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은 호박씨와 해바라기씨 그리고 수박씨는 중국 대표 국민 간식이라 할 정도로 매우 유명합니다. 고소하고 매콤하고 짭짤한 맛에 손이 저절로 움직이지요. 오늘은 그중에서 ‘호박씨’입니다.

호박과 호박씨

호박은 크게 서양계호박(Cucurbita maxima), 동양계호박(Cucurbita moschata), 페포계호박(Cucurbita pepo)으로 나눕니다. 서양계호박(Cucurbita maxima)의 원산지는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이고, 동양계호박(Cucurbita moschata)은 원산지를 동남아시아 열대 지역이라 여겨 동양계호박이라고 이름했지만 근래에는 이 호박 역시 멕시코 등 중미 지역에서 동남아시아로 전래된 것으로 봅니다. 페포계호박(Cucurbita pepo)의 원산지 역시 멕시코 등 중미 지역입니다.

호박씨

호떡, 호두, 호주머니, 호박

호박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때는 임진왜란 이후랍니다. ‘중국에서 들어온 박’이라는 의미로 ‘호박’이라 부르는데, 호떡 호두 호주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즐겨 먹는 오이처럼 길쭉한 애호박은 동양계호박이며, 모양은 오이처럼 길쭉하지만 색은 진한 녹색인 주키니 호박은 서양계호박입니다. 또한, 단호박은 서양계호박입니다.

애호박, 늙은호박, 맷돌호박, 단호박

애호박, 늙은호박, 단호박, 맷돌호박 등 호박을 부르는 이름이 다양합니다. 이중 애호박은 우리가 국거리나 나물로 이용하는 호박으로, 덜 자란 어린 호박이어서 ‘애호박’이라 부릅니다. 늙은호박은 이름 그대로 다 여문 호박으로 껍질이 단단합니다. 맷돌호박 역시 다 여문 늙은호박 중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넓적한 호박인데, 영어권에서는 그 모양이 치즈 덩어리처럼 보여서 ‘치즈호박(cheese pumpkin)’이라 부릅니다. 단호박은 서양계호박의 일종으로 일본을 거쳐 들어와서 ‘왜호박’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여름호박, 겨울호박

호박은 또한 계절에 따라 ‘여름호박’과 ‘겨울호박’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여름호박은 애호박처럼 덜 여물었을 때 수확해 껍질째 먹는 호박이고, 겨울호박은 다 여문 호박으로 겉이 딱딱해 껍질을 벗겨내고 먹습니다. 애호박이나 주키니호박은 여름호박이고, 늙은호박 맷돌호박 단호박 등은 겨울호박입니다. 물론, 할로윈 때 잭오랜턴을 만드는 호박도 겨울호박입니다.

호박씨

호박씨는 겨울호박의 씨앗입니다. 단단한 겉껍질을 벗겨내면 주황색 과육이 있고, 그 안에 수많은 씨앗이 있습니다. 씨앗은 납작한 타원형으로, 단단한 겉껍질 속에 연한 녹색의 속껍질이 있고 그 안에 흰색 씨앗이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 간식거리 중 하나인 꽈즈(瓜子)는 잘 여문 겨울호박의 씨앗입니다.

호박씨의 영양 성분

다른 견과류나 씨앗류와 마찬가지로 호박씨는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과 섬유질을 비롯해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이 다량 들어 있습니다. 아래는 말린 호박씨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입니다.

칼로리

말린 호박씨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약 550kcal입니다. 씨앗류와 견과류가 건강에 좋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열량이 높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염려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견과류와 씨앗류의 1회 분량은 1온스(약 28g)입니다.

탄수화물

말린 호박씨 100g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5.34g으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중 4.9g이 섬유질이어서 실제로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탄수화물의 함량은 0.44g에 불과합니다.

탄수화물의 일종인 섬유질은 우리 몸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는 성분이지만, 우리 몸을 통과하면서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을 돕습니다. 그런 작용 중에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내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장 건강을 돕는 작용도 있습니다.

단백질

말린 호박씨 100g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양은 약 35.35g으로, 성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제시한 성인의 단백질 하루 권장 섭취량은 여성은 50~55g이며, 남성은 60~65g입니다.

지방

말린 호박씨 100g에 들어 있는 지방의 양은 약 48.19g으로 지방 함량이 많습니다. 이 중 37.79g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고, 건강에 나쁜 포화지방은 8.18g입니다. 트랜스지방은 0.05g이며, 콜레스테롤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참고로,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성분입니다.

호박씨

지방은 크게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 그리고 트랜스지방산이 있습니다. 이 중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불포화지방산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건강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오메가-3 지방산’을 볼 수 있는데, 이 기름 역시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입니다.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은 대개 육류 기름에 많이 들어 있고, 불포화지방산은 식물성 기름과 생선유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식물성 기름 중 코코넛유나 팜유(야자유) 같은 열대성 식물성 기름에는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건강에 좋은 지방 선택법은 지방의 종류 글에서 확인하세요.

비타민

아래는 말린 호박씨 100g당 함량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5%가 넘는 비타민입니다.

  • 티아민(비타민B1): 하루 권장 섭취량의 7.3%
  • 리보플라빈(비타민B2): 하루 권장 섭취량의 13.7%
  • 니아신(비타민B3): 하루 권장 섭취량의 10.3%
  • 엽산(비타민B9): 하루 권장 섭취량의 20.75%
  • 비타민E: 하루 권장 섭취량의 34.55%

피부 주름이나 인지력 저하 등 노화와 관련한 글을 읽다 보면 비타민E(토코페롤)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비타민E가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기 때문인데, 항산화제는 말 그대로 산화를 억제하는 물질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산화 과정에 대응합니다. 항산화제의 효능에 관한 자세한 것은 항산화제 간단 정리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B군에 속한 비타민은 신진대사를 비롯해 피부와 근육은 물론 두뇌 건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용으로 건강에 관여합니다. 우리 몸에 티아민(비타민B1)이 부족하면 각기병이 생기고,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리보플라빈(비타민B2)이 부족하면 동맥경화 등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생기며, 니아신(비타민B3)이 부족하면 피부 및 위장 장애와 신경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엽산(비타민B9)이 부족하면 태아의 선천적 결손증 위험이 커지고 심혈관 질환 위험도 커진답니다.

미네랄

아래는 말린 호박씨 100g당 함량이 하루 권장 섭취량의 5%가 넘는 미네랄입니다.

  • 칼슘: 하루 권장 섭취량의 5.43%
  • 칼륨: 하루 권장 섭취량의 19.66%
  • 철분: 하루 권장 섭취량의 71.83%
  • 마그네슘: 하루 권장 섭취량의 159.68%
  • 인: 하루 권장 섭취량의 164.86%
  • 아연: 하루 권장 섭취량의 71.53%
  • 구리: 하루 권장 섭취량의 144.88%
  • 망간: 하루 권장 섭취량의 10.3%
  • 몰리브덴: 하루 권장 섭취량의 20.75%
  • 셀레늄: 하루 권장 섭취량의 34.55%

미네랄 역시 비타민처럼 우리 몸에 필요한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각종 대사에 관여하는 물질이어서 음식을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물질입니다. 특히 마그네슘 아연 구리 망간 셀레늄 등은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해 건강을 돕습니다. 이런 성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평소 식단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호박씨

호박씨의 건강상의 효능

‘인체의 신비’라는 말처럼 우리 몸은 신비로울 정도로 복잡합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대량 영양소와 미량 영양소 뿐만 아니라 섬유질도 필요하고 항산화제도 필요합니다. 이런 성분들이 ‘따로또같이’ 작용해 건강을 도울 것입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호박씨의 잠재적인 건강상의 효능입니다.

  • 숙면을 도울 수 있습니다.
  • 면역계 강화를 도울 수 있습니다.
  •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습니다.
  • 혈당 수치를 낮출 수 있습니다.
  •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 항염 작용으로 만성적인 질병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 심혈관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습니다.
  • 소화 증진 및 장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전립선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 피부와 머리카락을 건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와 불안감 완화 등 정신 건강을 도울 수 있습니다.

호박씨 간식 만들기

호박씨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단호박에서 꺼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호박
은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하며 오렌지색 과육에는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슈퍼푸드라 부르기도 합니다. 즉, 단호박은 과육과 씨앗 모두 건강에 좋은 먹거리입니다.

이렇게 추가해 보세요

호박씨는 다른 견과류와 마찬가지로 여느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그린 스무디나 과일 스무디도 좋고 야채 샐러드도 좋습니다. 한 줌 넣어서 갈거나 뿌리면 고소한 맛과 씹는 맛이 살아날 것입니다.

호박씨는 요거트나 시리얼에 넣어도 좋습니다. 물론,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라면 요거트는 플레인요거트그릭요거트가 좋을 것입니다. 또한, 통곡물 귀리에 약간의 호박씨를 넣어 쿠키를 만들어도 좋고, 영양바를 만들어도 좋을 것입니다.

호박씨 굽기 팁

마트에서 파는 호박씨는 겉껍질이 있는 것도 있고, 겉껍질을 벗겨낸 것도 있습니다. 또한, 소금 등 첨가물을 넣어 가공한 것도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면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호박씨를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물론, 더 좋은 선택은 단호박을 구입해 과육은 호박죽을 쑤거나 쪄서 먹고 씨앗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단호박에서 씨앗을 꺼냈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 단호박에서 꺼낸 씨앗을 물에 씻으세요.
  • 페이퍼 타올로 물기를 닦은 후 말리세요.
  • 믹싱볼에 말린 호박씨와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넣고 잘 섞으세요.
  • 오븐을 화씨 300도(섭씨 150도)로 예열합니다.
  • 베이킹 트레이에 시트를 펴고 호박씨를 올린 후 오븐에 넣어 30분 정도 굽습니다.

저염식을 즐긴다면 소금은 넣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굽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껍질이 연갈색으로 변할 정도로 구우면 됩니다.

호박씨

주의 사항

호박씨는 일반적인 방식에 따라 먹을 때 대체로 안전하지만, 이것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호박씨는 지방 함량이 많습니다. 대부분이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살이 찔 염려가 있습니다. 견과류와 씨앗류의 1회 분량은 1온스(약 28g)입니다.

호박씨는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과하게 먹으면 가스, 복부 팽창 등 소화와 관련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호박씨 관련 알레르기 반응은 드물지만, 본인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이 자료는 건강상의 정보가 아닌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참고 자료로 이용하시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약을 먹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먼저 의료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