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많은 사람이 찾는 곡물 중에 듀럼밀(Durum wheat)이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일반 밀 대신 듀럼밀을 선택하기도 하고, 귀리나 퀴노아 등 건강에 좋다는 다른 곡물 대신 듀럼밀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듀럼밀이 일반 밀이나 다른 곡물과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고, 듀럼밀의 건강상의 효능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색다른 밀 듀럼밀(Durum wheat)
밀은 세계적으로 옥수수, 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이라 부릅니다. 이 셋 중 옥수수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옥수수의 상당량이 가축 사료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므로, 사람이 곡물로 소비하는 양으로 따지면 밀이 세계적으로 가장 생산량이 많은 곡물입니다. 하지만 밀이라고 해서 다 같은 밀이 아닙니다. 쌀도 우리가 주로 먹는 쌀과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먹는 쌀이 다르듯, 밀도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생산량이 많은 밀은 일반밀(Common wheat, Triticum aestivum)입니다. 그리고 듀럼밀(Durum wheat, T. durum)과 클럽밀(Club wheat, T. compactum)이 그 뒤를 잇습니다. 하지만 전체 밀 생산량 중 듀럼밀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일반밀입니다. 참고로, 일반밀은 주로 빵 재료로 사용하므로 ‘브레드밀(빵밀, Bread Wheat)’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색다른 파스타밀
듀럼(Durum)은 우리에게 낯선 색다른 밀입니다. 우리가 아는 밀보다 크기도 크고 더 단단한 색다른 밀이기도 하고, 실제 색(色, color)도 대개 호박색이어서 일반밀과 색도 다른 밀입니다.
듀럼(Durum)이라는 이름은 ‘단단하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왔습니다. 단단한 것이 이름이 될 정도로 단단한 밀이라는 것이지요.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듀럼밀은 기원전 7천년 경부터 재배했을 정도로 재배 역사도 상당한 곡물로, 주로 파스타를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파스타 색이 노란색인 것도 듀럼밀이 대개 호박색이기 때문입니다. 듀럼밀이 주로 파스타 재료로 쓰여서 ‘파스타밀’이라 부르기도 하고 ‘마카로니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드물지만 빵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듀럼밀 파스타
듀럼밀은 일반밀처럼 제분 과정을 거쳐 가루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하지만 일반밀보다 더 단단해서 외피(겨, 밀기울) 부분을 벗겨내지 않고 그대로 갈아 사용합니다.
세몰리나(Semolina)
일반밀을 곱게 간 가루를 ‘밀가루’라 부르지만, 듀럼밀가루는 ‘세몰리나(Semolina)’라고 부릅니다. 가는 것도 일반밀처럼 곱게 갈지 않고 거칠게 갑니다. 즉, 파스타 영양성분표에 적혀 있는 세몰리나(Semolina)가 바로 듀럼밀가루입니다.
오르조(Orzo) 또는 리소니(Risoni)
식료품점에서 모양이 쌀처럼 생겼지만, 쌀이 아니고 크기가 크다면 그것은 오르조(Orzo) 또는 리소니(Risoni)일 것입니다. 이는 밀가루로 기다란 국수를 만들듯, 듀럼밀가루인 세몰리나(Semolina)로 쌀 모양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파스타입니다. 오르조(Orzo)는 라틴어로 ‘보리’를 뜻하며, 리소니(Risoni)는 ‘큰 쌀’을 뜻합니다.
쿠스쿠스(Couscous)
모양이 퀴노아나 좁쌀과 비슷한 쿠스쿠스(Couscous)도 있습니다. 이 역시 곡물이 아니라 듀럼밀가루 세몰리나(Semolina)로 만든 일종의 파스타입니다. 세몰리나에 물을 뿌린 후 손으로 작은 알갱이가 되도록 비벼 만드는데, 주로 수프나 샐러드 재료로 사용합니다. 쿠스쿠스라는 이름은 ‘둥글게 잘 마른 것’을 뜻하는 북아프리카 베르베르어에서 유래했답니다.
통곡물 파스타
건강 먹거리를 말할 때 통밀(whole wheat)이 거론되곤 합니다. 통밀은 이름 그대로 ‘빠진 것 없는 전체 밀’을 말합니다. 물론,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제거한 상태로, 겨(밀기울) 배아(씨눈) 배유(배젖)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흰밀가루(정제분)는 밀기울과 배아를 제거한 후 배유를 갈아 만들며, 통밀가루는 배유는 물론 밀기울과 배아도 함께 갈아 만듭니다.
건강한 국수 파스타
듀럼밀은 단단해서 주로 통곡물 그대로 갈아 세몰리나를 만듭니다. 따라서 듀럼밀가루 세몰리나로 만든 음식에는 흰밀가루로 만든 음식에 비해 섬유질과 다른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듀럼밀로 만든 파스타가 일반밀로 만든 국수보다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듀럼밀의 특별한 성분과 건강상의 효능
통곡물을 그대로 갈아 만든 듀럼밀가루 세몰리나는 일반밀가루에 비해 혈당지수가 낮으며 섬유질과 단백질 함량이 많고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이 들어 있습니다. 아래는 듀럼밀에 들어 있는 특별한 성분과 일반적으로 말하는 잠재적인 건강상의 효능입니다.
1 양질의 탄수화물 공급원
통곡물 듀럼밀가루 세몰리나는 질 좋은 탄수화물 공급원입니다. 요즘 건강과 체중 감량 다이어트 때문에 탄수화물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일정량의 탄수화물은 필요합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가장 빨리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며, 특히 두뇌가 선호하는 에너지원이므로, 무조건 피할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섬유질과 영양성분 조성이 좋은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건강 전문가들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이 5:2:3이 되도록 식단을 구성하라고 권합니다.
2 상대적으로 낮은 혈당지수
세몰리나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358kcal이며, 다목적 정제분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362kcal입니다. 열량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몰리나의 혈당지수는 60 정도로 중혈당지수 음식에 해당하며, 흰밀가루의 혈당지수는 85 정도로 고혈당지수 음식에 해당합니다. 즉, 듀럼밀가루 세몰리나로 만든 음식이 일반밀가루로 만든 음식보다 혈당 관리에 도움 될 수 있습니다.
3 풍부한 섬유질 공급원
세몰리나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72g이며, 이 중 3.7g이 섬유질로 하루 권장 섭취량의 15~18%에 해당합니다.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섬유질은 우리 몸에서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섬유질의 효능입니다.
-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해 장건강을 돕습니다.
- 배변 활동을 도울 수 있습니다.
- 혈당수치 조절을 도울 수 있습니다.
-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습니다.
-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 일부 암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4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
세몰리나 100g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양은 13.3g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25%에 해당합니다. 게다가 듀럼밀의 단백질은 귀리의 단백질처럼 9종의 필수 아미노산과 7종의 조건부 아미노산도 모두 들어 있는 양질의 단백질입니다. 필수 아미노산은 우리가 음식을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입니다.
5 매우 적은 지방 함량
세몰리나 100g에 들어 있는 지질의 양은 약 1.8g으로, 그 양이 매우 적습니다. 이 중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이고, 곡물이므로 콜레스테롤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듀럼밀로 식단을 꾸밀 때는 이상적인 비율을 감안하여 올리브유 등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으로 보완하면 좋을 것입니다.
6 다양한 미네랄
통곡물 듀럼밀가루 세몰리나에는 철분, 마그네슘, 인, 아연, 구리, 망간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철분은 혈액 생성을 돕는 성분이며, 마그네슘 등 다른 성분 역시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해 건강을 돕습니다. 특히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서 300가지가 넘는 효소 반응에 쓰일 정도로 그 기능이 다양하며, 그에 따른 효능도 다양합니다. 세몰리나 100g에 들어 있는 마그네슘의 양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1%에 해당합니다.
7 엽산 등 비타민B군의 보고
세몰리나에는 비타민B1(티아민), 비타민B2(리보플라빈), 비타민B3(니아신), 비타민B5((판토텐산), 비타민B6(피리독신), 비타민B9(엽산) 등 비타민B군에 속한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들 비타민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대사, 신경계 건강, 세포의 성장 등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특히 엽산은 빈혈을 막고 선천성 결손증을 막는 효능이 있어서 여성의 비타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세몰리나 100g에 들어 있는 엽산의 양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18%에 해당합니다.
8 루테인, 제아잔틴 등 카로티노이드 항산화제
세몰리나로 만든 파스타가 노란색인 것은 듀럼밀에 들어 있는 루테인 제아잔틴 등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로 인한 것입니다. 이 색소는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성분으로, 특히 시력 개선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듀럼밀가루 세몰리나 사용법
세몰리나는 주로 파스타 재료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다른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칼국수를 만들 듯, 세몰리나 반죽을 얇게 밀어 다양한 모양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케이크나 쿠키 등 디저트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 튀김옷을 입힐 때 튀김가루 대신 사용해도 좋습니다.
- 스튜나 수프에 넣어 묵직한 질감을 살릴 수 있습니다.
주의 사항
듀럼밀은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세계적으로는 재배 역사가 길고 오랜 세월 먹어온 곡물입니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먹을 때 대체로 안전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 듀럼밀 세몰리나는 글루텐 함량이 많습니다. 파스타의 식감이 쫄깃한 것이 바로 글루텐 때문입니다. 따라서 글루텐 관련 문제가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 세몰리나는 대개 통곡물 듀럼밀로 만들어서 섬유질 함량이 많습니다. 한 번에 다량 먹을 때 소화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알러지 반응이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의료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 자료
- FAO: Agricultural production statistics
-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Whole Grains
- Nutrients: Potential Health Claims of Durum and Bread Wheat Flours as Functional Ingredients
- Tufts University: PASTA
- TIME: Should I Eat Whole-Wheat Pasta?
- USDA: Food Dada Cent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