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하면 오렌지나 레몬이 생각납니다. 오렌지는 사과나 배처럼 대중적인 과일이니 그렇다 해도, 생 과일로는 잘 먹지 않는 레몬이 생각나는 것은 의외입니다. 어쩌면 주성분이 비타민C인 레모나의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이름도 레몬과 비슷하고 포장지도 레몬처럼 노란색인 레모나가 출시된 때가 80년대라니 벌써 한 세대를 훌쩍 넘겼습니다.
비타민C 권장 섭취량
맞습니다. 오렌지와 레몬은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과일입니다.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오렌지와 레몬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의 양이 50g 정도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성인의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은 100mg입니다. 보통 크기 오렌지 1개의 무게는 300g 정도입니다. 껍질 무게를 감안하더라도 오렌지 1개면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을 훌쩍 넘기는 양입니다. 정말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 맞지요? 그런데 레몬이나 오렌지보다 비타민C 함량이 더 많은 과일도 있습니다. 그런 과일을 모았습니다.
오렌지나 레몬보다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 7
비타민C는 흔히 ‘면역 비타민’이라 부릅니다.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해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과일은 모두 생과일 100g당 함량입니다.
1 구아바
구아바는 중남미에 자생하는 과일로, 19세기에 인도를 거쳐 세계 도처로 전해져 재배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많이 재배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 재배합니다. 식감은 사과와 비슷하고 향은 짙으나 맛은 밋밋합니다. 하지만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 등 건강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구아바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220g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의 220%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우리 몸에서 사용하고 남은 비타민C는 물에 녹아 소변으로 배출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타민C는 날마다 챙겨야 하는 비타민이고, 과일로 권장 섭취량의 220%를 먹었다고 해서 문제 될 것도 없습니다.
2 블랙커런트
블랙커런트는 베리류의 일종으로 이름이 보여주듯 검은색 열매입니다. 블랙커런트의 검은색 또는 짙은 보라색 색소는 블루베리나 먹포도에 있는 바로 그 성분으로,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안토시아닌입니다. 블랙커런트는 항산화제의 보고로 유명한데, 항산화제로 널리 알려진 블루베리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합니다. 블랙커런트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180%에 해당합니다.
3 키위
키위는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뉴질랜드에서 빛을 본 과일입니다. 20세기 초에 뉴질랜드에서 개량한 품종이 널리 알려지면서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새인 ‘키위’의 이름을 따 ‘키위프루트(Kiwifruit)’라 부릅니다. 누런색도 그렇고, 잔털도 그렇고 키위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데, 그보다는 뉴질랜드 과일이라는 브랜딩화의 일환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생하는 다래가 이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고 잔털도 없습니다.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키위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기로 유명합니다. 키위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91%에 해당합니다.
4 대추
대추는 풍요를 상징하는 과일로, 혼인식 폐백상에도 올라갈 정도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과일입니다. 예로부터 한약재로 쓰였으며, 민간에서도 보약 성격으로 기운을 돋우는 데 널리 사용했습니다. 대추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90%에 해당합니다.
5 용안
용안은 중국 남부지역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 자생하는 아열대성 과일입니다. 껍질 속에 흰 과육이 있고 그 안에 까만 씨가 하나 있는데, 이 모양이 용의 눈과 비슷하다고 해서 ‘용안(龍眼)’이라 부릅니다. 중국 음식점이나 동남아시아 음식점에서는 후식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맛과 식감이 좋아 계속 먹게 되는 과일 중 하나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중국 발음을 따 ‘롱간(Longan)’이라 부릅니다. 용안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85%에 해당합니다.
6 딸기
딸기(스트로베리) 역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합니다. 노지재배에 의존하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봄철 과일이었지만, 시설재배로 바뀌면서 겨울철 과일로 불립니다. 딸기에는 비타민C 외에 엽산도 풍부하게 들어 있고, 안토시아닌 퀘르세틴 등 항산화제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딸기의 항산화 수치는 4,302로, 블루베리(4,669)와 비슷합니다. 딸기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67%에 해당합니다.
7 파파야
파파야는 남미 멕시코 지역에 자생하는 열대성 과일로, 맛이 좋아 과일로도 인기 있지만, 채소처럼 식재료로 쓰입니다.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과 비타민A 비타민C 엽산 등의 비타민과 루테인 라이코펜(리코펜) 등의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파파야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64%에 해당합니다.
오렌지, 귤, 레몬
오렌지, 귤, 레몬은 모두 ‘귤 속(시트러스, Citrus)’에 속한 과일로, 100g에 들어 있는 비타민C의 양은 50mg 정도입니다. 특히, 오렌지와 귤은 달콤하고 상큼한 맛도 맛이지만, 껍질을 벗기기도 쉬워 후식이나 간식으로도 제격입니다. 말린 귤껍질인 ‘진피’는 한약재로 사용합니다.
오렌지와 레몬이 비타민C로 명성을 얻은 것은 18세기 중엽 영국의 탐험가 ‘쿡 선장(James Cook)’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임스 쿡은 호주에 발을 디딘 최초의 유럽인 바로 그 사람으로, 오랜 항해 중에 선원들이 괴혈병에 시달릴 때 레몬이나 오렌지 같은 과일로 괴혈병을 극복했다는 일화를 남겼습니다. 괴혈병은 비타민C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무기력감과 만성피로를 비롯하여 심하면 출혈과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건강 식단의 키워드 과일
위의 10가지 과일 외에도 파인애플, 자몽(그레이프프루트) 등 레몬보다는 적지만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과일은 많습니다. 물론, 과일에는 저마다 다른 성분도 들어 있어서 그에 따른 건강상의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과일은 채소와 함께 건강 식단의 핵심입니다. 가장 건강한 식단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도 채소와 과일이 풍부한 식단이며, 하버드에서 강조하는 무지개색 식단도 형형색색 채소와 과일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WHO와 미국 심장협회 등 건강 관련 기관은 적어도 하루에 채소 240g과 과일 160g을 섭취하라고 권고합니다.
참고 자료
- American Heart Association: The right “5-a-day” mix is 2 fruit and 3 vegetable servings for longer life
- World Health Organization: Healthy diet
- Harvard Medical School: Phytonutrients: Paint your plate with the colors of the rainbow
- My Food Data: Vitamin C