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는 20세기 중반에서야 우리에게 전해졌고, 지금도 그리 익숙한 식품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그 역사가 수천 년에 이를 정도로 유서 깊은 식품이고, 종류도 2천 종이 넘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그런 치즈 중에 ‘건강 치즈’로 널리 알려진 리코타 치즈가 있습니다. 리코타 치즈가 어떤 치즈일까요? 리코타 치즈가 어떤 치즈인지 알아보고, 특별한 성분과 건강 효능을 알아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리코타 치즈는 어떤 치즈일까?
리코타 치즈(Ricotta Cheese)는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치즈로, 다른 치즈를 만들 때 생긴 유청으로 만든 ‘유청 치즈(whey cheese)’입니다. 즉,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청(whey)’이라는 부산물이 나오는데, 이 부산물을 ‘재조리’해 만든 치즈입니다. 리코타(Ricotta)라는 이름도 바로 ‘다시 조리했다’는 뜻입니다.
부산물 유청
치즈는 우유 단백질(카제인, casein)을 응고시켜 만듭니다. 살균한 우유에 일종의 유산균을 넣어 유당을 유산으로 발효시키면 우유가 응고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단백질 분해 효소인 ‘레닛(rennet)’을 넣으면 응고가 촉진돼, 덩어리와 물(수분)로 나뉩니다. 이 덩어리를 ‘응고된 우유’라는 의미인 ‘응유(커드, curd)’라 부르고, 물은 ‘우유의 맑은 물’이라는 의미인 ‘유청(웨이, whey)’이라 부릅니다. 치즈는 덩어리인 응유를 뭉쳐 만들고, 유청은 짜 내 가축 사료로 쓰거나 버립니다.
- 응유(커드, curd): 우유 단백질 카제인이 응고돼 덩어리진 부분으로, 치즈가 됩니다.
- 유청(웨이, whey): 우유의 맑은 물로 ‘유장’이라고도 부릅니다. 참고로, 그릭요커트를 열면 보이는 맑은 물이 바로 유청입니다.
유청 치즈 리코타
오래전부터 이탈리아에서는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인 유청을 재조리해 리코타 치즈를 만들었습니다. 유청을 모아 끓이면 유청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응고하면서 덩어리지는데, 이 덩어리를 모아 ‘치즈처럼’ 만든 것이 바로 ‘리코타 치즈’입니다. 이렇게 치즈 제조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인 유청을 ‘재조리’해 만들었기 때문에 ‘리코타’라 이름했답니다. 참고로, 원래 리코타 치즈는 유청만으로 만들었지만, 요즘은 유청에 우유를 추가해 만들기도 합니다.
몸에 좋은 유청 단백질
우유에는 크게 두 종류의 단백질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유 단백질의 약 80%를 차지하는 ‘카제인(casein)’이고, 다른 하나는 우유 단백질의 약 20%를 차지하는 ‘유청 단백질(whey protein)’입니다.
카제인(casein)은 응유로 뭉쳐져 치즈가 됩니다. 이름 ‘카제인(casein)’도 ‘치즈’를 뜻하는 라틴어 ‘카세우스(caseus)’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모짜렐라 체다 등 일반적인 치즈의 주성분은 우유 단백질 ‘카제인(casein)’입니다.
유청 단백질(whey protein)은 유청 속에 녹아 있어 버려지거나 가축 사료로 이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유청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기 있는 건강식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체중 감량 다이어트나 근육을 만들 때 선택하는 ‘유청 단백질 파우더(whey protein powder)’가 바로 그것입니다. 리코타 치즈도 바로 이 ‘유청 단백질’을 응고시켜 만듭니다.
유청 단백질의 특징
같은 단백질이지만 카제인과 유청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다르게 작용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소화 속도입니다. 카제인은 소화 속도가 느리지만, 유청 단백질은 소화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운동 후 피로 해소와 근육 형성에 더 좋은 것이 유청 단백질입니다. 또한 유청 단백질에는 근육 형성을 촉진하는 아미노산 류신(Leucine)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청 단백질에는 상처 회복을 돕고 혈압과 혈당을 낮추는 등 여러 건강상의 효능이 있습니다.
리코타 치즈의 특별한 성분
아래는 미국 농무부(USDA) 영양성분 데이터에서 인용한 리코타 치즈의 영양성분입니다.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영양 성분 중에서 하루 권장 섭취량의 5% 이상인 성분만 표기했습니다.
- 칼로리: 150kcal
- 탄수화물: 7.27g (당분: 0.27g)
- 단백질: 7.54g
- 지방: 10.2g (포화지방: 6.42g)
- 칼슘: 206mg
- 인: 154mg
- 칼륨: 219mg
- 마그네슘: 20mg
- 나트륨: 110mg
- 아연: 0.53mg
- 셀레늄: 5.9mcg
- 비타민A: 120mcg
- 리보플라빈(비타민B2): 0.3mg
- 판토텐산(비타민B5): 0.46mg
- 비타민B6(피리독신): 0.1mg
- 비타민B12(코발라민): 0.85mcg
리코타 치즈의 특별한 성분과 건강 효능
리코타 치즈에는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리코타 치즈의 잠재적인 건강 효능입니다.
1 리코타 치즈는 저혈당지수 식품입니다.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7.27g으로, 열량으로 환산하면 29kcal에 해당합니다. 탄수화물 중 당분은 0.27g으로, 하루 섭취 권고량의 약 1%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미국 심장협회 첨가당 권고 섭취량은 성인 남성은 하루 9티스푼(36g) 이내이며, 성인 여성은 하루 6티스푼(32g) 이내입니다. 리코타 치즈의 혈당 지수는 27로, 저혈당지수 식품에 속합니다.
2 근육 형성과 유지에 좋은 완전 단백질 식품입니다.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양은 7.54g으로, 성인의 단백질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5%에 해당합니다. 특히 이 단백질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9종이 모두 충분히 들어 있는 ‘완전 단백질’이며, 소화가 빠르고 흡수율이 높아 운동 직후 피로 해소에 좋으며, 근육 형성 아미노산인 류신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양질의 단백질입니다. 참고로, 저지방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양은 11.4g으로, 전유 리코타 치즈보다 많습니다. 근육 형성이 주목적이라면 저지방 리코타 치즈가 더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3 뼈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합니다.
리코타 치즈에는 뼈 건강에 도움 되는 칼슘, 인, 마그네슘, 칼륨, 아연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또한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단백질도 뼈의 밀도를 높여 골다공증을 예방합니다.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가 낮아져 쉽게 부러지는 증상으로, 나이가 들면서 발병 위험이 커지며, 노년에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은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폐경기 이후 여성이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칼슘의 양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6%에 해당하며, 인은 12%, 마그네슘과 칼륨 그리고 아연은 각각 5%가 들어 있습니다.
4 셀레늄 등 항산화제가 풍부합니다.
리코타 치즈에는 셀레늄, 인, 마그네슘 등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특히 셀레늄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유명한데,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셀레늄의 양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11%에 해당합니다.
5 비타민A 및 비타민B군이 풍부합니다.
리코타 치즈에는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A와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군에 속한 몇몇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A의 양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3%에 해당하고, 리보플라빈(비타민B2)은 23%, 판토텐산(비타민B5)은 9%, 비타민B6(피리독신)는 6%, 비타민B12(코발라민)는 35%가 들어 있습니다. 참고로, 비타민B12(코발라민)은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들어 있지 않은 비타민으로, 신진대사와 뇌 건강에 도움 되는 성분입니다.
또한, 비타민A는 시력을 보호하고 세포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며,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에 대응해 세포 건강을 지키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합니다.
리코타 치즈 주의 사항
치즈와 관련한 건강 문제를 말할 때 거론되는 것이 지방과 소금 그리고 당분입니다.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우유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지방은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응고되지만, 유청에도 일부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 리코타 치즈는 유청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유를 추가해 만들기도 해서 지방 함량이 많을 수 있습니다.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지방의 양은 10.2g이며, 이중 포화지방의 양은 6.42g입니다. 칼로리 150kcal 중 약 92kcal가 지방에서 나올 정도로 지방 함량이 많습니다. 또한, 콜레스테롤 함량은 49mg입니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심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입니다.
소금
소금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성분이지만, 과다 섭취 시 혈압을 올리는 등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다른 치즈와 마찬가지로 리코타 치즈 역시 제조 과정에서 소금이 첨가됩니다.
전유 리코타 치즈 100g에 들어 있는 나트륨의 양은 110mg으로, 그 양이 많습니다. 아래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서 제시한 나트륨 ‘충분 섭취량’입니다.
- 영아(0~5개월): 110mg
- 영아(6~11개월): 370mg
- 유아(1~2세): 810mg
- 유아(3~5세): 1,000mg
- 6~8세: 1,200mg
- 9~64세: 1,500mg
- 65~74세: 1,300mg
- 75세 이상: 1,100mg
소금 함량은 제품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구입할 때 성분표에서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당 불내증 및 알레르기
리코타 치즈 역시 유제품이어서 유당이 들어 있습니다. 유당 불내증이 있다면 피하거나 유당 함량이 적은 치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유제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가를 만나 적절한 도움을 받고 처방에 따라야 합니다.
리코타 치즈 vs. 코티지 치즈
리코타 치즈는 ‘코티지 치즈(Cottage Cheese)’와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둘 다 건강에 좋은 치즈로 알려져 있고, 숙성시키지 않은 ‘생치즈(Fresh Cheese)’라는 것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치즈입니다.
먼저, 코티지 치즈는 응유로 만든 일반적인 치즈지만, 리코타 치즈는 일반적인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유청으로 만듭니다. 또한, 코티지 치즈는 숙성시키지 않은 ‘생치즈’지만, 리코타 치즈는 생치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리코타 살라타’처럼 압착해 숙성시킨 치즈도 있고 ‘리코타 인포르나타’처럼 훈증시킨 치즈도 있습니다. 물론 리코타 치즈와 코티지 치즈는 맛도 다릅니다.
건강에 좋은 치즈
치즈(Cheese)는 단백질 칼슘 등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품이 맞습니다. 하지만 치즈에는 건강에 ‘나쁜’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치즈를 구입할 때는 성분표를 확인해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소금 등 건강에 나쁜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치즈라고 해서 모두 다 건강에 좋은 치즈는 아닙니다. 건강에 나쁜 성분이 적은 치즈가 건강에 좋은 치즈입니다.
참고 자료
- Food Science & Nutrition: Effect of whey protein on blood pressure in pre‐ and mildly hypertensive adults: A randomized controlled study
- Clinical Trial: Effect of whey on blood glucose and insulin responses to composite breakfast and lunch meals in type 2 diabetic subjects
- Harvard Medical School: The hidden dangers of protein powders
- Healthcare: Investigating the Health Implications of Whey Protein Consumption: A Narrative Review of Risks, Adverse Effects, and Associated Health Issues
- Nutrients: Benefits of Whey Proteins on Type 2 Diabetes Mellitus Parameters and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s
- Nutr Biochem: Functional properties of whey, whey components, and essential amino acids: mechanisms underlying health benefits for active people (review)
- USDA: Food Data Cent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