류는 이름 그대로 ‘당이 하나인 것’을 말하고, 이당류는 ‘당이 둘인 것’을 말하며, 다당류는 ‘당이 3개 이상인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은 이당류와 다당류를 그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단당류로 분해하여 흡수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에는 단당류도 있고 이당류도 있으며 다당류도 있는데, 단당류는 그대로 흡수하지만, 이당류와 다당류는 단당류로 분해하여 흡수합니다. 아래는 그 설명입니다.
- 단당류: 탄수화물의 바탕 물질입니다. 포도당(글루코스, glucose), 과당(프럭토스, fructose), 갈락토스(galactose)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 이당류: 단당류 두 개가 모여 형성된 당류로, 자당(설탕, 슈크로스, Sucrose) 엿당(말토스, maltose) 젖당(유당, 락토스, Lactose)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자당(설탕)은 포도당 한 분자와 과당 한 분자가 결합된 형태이고, 엿당은 포도당 두 분자가 결합된 형태이며, 젖당은 포도당 한 분자와 갈락토스 한 분자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이당류는 우리 몸에서 단당류로 분해된 후 흡수됩니다.
- 다당류: 단당류 3개 이상이 결합된 형태로, 전분(녹말) 셀룰로스(섬유질) 글리코겐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당류 중 전분(녹말)은 우리 몸에서 단당류인 포도당으로 분해된 후 흡수되고, 우리 몸이 소화할 수 없는 섬유질은 장을 통해 배출됩니다.
참고로, 단당류와 이당류를 합해 ‘단순당’이라 부르고, 다당류를 ‘복합당’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단당류 3~10개로 이뤄진 당류를 ‘올리고당’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올리고’는 ‘적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올리고스(oligos)’에서 온 것으로, 우리말 이름은 ‘소당류’입니다. 하지만 올리고당은 자연 상태 식품에서는 그 양이 많지 않고,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액상 형태의 ‘올리고당’ 제품은 대부분 옥수수 전분이나 설탕 등을 효소로 분해해 만든 가공 감미료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탄수화물, 즉 당질은 이렇게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로 나누지만, 이 역시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어입니다. 사실 일상 생활에서 탄수화물이 거론될 때는 탄수화물 자체에 관한 깊은 논의가 아니라, 음식이나 건강에 관한 대화일 것입니다. 이럴 때는 대개 탄수화물을 세 개의 용어로 설명하는데, ‘당류, 전분(녹말), 섬유질(식이섬유)’이 그것입니다.
당류, 전분(녹말), 섬유질(식이섬유)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주요 형태는 당류, 전분(녹말), 섬유질(식이섬유)입니다. 가공식품에는 관련 법에 따라 해당 식품의 영양성분을 표시해야 하는데, 그 영양성분 표시에서 볼 수 있는 탄수화물 관련 용어도 바로 이 세 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탄수화물’과 ‘당류’만 의무이고, 전분(녹말)과 섬유질(식이섬유)은 의무 표시 항목이 아닙니다. 섬유질 함량을 강조하고 싶은 제품이라면 섬유질도 표시될 것입니다.
당류
여기서 말하는 당류는 ‘단당류’와 ‘이당류’를 말합니다. 따라서 포도당, 과당, 자당(설탕), 젖당(유당), 엿당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맛을 보고 바로 단맛을 느끼는 성분입니다. 단맛 강도를 설탕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설탕이 100일 때, 포도당은 70 정도, 과당은 140 정도입니다. 젖당과 엿당의 단맛은 매우 약합니다.
참고로, 꿀의 주성분은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입니다. 꽃꿀에는 포도당과 과당 그리고 자당이 모두 들어 있는데, 꿀벌은 채취한 포도당과 과당은 그대로 꿀로 저장하고, 자당은 소화효소로 분해해 포도당과 과당으로 전환한 뒤 꿀로 저장합니다. 마찬가지로, 벌에게 설탕(자당)을 먹이면 벌은 소화효소로 포도당과 과당으로 전환한 뒤 꿀로 저장합니다. 즉, 꿀의 주성분은 단당류에 해당하고, 수분과 약간의 미량 영양소가 들어 있습니다.
전분(녹말)
전분(녹말)은 대개 수천에서 수만 개의 포도당이 사슬처럼 연결된 형태입니다. 다당류에 속해 맛을 보고 즉시 ‘달다’고 느끼지는 못하지만, 침에 들어 있는 당분해효소 ‘아밀레이스(아밀라아제, amylase)’에 의해 분해되면 달게 느껴집니다. 밥을 오래 씹으면 달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전분 또는 녹말]
같은 성분을 ‘전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녹말’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름의 한자를 그대로 풀면 ‘전분(澱粉)’이라는 이름은 ‘앙금 가루’라는 뜻이고, ‘녹말(綠末)’이라는 이름은 ‘녹색 가루’라는 뜻입니다.
녹두(녹색콩)를 물에 불리 후 갈아두면 앙금이 가라앉는데, 이 앙금을 말려 가루 낸 것이 녹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녹말이 녹두에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성분은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저장한 것이어서, 저장량은 다르지만 식물에는 다 들어 있습니다. 참고로, 동물은 탄수화물(당류와 전분)에서 얻은 에너지를 ‘글리코겐’으로 저장합니다. 즉, 전분(녹말)은 식물이 필요에 따라 쓰려고 저장한 ‘저장 탄수화물’이며, 글리코겐은 동물이 필요에 따라 쓰려고 저장한 ‘저장 탄수화물’입니다. 이제 이 글에서는 ‘전분’으로만 표기합니다. 영어권에서는 전분을 ‘스타치(Starch)’라 부릅니다.
섬유질(식이섬유)
섬유질(식이섬유) 역시 전분과 마찬가지로 탄수화물 다당류의 일종입니다. 전분은 우리 몸에서 소화돼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만, 섬유질(식이 섬유)은 소화되지 않고 장을 통과해 배출됩니다. 이렇게 보면 전분은 우리 몸에 이롭고 섬유질(식이 섬유)은 이로운 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전분은 우리 몸이 좋아하는 에너지원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살이 찌는 등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반면, 섬유질(식이섬유)은 우리 몸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므로 별것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먹은 음식의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고 장건강을 돕는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그래서 섬유질(식이섬유)을 ‘5대 영양소’에 넣어 ‘6대 영양소’라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섬유질(식이섬유)은 탄수화물의 일종이지 별도의 영양소는 아닙니다.
[섬유질 또는 식이섬유]
같은 성분을 ‘섬유질’이라고도 부르고 ‘식이섬유’라고도 부르는데, 섬유질이 보다 더 큰 개념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섬유질은 식물 세포벽을 이루는 성분을 일컫는 용어이며, 식이섬유는 섬유질 중에서 우리가 음식의 일부로 섭취하는 섬유질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따라서 삼베를 짜는 대마에 들어 있는 섬유질을 식이섬유라 부를 수 없지만,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를 섬유질이라 부르는 것은 괜찮습니다. 이제 이 글에서는 ‘섬유질’로만 표기합니다. 아울러 ‘탄수화물’로만 표기합니다.
탄수화물 식품의 소화 및 대사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선호하는 주요 에너지원입니다. 우리 몸은 음식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을 단당류로 분해하여 에너지로 활용하는데, 열량은 g당 4kcal입니다.
예를 들어, 이당류의 일종인 설탕(자당)이 든 음료를 마시면 설탕은 소화효소(슈크레이스, sucrase)에 의해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됩니다. 이후 포도당은 혈류로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과당은 간으로 보내져 대사됩니다. 또한, 빵에 들어 있는 다당류의 일종인 전분은 소화효소(아밀레이스, amylase)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류로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역시 다당류의 일종인 섬유질은 소화되지 않는 성분이므로 대부분 그대로 장에 도달해 일부는 발효되어 장내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의 먹이로 쓰여 유익균 증식을 돕고, 나머지는 배출됩니다. 참고로, 이렇게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섬유질을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라고 합니다.
‘나쁜’과 ‘좋은’ 차이
상술한 것처럼, 탄수화물 각 성분은 소화 및 흡수 과정이 다릅니다. 분자 구조와 크기에 따라 소화에 걸리는 시간도 다릅니다. 바로 이런 차이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 차이를 만들고 그에 따라 ‘나쁜 탄수화물’과 ‘좋은 탄수화물’로 구분 짓게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음식을 먹은 후 처리 시간이 짧고 바로 혈류로 들어가 급작스럽게 혈당 수치를 올리는 탄수화물 식품을 ‘나쁜 탄수화물’이라 하고, 소화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탄수화물을 ‘좋은 탄수화물’이라 합니다.
단당류는 분해 과정 없이 바로 흡수됩니다. 단당류 두 분자가 결합된 이당류도 단당류와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단당류 수천에서 수만 개가 결합된 다당류인 전분은 그 모든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하므로 소화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깁니다. 게다가 다당류인 섬유질은 소화 속도를 늦추고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줄입니다.
가능한 한 덜 정제된 곡물
정리하면, 단당류와 이당류의 소화 속도는 느끼기 힘들 정도로 엇비슷합니다. 다당류인 전분은 이당류인 설탕보다 소화에 걸리는 시간이 깁니다. 하지만 ‘순수 전분’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순수 전분은 당류보다 소화 시간이 다소 길지만, 소화되고 나면 혈당에 영향을 미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건강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것이 ‘섬유질이 풍부한 통곡물 식품’입니다. 섬유질은 우리 몸에서 소화되지 않으면서 함께 섭취한 당류와 전분의 소화 속도를 늦추고 혈당에 미치는 영향도 낮추니까요. 가능한 한 가공 과정을 덜 거친 곡물이 좋다는 거예요. 백미(흰쌀)보다는 현미가 좋고, 정제분보다 통밀가루가 좋다는 거예요. 현미와 통밀에는 도정 과정에서 사라질 섬유질이 상당량 남아 있으니까요.
탄수화물을 위한 변명
사실 탄수화물은 생존에 꼭 필요한 주요 에너지원입니다. 특히 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사용합니다. 건강 전문가들이 말하는 식단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체 열량의 55~65%로, 단백질이나 지방보다 훨씬 높습니다. 즉, 탄수화물 섭취는 건강 식단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그리고 운동선수가 경기 전 ‘탄수화물 로딩(carbohydrate loading)’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처럼, 탄수화물은 좋은 에너지 공급원입니다. 문제는 과잉과 질입니다.
양이 문제다
문제는 양입니다. 우리 몸에서 쓰고 남은 에너지는 저장되는데, 그게 ‘글리코겐’이고 ‘체지방’입니다. 글리코겐은 우리 몸이 필요에 따라 바로 끌어 쓸 수 있는 저장 탄수화물 에너지이고, 체지방은 지방으로 전환된 장기적인 에너지입니다. 어떤 탄수화물이든 필요한 만큼 섭취하면 상관없는데,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고 애꿎은 탄수화물 탓을 한다는 거지요.
질이 문제다
혈당에 문제가 없다면 양만 따져서 먹으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혈당에 문제가 있다면 질도 따져야 합니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소화 속도가 늦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탄수화물을 선택하면 됩니다. 탄수화물 종류에 따른 ‘성질’을 알고 적절하게 선택하면 문제없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나온 것이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와 혈당부하지수(GL, Glycemic Load)입니다. 가능한 한 저혈당부하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는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를 간단하게 설명한 것입니다.
[혈당지수(GI)와 혈당부하지수(GL)]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는 섭취한 탄수화물이 혈당 수치에 얼마나 빠르고 많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0에서 100까지 수치화한 것입니다. 지수가 55 이하이면 저혈당지수 식품이고, 지수가 56~69인 식품은 중혈당지수 식품이며, 지수가 70~100인 식품은 고혈당지수 식품입니다. 혈당지수는 해당 식품의 섭취량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는데,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라도 적은 양을 섭취하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며, 반대로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이라도 많은 양을 섭취하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한 것이 혈당부하지수입니다.
혈당부하지수(GL, Glycemic Load)는 혈당지수가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1회 섭취량에 함유된 탄수화물의 양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한 것입니다. 지수 10 이하는 저혈당부하지수 식품이고, 지수 11~19는 중혈당부하지수 식품이며, 지수 20 이상은 고혈당부하지수 식품입니다.
귀찮다면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다면, 탄수화물 식품은 ‘그냥’ 건강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현미 귀리 보리 퀴노아 듀럼밀 등 통곡물 식품을 선택하면 되고, 상추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 등 섬유질이 풍부한 잎채소를 선택하면 됩니다. 또한, 과일은 주스는 멀리하고 통째 먹되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으면 됩니다.
[과일]
아이러니한 것은 건강 때문에 설탕을 피한다면서 ‘꿀사과’를 찾고 ‘꿀포도’를 찾는 것입니다. 과당은 포도당과 대사 과정이 달라 혈당에 즉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글리코겐과 체지방으로 저장되기는 마찬가지이고, 살이 찌면 당뇨 등 각종 성인병에 더 취약하며, 간에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건강 전문가들이 과일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과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섬유질을 비롯해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항산화제가 좋다는 것이지, 단맛을 내는 당류가 좋다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과당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아 포만감을 유발하지 않고, 그 결과는 체중 증가일 것입니다. 이렇게 먹는 과일은 ‘건강 선택’이 아닐 것입니다.
좋은 선택, 좋은 탄수화물
음식도 도구입니다. 도구는 필요에 따라 골라 사용합니다. 가솔린 엔진에는 가솔린을 넣어야 하고, 디젤 엔진에는 디젤을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차는 제대로 달립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요에 따라 골라 섭취해야 합니다. 내 몸의 상태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좋은 탄수화물’은 ‘좋은 선택’에 달렸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함부로 좋다 나쁘다 꼬리표를 붙일 일은 아닙니다. 혈당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고열량 탄수화물 영양바가 나쁜 탄수화물 식품이지만 운동선수에게는 좋은 탄수화물 식품입니다. 특성을 알고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그게 바로 ‘좋은 탄수화물 식품’입니다. 그래도 가이드가 필요하면 좋은 탄수화물 식품과 나쁜 탄수화물 식품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정리합니다.
당류(단당류와 이당류) 섭취량에 주의하세요. 특히, 음료와 과자류에 든 첨가당을 살피세요. 미국 심장협회(AHA)는 성인의 하루 첨가당 섭취량을 남성은 9티스푼(36g) 이내, 여성은 6티스푼(25g)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합니다. 전분 식품은 현미, 귀리, 보리, 퀴노아, 듀럼밀 등 ‘섬유질이 풍부한 통곡물’이 좋습니다. 끼니마다 ‘섬유질이 풍부한 잎채소’를 추가하세요. 배추, 양배추, 시금치, 브로콜리, 청경채 등 매우 많습니다. 과일은 주스는 피하고 통째 적당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자료
- Advances in Nutrition: Carbohydrates
- ADA: Did you know there are three main types of carbohydrate (or carbs) in food?
- AHA: Carbohydrates
- Cleveland Clinic: Dietary Carbohydrates
- CDC: Carb Counting
- JAMA: Dietary Carbohydrate Intake, Carbohydrate Quality, and Healthy Aging in Women
- NHS: Starchy foods and carbohydr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